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 연구개발은 1987년부터 과학기술처에서 지원을 시작한 특정연구개발사업, 1992년부터 1997년까지 150여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국가총괄연구기획을 거쳐서 출범시킨 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 1998년 이후의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범부처적인 신약개발 지원정책에 힘입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과 바이오테크기업들은 1986년에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을 설립하여 신약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매년 국산신약(화합물신약, 바이오신약, 천연물신약, 개량신약)을 1~2개씩 개발하고, 연평균 3~4건의 기술수출을 하는 등 신약 연구개발을 통해서 전형적인 제조업 경영에서 탈피하여 혁신형 기술경영으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한 개 기업 당 평균 다섯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에 임상시험 중인 파이프라인과 전임상시험 중인 파이프라인은 약 100건으로서 본격적인 실용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신약개발은 첨단 신기술의 도입보다는 전주기 연구개발 과정에 대한 생산적인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국내의 한정된 신약 연구개발 자원을 가지고 힘들게 축적한 많은 연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에 대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늘린다거나 신약후보물질의 파이프라인 구축 등 혁신적인 투자 활동을 수행한 혁신형 제약기업과 바이오테크기업에 대해서 전주기에 걸친 재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연구주체자의 보유 역량과 시장을 무시한 신약개발의 방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신약개발 투자의 집중도에 따라서 그 회사의 성패가 달려있음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또한 회사의 연구경영능력에 맞추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구조적인 연구개발 전략을 전주기 신약개발 단계별로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매출 순이익의 70%이상을 신약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들의 투자 여력은 한계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전주기적으로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전략 수립에 곤란을 겪고 있고,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해외기술수출 중심의 출구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

아무쪼록 곧 출범하게 될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사업은 혁신형 제약기업이 주체가 되어 글로벌 기준으로 국내 산·학·연의 신약개발 총 역량이 관리됨으로써 국가 신약개발 생산성이 크게 신장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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