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요법 대비 재발률 감소…1월부터 비급여 출시

암, 뇌혈관 질환에 이어 사망률 3위에 이르는 심혈관계 질환의 대표적인 중증질환인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은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반 파열에 의해 혈류가 감소되면서 조직의 괴사가 초래되는 것으로 장기간에 걸쳐 협심증과 심근경색으로 서서히 진행된다.

ACS가 협심증과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한 경우 이에 대한 표준요법으로 관상동맥중재술(PCI)이 시행되지만 이 시술을 받은 환자 중 최대 12%는 1년 이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심장학회에서는 PCI를 시술받은 ACS 환자들에게 최소 12개월간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복용토록 권고하고 있으나, 이 중에도 유전적 특성에 따라 10%의 환자들은 재발되거나 아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항혈전제 ‘에피언트’는 모든 환자에게 있어 동등한 효과를 가짐으로써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기존 표준요법으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했던 ACS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같은 계열의 약물인 클로피도그렐이 두 번의 대사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한 번의 대사과정을 거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어 대사과정에서 소멸되는 약리효과가 적고, 빠른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에피언트’의 마케팅을 공동으로 담당하고 있는 한국릴리 최준호 PM과 한국다이이찌산쿄 김형민 PM은 “에피언트는 혈소판 표면의 아데노신 이인산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혈소판의 활성과 응집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혈소판제”라며 “강력한 혈소판 억제로 인해 PCI를 고려하고 있는 ACS 환자에게 우수하고 일관성 있는 효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1만36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다국적, 무작위 맹검 임상시험인 ‘TRTION-TIMI38’의 결과에 따르면, 모든 범주의 ACS 환자에게 에피언트-아스피린을 병용 투여했을 때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 대비 심혈관계 사망 및 심근경색 재발율이 19% 감소됐다. 이 같은 임상결과를 근거로 에피언트는 국내 식약청으로부터 PCI가 예정된 ACS환자에서 혈전성 심혈관 사건의 발생율을 감소시키는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와 더불어 두 PM은 “ACS 치료에 있어 약값의 비중은 수술을 포함한 전체 치료비용에 대비해 낮기 때문에, 에피언트는 재발률 감소효과 측면에서 국가 보험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미 여러 학회에서도 에피언트의 경제적 우월성이 경제성평가를 통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피언트는 이러한 비용효과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비급여로 출시됐다.

이에 대해 최준호 PM은 “국내 ACS환자는 10만명 가량으로, 이중 PCI 시술을 받거나 받을 예정인 환자는 25% 수준 정도 된다”며 “이 중에는 급하게 에피언트가 필요한 환자가 꽤 있는 것으로 파악돼, 급여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이 있어 비급여로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형민 PM은 “릴리와 다이이찌산쿄는 마케팅을 비롯해 홍보, 약가협상까지 공동진행할 예정”이라며 “보험급여가 적용돼 더 많은 환자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항혈전제 시장에는 이렇다할만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시장자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최준호 PM은 “이미 10여년에 걸쳐 항혈전제 처방 시 표준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병용처방이 관례처럼 굳어져왔었다”며 “심포지엄이나 간담회를 통해 에피언트가 어떠한 효과와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전달에 힘쓰는 것이 마케팅에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전까지 릴리는 당뇨와 항암제, 중추신경계 영역에 있어서는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갖춰왔지만, 순환기 영역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면이 있었다”며 “이번 에피언트의 출시로 5년 후에는 모든 영역에서 균형을 갖춘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정수 기자 leejs@bosa.co.kr

한국릴리 최준호 PM

한국다이이찌산쿄 김형민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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