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완치 가능한 질환으로 변하고 있다

EBUS 검사, 폐암 진단·종격동림프절 병기결정에 사용 증가

PET 검사, 정상·악성 조직 구분 유용 … 민감·특이도 우수

쐐기절제술, 이소성·동시성·다발성 폐암 환자서 예외적 적용

비소세포 폐암 환자 ‘pemetrexed+cisplatin’ 처방 효과적

폐암은 암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국내에서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국민 건강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질환으로 남아 있다.

폐암은 다른 장기의 암에 비해 그간 발전이 늦은 미해결의 암이었으나 최근 많은 연구와 적극적인 치료 방법의 결합으로 향후 전망은 희망적이다. 폐암의 진단에서 폐암선별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이해, 초음파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임상병기 진단법의 발전, PET/CT를 비롯한 영상 검사법의 발전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치료 측면에서는 수술 술기의 발전, 방사선 치료 방법의 발전과 더불어 분자생물학적 연구의 발전에 힘입어 획기적인 표적치료제의 도입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2005년 국내 폐암 실태조사에서 선암 36.1%, 편평세포암 32.1%, 소세포암 13.5%로 선암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소세포암의 경우 발생빈도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선암은 비흡연자, 여자, 그리고 45세 미만의 젊은 연령층에서 가장 흔히 발견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세포형은 자연 경과 및 치료에 대한 반응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숙련된 병리학자에 의해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근 새로운 약제의 임상 데이터들이 축적되면서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그 조직형에 따라 특정 약제에 대한 반응 및 부작용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치료 방침을 세울 때 비소세포폐암을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는 경우 각각의 환자들에 대한 맞춤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경기관지 초음파(endobronchial ultrasound, EBUS) 검사는 폐암의 진단과 종격동림프절 병기결정에 점차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검사 방법이다. 경기관지 내시경 끝에 달린 초음파 단자를 이용하여 종격동내 림프절 세포 흡인을 하는 검사로 민감도, 특이도가 각각 95%, 100%에 이르고 종격동 내시경에 비해 훨씬 덜 침습적인 검사법이다.

기관을 따라 위치하는 종격동림프절(1R, 1L, 2R, 4R, 7)은 접근이 가능하여 세침흡인이 가능하다. 또한 폐문부 림프절(hilar-10), 엽간(interlobar-11) 림프절 접근이 가능하다. 반면에 식도 초음파 내시경(endoscopic ultrasound)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aortopulmonary, paraesophageal, pulmonary ligament의 림프절 세포 흡인이 가능하며 민감도 및 특이도는 각각 92%, 100% 정도이다.

PET 검사는 폐암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암세포의 생물학적 활동에 근거한 영상 진단법으로 양전자(positrons)를 방출하는 동위원소를 사용하는데, F-18 fluordeoxyglucose(FDG)가 주로 이용된다.

PET은 구조적인 것 보다는 조직의 기능에 근거한 대사성 영상 기법으로 정상 조직과 악성 조직을 구분하는데 유용하다. 고립성 폐결절의 85∼90%에서 PET/CT 검사로 양성과 악성의 구분이 가능하다. PET은 폐암에서 종격동의 병기 판정에 있어서 흉부CT 보다 민감도, 특이도가 더 높다. 원격 전이를 발견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하다.

최근 분자생물학 기법들의 발전으로 인해 몇몇 바이오마커(biomarker)들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예후 및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사용 또는 검증되고 있다. 바이오마커는 크게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예후 바이오마커와 치료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예측 바이오마커로 구분될 수 있다.

예후 바이오마커의 대표적인 예가 K-ras 돌연변이로 wild type의 K-ras에 비해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예후가 환자의 치료와 상관없이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측 바이오마커의 대표적인 예는 EGFR exon 19 deletion 또는 L858R 돌연변이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EGFR 억제제 치료에 반응이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최근에는 excision repair cross-complementation group 1(ERCC1), rinonucleotide reductase subunit M1(RRM1), EML4-ALK와 같은 바이오마커가 발굴되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폐암의 표준수술은 폐기능이 적절한 환자에서는 병변의 범위에 따라 폐엽절제술, 폐엽소매절제술, 폐이엽절제술 및 전폐절제술이 포함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해부학적 폐분절절제술이 적절한 경우도 있다.

쐐기절제술은 현재로써는 환자의 심폐기능이 불량하여 폐실질을 최대한 보전해야 하는 경우나 이소성, 동시성, 다발성 폐암 환자에서만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비디오 흉부수술을 이용한 수술은 통상적인 폐암수술과 동일한 암수술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초기 병기의 폐암이지만 폐기능 저하, 심장기능 저하, 기타 내과적 질환 또는 수술 거부 등의 이유로 수술을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 최근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한 영상유도(image-guided)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정위적 방사선치료와 수술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Nagata 등은 48Gy/4 fraction의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여 98%의 국소제어율과 83%의 5년 생존율을 보고하였으며, Fakiris 등은 내과적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에서 60∼66Gy/3 fraction의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 후 50개월 추적관찰 결과, 88.1%의 3년 국소제어율과 42.7%의 3년 생존율이 관찰되었다.

병리적 병기 IA, IB, IIA, IIB, IIIA에서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각각 73%, 58%, 46%, 36%와 24%로 알려져 있다. 이는 수술한 대부분 환자들에서 재발하며, 치료 효과를 개선하기 위하여 재발 감소가 중요함을 의미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재발 양상을 보았을 때 2/3에서 원격 장기 재발, 1/3에서 국소 재발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0여년간 대규모의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의 효과에 대한 임상결과가 여러 개 발표되었다.

이를 종합한 Lung Adjuvant Cisplatin Evaluation(LACE) 메타분석에서는 II, III 병기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치료가 유익하였지만, IA, IB 병기에서는 유익함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시행된 NSCLC Collaborative 그룹의 메타 분석에서는 IB를 포함한 II, III 병기에서 cisplatin을 근간으로 하는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진행된 병기의 비소세포폐암의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근간이 된다. 수행도가 양호한(0∼2) 진행된 병기 혹은 재발된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이 1차 치료로 이용된다. 백금제제(cisplatin 또는 carboplatin)를 근간으로 하는 항암화학치료는 생존기간을 연장시키고, 증상 완화,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최선지지요법보다 우수하다.

백금제제와 3세대 항암제(gemcitabine, paclitaxel, docetaxel, vinorelbine)의 병합처방으로 25∼35%의 반응률, 4∼6개월의 진행까지 기간(time to progression), 8∼10개월의 중앙생존기간, 30∼40%의 1년 생존율, 10∼15%의 2년 생존율을 얻을 수 있으며 이들 병합처방 간 효과의 차이는 없다.

항암제를 선택함에 있어서 비소세포폐암의 조직형과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편평세포암을 제외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gemcitabine+cisplatin 처방보다 pemetrexed+cisplatin 처방이 부작용 및 효과 측면에서 유익하여 1차 항암화학치료 처방으로 고려할 수 있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gefitinib 혹은 erlotinib를 1차 항암치료제로 처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으며, 돌연변이가 없거나, 돌연변이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백금제제를 근간으로 하는 항암화학치료를 권장한다.

백금제제를 근간으로 하는 1차 항암화학치료 중 또는 종료 후 재발된 경우 수행도가 양호(0∼2)한 환자에서 docetaxel, pemetrexed, gefitinib 또는 erlotinib를 2차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다. Pemetrexed는 docetaxel과 비교 시 효과 면에서 비슷하지만 독성이 적다.

선암 및 대세포 폐암 환자에서 docetaxel 보다 pemetrexed 처방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 Gefitinib과 docetaxel은 생존기간 측면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EGFR 돌연변이 양성 혹은 높은 copy 수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gefitinib 처방으로 나은 무진행 생존기간 및 치료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Erlotinib은 최선지지요법보다 생존 기간 및 증상 악화까지의 기간을 연장한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모든 선암 환자에서 시행하는 것은 향후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이 된다. K-ras에 대한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EGFR tyrosine kinase에 효과가 없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ERCC1은 백금제제, RRM1 gemcitabine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지만, 이를 확인하는 전향적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현재로서는 환자 진료에 적용하기에는 이르다.

한편 소수의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EML4-ALK fusion oncogene이 존재하는 것이 알려졌다. 최근 이런 ALK 양성 환자에서 ALK 억제제인 crizotinib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추가적인 임상연구의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폐암은 과거 치명적인 질병에서 이제는 점차 완치 가능한 혹은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변하고 있다. 보다 많은 기초 및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 성적이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부분의 폐암은 금연을 통해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는 측면에서 이에 대한 교육과 계몽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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