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정보 ‘과학적 해석’ 알려줘

조 슈워츠 <식품진단서>

매일 몸 속에 들어가는 음식이 어떤 종류이며 어떻게 또 얼마만큼이냐의 문제는 아마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막상 이렇게 짐작하면서도 가령 환자들이 ‘뭘 먹어야 좋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균형 잡히고 규칙적인 식사가 좋다’ ‘늦은 밤에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등 환자들이 이미 더 잘 알고 있는 이야기만 반복했을 뿐이다.

그런 와중에 작년에 아버지가 위암을 진단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식사를 잘 못하게 됐다.

아버지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이것저것 알아보는 과정에서 인터넷에는 불확실한 정보들이 활개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곧바로 대형서점으로 달려가 식생활에 관련된 책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종일 50권 이상의 책을 훑어보고 결국 집어든 책은 조 슈워츠의 ‘식품진단서’ 한 권이었다.

이 책은 누가 뭘 먹고 기적처럼 암을 고쳤다는 이야기처럼 놀라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화학자라서 그런지 의료인들도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두고 두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이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니 생선을 많이 섭취하라는 이야기와 수은이 들어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처럼 대비가 되는 정보 속에서 우리가 어떤 정보를 믿고 어떻게 식생활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논란이 되는 제품 외에도 사과와 시금치가 왜 좋은지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서 ‘Lancet’과 같이 권위 있는 잡지에 실린 논문 등을 인용 해가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시금치의 철분 함량을 표시할 때 소수점을 잘못 찍어 실제보다 10배 더 찍었다는 얘기, 후추와 카레를 함께 먹으면 좋은 이유 등 여러 식품들의 뒷이야기도 재미 있다.

여러가지 식품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깔끔하게 정리된 채로 접하는 것도 이 책의 재미지만 ‘식품진단서’가 주는 더 중요한 교훈은 결국 우리가 좀 더 건강하게 살겠다고 훌륭한 식단을 계획해도 복잡하거나 구하기가 어려워 실천하지 못하면 그만이라는 점이다.

아사이주스에 항산화 기능이 풍부하고 아마씨도 유방암과 전립샘암을 예방하지만 이런 생소한 음식보다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과일을 매일 먹는 것이 낫다는 점이다.

종류만큼 중요한 건 용량과 접근성, 꾸준한 실천이 아닐까.

인스턴트 식품을 즐겨 먹다가 좋은 식품을 가끔씩 먹는다고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듯이 말이다.

몸에 좋다는
귀한 음식을 찾기보다
채소와 과일 등
정기적인 섭취 권장

하주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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