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

- 원주 모 이비인후과 의사의 무료진료 기사를 보고 -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은 의사와 사회 간에 이루어진 사회적 계약의 기본바탕이라고 표현된다. 법과 규정만 지킴으로서 해결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윤리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대략 8가지의 요소들인데 이타심(altruism), 책임감(accountability), 우월성(excellence), 의무(duty), 봉사정신(service), 명예(honor), 청렴성(integrity), 타인에 대한 존중(respect for others) 이다. 프로페셔널리즘이 결여 되었을 때 전문직인 의사들은 복잡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최근 원주에서 이비인후과 개원의 원장님의 무료진료 소식을 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각종 메스컴에서 무료봉사를 하는 진정한 의사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많은 동료 의사들은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하며 분개했고, 부글부글 속을 끊였지만, 뭐라고 정리된 표현을 못하고 답답해 할 뿐이었다. 이분은 보건소에 의해 고발조치를 받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전문가로서 프로페셔널리즘을 바로 알지도 지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페셔널리즘의 결핍증상이 노출된 사건이었다. 선행은 자신만 즐겁다고 하는 자기만족의 행위가 아니라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내가 남의 입장에서서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만약 그 분이 젊으셨을 때 다른 의사가 당신의 병원 옆에서 무료진료를 한다고 했다면 기분이 어떠했을까? 다른 사람 빵집 옆에서 빵을 공짜로 주면서 자신은 자선사업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잘하는 일이라고 칭찬을 할까? NO~ 절대로 아니다. 비난의 대상이다.

선행은 그 내용을 살펴보아서 의도의 선함과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respect for others)이 모든 선행의 행위 밑바탕이 되어야만 한다. 원주 의사분은 본인부담금은 할인해 주고 보험청구만 하려고 했다고 한다.

환자유인행위를 한 것인데도 선행을 한 것처럼 메스컴 보도에서 포장해버렸다. 윤리의 기본을 모르고 방송을 해대는 방송기자들의 의식수준이 만든 해프닝이다. 선행을 한다고 나선분이나 기자분이나 한 마디로 속 보이는 일을 했는데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른다. 그런 행위가 의료법에 저촉되는지 몰랐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고 한다.

의사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의료법이나 치료법을 모르고 치료를 했다면 전문가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분이다. 바로 프로페셔널리즘이 결여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프로페셔널리즘의 8가지 요소 중 몇 가지나 결핍되었는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이제 윤곽이 잡히는 것 같다. 이번 사건을 돌아보면서 전문가로서 프로페셔널리즘을 스스로 잘 지키고 있는지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혹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한 개념을 잡기 힘든 동료가 있다면 의사협회에서 이에 대한 자료제공과 회원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의사로서 살기가 쉬운 게 아니다.

우리는 의사로서 프로페셔널리즘을 유지하기 위해 긴장, 노력해야 하고 고민해야만 한다. 우리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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