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 저런 이유로 필자는 공공의료에 대해 조사 및 접할 기회가 많아졌으며, 현재 공중보건의사로서 의료제공자의 입장에 서있다. 이런 입장에서 느낀 한국의 보건정책과 현실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쇼’, 즉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각 보건소도 그렇고 보건복지부도 건강보험공단도 스스로의 업적을 칭찬하기 일쑤이다. 올해는 어떤 것을 했고, 무엇이 성공적이었고, 한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세계적이다 등등 자랑하기 일쑤인데, 실태는 어떠한가?

단적인 결과로 한국의 복지수준은 세계적으로 하위권에 속해 있으며, 국민들의 만족지수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실제 행해지는 각종 보건정책을 보면, 의료 급여, 차상위 계층, 의료 1·2종 등 수많은 지원 정책이 우리나라에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심사방식 기준 등을 보면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실제 많은 민원인들이 와서 불평을 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현실과 동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고, 이러한 정책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또 다른 예로 한 지자체에서 시행한 모자보건정책인데, 스스로는 시행 전과 비교하여 0.1 정도 오른 것이 자신들이 한 정책의 성과라고 영상까지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근데 그 내용이 참 어설펐다. 아이를 낳았을 때 매달 보조금 10만~30만원 정도 지원을 해준다고 하는데 그걸로 과연 아이를 안 낳으려는 생각이 바뀔 것인가?

사교육비 등 아이 하나에 100만원은 우습게 나간다는 시점에 아무 의미 없는 정책을 내놓고 정책의 결과인지 다른 원인인지도 파악하지 않고 선전하는 모습이란….

건강보험은 또 어떠한가,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는 의료수가에서 건강보험으로 수많은 것을 모두 다 지원해 준다고 자랑 하지만, 약의 효능을 떠나 고가격의 약은 못쓰게 하고, 무조건 낮은 가격의 약을 쓰게하며, 진단기준 또한 의학적인 배경을 무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갖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먹이며, 건강보험 제정 아끼기에만 급급하고, 제정문제는 마치 의사의 과잉진료 때문이라는 말로 포장하기 일쑤이다.

스스로 자랑한다고 영상 브로셔 따위 만들 돈으로 현재 있는 정책들이나 먼저 모든 사람이 숙지 할 수 있도록 광고를 해야 할 것이며, 실적에 눈이 멀어 이것저것 만들어 낼 시간과 돈으로 현재 정책을 더 효율적이고 의미있는 정책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자랑질을 위한, 실적을 위한 주판질로 보건을 생각할 것이 아니고, 현실에 맞게 정말 많은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복지를 실현하길 바란다.

이경희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정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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