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남권 공항 건설 문제가 붉어졌었다. 대통령이 스스로의 공약을 실효성 문제로 철회하면서 붉어진 일이다. 이러한 일은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이다.

외국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살면서 느낀 점은, 국회의원을 포함한 행정 고위직들은 주먹구구식 행정을 한다는 점이다. 어떠한 일을 추진할 때, 먼저 득과 실을 따지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표심을 얻기 위해 일단 말부터 내뱉고 본다.
실제 일을 하면서 느끼기를 보건행정도 이와 크게 어긋남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모습에 칭찬을 하며, 롤모델로 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했었다. 그는 과연 어떤 것을 본 것일까?

사견으로는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모습에 놀라고, 감탄 했을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주먹구구식 행정에, 윗선에서 억지를 부리기 시작하면, 아랫선에서는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어떻게든 그 일을 해낸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놀라운 점이며, 현재의 우리나라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지만 불가능이 어떻게 가능하게 된 것인가?

등가교환(等價交換)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것을 획득함에 있어 그에 대한 동등한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다. 100%는 아니더라는 이것이 진리임에는 변함이 없다.
불가능이라고 한 것을 해내는 데에는 분명 누군가의 희생이 있기 마련이며,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이 통용 되었던 것은 아직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들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선진국처럼 개인의 권익, 자유가 중요시 되는 나라에서는 이러한 개인의 희생이라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개인행복지수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중 25위이다.

보건복지부가 주장하기를 우리나라는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의료복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예산중 복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8%, 외국의 1/3수준의 한국이 어떻게 부러움을 사겠는가?

복지부는 시스템이 좋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외국 시스템을 좋은점 안좋은점 할 것 없이 이것저것 붙여서 만든 시스템에서 필자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이는 희생을 강요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민 GDP(국내 총 생산)가 세계10위 안팎인 우리나라가, 의료수가는 OECD평균에 1/4밖에 안 된다는 현실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공급자를 열심히 쪼아대면 어떻게든 결과는 나온다.

하지만 결국 잘못되면 의료이용자가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복지부는 자신들의 한심한 행동의 결과를 의사가 잘못해서 재정이 파탄났다라는 등의 여론몰이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우리는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더 이상 그들의 주먹구구식 농간에 휘말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경희
대공협정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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