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의사들은 ‘이기주의적’이고, 도도한 ‘권위주의자’란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 의사들 대부분은 어떤 사회 봉사단체에 가입을 해도 참석률이 저조하고 비협조적이며 참석을 해도 자기 볼 일(진료) 다하고 참석하기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 상례다. 물론 협조적이고 헌신적으로 참석을 하며 앞장서는 의사들도 적지는 않다.

이런 정서를 말해주듯 의사들은 잘 아는 의사가 국회의원에 입후보를 해도 남의 일처럼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오히려 폄하하는 경향마저 있다.

통계에 따르면 1948년 초대 제헌국회의원부터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제5대 국회의원(1960년도)선거를 제외 하고는 전국에 의사출신 국회의원수가 10명을 넘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의사수 11만명이 넘는 현재를 고려하면 의사들의 정치적 소외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열악한 의료보험제도와 의약분업, 저수가 진료비 등으로 의권침해를 받아 전국의 의사들이 총 궐기 할 때도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대회에 참석도 안하고 ‘궐기대회를 하면 뭘 해’라면서 버젓이 외래 환자를 보는 의사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은퇴를 생각해야 되는 필자처럼 나이가 65세를 넘은 의사들은 꼭 참석 할 필요가 없는데도 후배의사들을 위해, 모든 궐기대회에 참석을 해왔는데 일부 의사들의 이기적인 행태를 보노라면 뒷맛이 씁쓸하다.

문제는 최근 십수 년간 의사회원들의 절규에 가까운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생존권이 달린 의료현안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고 쌓여만 가는 형국이라는데 있다.

필자 생각에는 우리사회에 의사들의 우군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며, 산적한 문제들 모두는 우리들 스스로가 하나씩 해결하고 쟁취해 나가야 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회원 모두가 하나로 뭉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한때 의료사회에서도 의사들의 정치세력화를 주창한 바 있었다. 이런 의지가 살아있다면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11만 의사들 모두는 일사분란하고 통일된 의식으로 모든 선거에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사들의 권익을 지켜 나가야된다고 본다.

이는 국회의원 뿐 아니라 광역자치단체, 나아가 시·군·구의회에 이르기까지 관심을 가지고, 의사회원이 직접 출마도 하고, 의사회원이 출마하면 똘똘 뭉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식을 발휘해야 된다고 본다.

19대 총선이 코앞에 다가왔다. 아직 우리 주변에 의사회원이 누가 출마했고, 나서려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만은 의사회원들이 ‘의사’라는 이름으로 뭉쳐 출마한 의사회원이 있을 경우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는 미덕을 발휘해야 될 것이다. 나아가 의료사회 내부의 단합도 중요한 부분이다. 앞으로 새로 구성될 의협 지도부를 중심으로 의사회원들 모두가 단결해 의사들의 힘을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신우
신경외과전문의

전 부산사하구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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