필자가 2010년 잠비아에서 했었던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당시 말라위라는 나라의 한국 선교병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비록, 경험이 없던 졸업 직후였지만 의사라는 신분으로 병원에서 있다보니 소위 말하는 국제보건활동 현장의 한 가운데에서 이런 저런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Mercy Flyer’라는 단체가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배를 타고 의료봉사활동을 펼친다는 ‘Mercy Ship’이라는 단체는 소문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Mercy Flyer라는 이름에 비행기를 타고 의료활동을 펼치는 단체를 상상하며 도대체 얼마나 멋진 활동인가 라는 생각에 꼭 한번 현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락처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Mercy Flyer의 CEO인 Dr. Craig O. Brown은 방문자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메일을 통해 단순 호기심 어린 방문자가 아니며 강력하게 향후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할 생각이 있다고 밝혀 방문을 허락 받을 수 있었다.

잠비아에서 만난 Dr. Craig는 남아공 출신의 의사로 영국에서 수련을 받았는데 Tropical medicine과 Anesthesiology 두개의 전문의 수련을 마친 이후 팰로우를 수 년 하다가 잠비아로 와서 Mercy Flyer를 시작했다고 한다.

Craig는 젊은 시절부터 Mercy Flyer의 설립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아프리카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고, 수술의 수요에 비하여 Surgeon(외과의)의 공급이 너무나 부족했기에 어떻게 하면 Surgeon을 잘 공급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항상 고민을 했다고 한다.
잠비아와 같이 땅이 넓은 국가에서 사람들은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의료자원은 수도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들었다.

Craig는 마취과의사이자 비행기조종사이자 CEO로서 Mercy Flyer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제가 갔던 때에는 아쉽게도 자금이 부족하여 경비행기를 타고 먼 거리를 가는 미션은 없었습니다만, 차를 타고 4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짐바병원(Zimba hospital)에서 정형외과 의사가 와서 수술을 하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다.

Flying이라는 아이디어가 Craig 만의 고유의 아이디어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말고도 이전부터 위와 비슷한 일을 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비행기가 자동차보다 싸다? 언뜻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넘겨버릴 수 있겠지만, 그 가능성을 믿고 실천에 옮겨서 행동을 취한 그가 부러웠고, 어려움의 순간을 해결해나가며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끌어낸 그가 존경스러웠고, 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그 효과를 입증할 기회를 갖게 된 그를 본받게 됐다.

한종수
충남 소방안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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