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속 혹이 만져지면 갑상선 암을 의심해 보자!

환자 100명중 95명 양성 갑상선 세포검사 통해 암 진단 가능

갑상선암 대부분 '냉결절' 초음파 검사로 종양 낭성변화 확인

혈액 검사로 혈청 칼시토닌 농도 측정 갑상선 수질암 진단율 높여

최준호
삼성서울병원 교수
갑상선 종양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전 인구의 4~7%에서 촉지되며, 부검이나 초음파 검사 등으로 약 30~50%에서 발견된다. 여자에서 남자보다 더 흔히 발견되며, 나이가 많을수록 자주 발견된다. 대부분 양성 종양이며, 악성 종양(갑상선 암)은 5% 이내에 불과하지만 갑상선 종양의 환자가 많음을 고려할 때 그리 작은 수는 아니다. 갑상선 종양은 대부분 별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수년 동안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

1. 갑상선 종양의 종류
갑상선 종양은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갑상선 암)으로 나눌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종양이 양성 종양이며, 이에는 선종, 낭종(물혹), 선종양 갑상선종 등이 있다. 양성 종양이란 단순한 갑상선 혹을 의미하며 그대로 내버려두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단지 목 앞에 혹이 튀어나와 있어 보기가 좋지 않을 따름이다. 그러나 악성 종양은 갑상선 암을 의미하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둘 경우 암세포가 계속적으로 자라나고 주위로 퍼져 결국에는 생명을 잃게 된다. 100명의 갑상선 종양 환자 중 약 95명은 양성 종양 환자인 반면, 약 4~5명은 갑상선 암 환자이다.

2. 갑상선 암 의심 소견
임상 소견만으로 갑상선 암을 진단할 수는 없으나 다음과 같은 소견이 있을 때는 갑상선 암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갑상선 암 환자들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임상 증상만으로는 양성 종양과의 구별이 어렵다. 따라서 갑상선 암은 갑상선 세포검사 등의 검사에 의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

갑상선 암으로 의심할 수 있는 소견으로는 ▲종양이 매우 빨리 자라나는 경우 ▲종양이 매우 딱딱하게 만져질 때 ▲종양이 주위 조직과 유착되어 고정된 경우 ▲종양이 있는 부위와 같은 쪽에서 림프절이 만져질 때 ▲종양에 의한 압박증상으로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경우 ▲20세 이전 또는 60세 이후의 단일 종양 ▲종양이 매우 크고(4cm 이상) 딱딱한 경우 ▲가족 중에 갑상선 수질암 환자가 있는 경우 ▲과거에 두경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등이다.

3. 갑상선 암 진단 검사
1)갑상선 미세침 흡인세포검사: 미세침 흡인세포검사는 주사기로 갑상선 종양에서 세포를 흡인해내고 염색하여 현미경으로 세포들을 관찰하는 단순하고 안전한 검사이다. 채혈할 때 사용하는 작은 주사기를 사용하므로 마취를 할 필요가 없고, 찌를 때 따끔거리는 것 외에는 통증도 거의 없다. 대개 2~3분 이내에 끝나는 간단한 검사이고, 비용도 적게 들어 갑상선 종양의 일차적인 검사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검사를 할 때 종양을 고정하기 위하여 검사도중 말을 하거나 침을 삼키는 동작을 중단해야 한다. 검사가 끝난 후 알코올 솜으로 찌른 부위를 5분 이상 문지르지 말고 단지 누르기만 하면 된다. 세포 수가 충분히 뽑혀 나와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검체가 적절하게 나왔을 때 양성종양이 약 75%, 악성종양이 4~5%, 악성과 양성을 분별할 수 없는 중간형이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갑상선 미세침 흡인세포검사에서 암세포가 나타나면 거의 100% 암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세포검사에서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암이 아니라고 100% 확신할 수는 없다. 특히 갑상선 암의 일종인 여포암의 경우 갑상선 미세침 흡인세포 검사만으로 양성 종양과 암을 구별하지 못한다. 그리고, 세포검사만으로 암의 진단이 애매한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갑상선 미세침 흡인세포검사를 반복하거나, 임상적인 여러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을 하게 된다. 암의 진단적 예민도는 85%, 특이도는 90~95%로서 매우 정확한 검사이다. 세포검사의 판독상 악성과 양성의 구별이 모호한 소위 중간형인 경우 수술 후 암으로 판명될 확률은 약 12~34%이다.

2)갑상선 스캔: 스캔상 열결절 (까만 혹)로 나오는 경우는 대개 양성 종양이며 갑상선 암은 매우 드물다. 반면 스캔상 '하얀 혹'으로 나타나는 경우 이를 냉결절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갑상선 암은 냉결절로 나타나므로 냉결절로 나타났을 경우 반드시 세포검사를 시행하여 확진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스캔상 냉결절로 나타났다 해서 악성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양성 종양과 갑상선 암이 모두 냉결절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3)초음파 검사: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종양의 크기, 모양, 위치, 종양의 수 등을 알 수 있고, 종양의 낭성 변화나 낭종(물혹)을 확인하는데 매우 유리하다. 낭성 변화나 낭종은 대부분 양성 종양에서 관찰되므로 일단 낭성 변화나 낭종이 관찰되면 갑상선 암의 가능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드물게 낭성 변화나 낭종에서 갑상선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 임상적으로 갑상선 암이 의심되면 반드시 세포검사를 하여야 한다.

4)혈액검사: 대부분의 갑상선 종양 환자에서 갑상선기능은 정상이나 갑상선기능 이상이 있을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특히 그레이브스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종양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닌 환자에 비하여 갑상선 암의 빈도가 약 2배 정도 높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 갑상선 림프종의 빈도는 무려 67배 정도 높다. 혈액검사로 혈청 칼시토닌 농도를 측정하면 갑상선 수질암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4. 양측 액와-유방 접근법
1)역사: 1990년대 중반까지 갑상선의 수술법은 경부 절개를 통한 방법 한 가지였다. 그러나 1996년 이후 내시경 갑상선 수술법이 고안된 이래 경부 접근법, 전흉부 접근법, 액와 접근법, 유방 접근법 등 많은 미용적 수술방법이 소개되었다. 초기의 내시경 갑상선 수술법은 대부분 일본에서 시도되었으나, 1997년 국내에 도입된 이후 대한 내분비외과학회 소속 전문의들의 적극적 노력으로 독자적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이들 방법 중 양측 액와-유방 접근법(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 BABA)과 무기하 액와 접근법(gassless axillary approach)은 다빈치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로봇 갑상선수술법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국내 내분비외과 전문의들이 미용적 결과가 우수한 내시경 수술방법 개발과 시행에 다른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20-30대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 갑상선암이라는 데 있을 것이다.

2)양측 액와-유방 접근법: 이 내시경 수술방법은 2004년 서울의대 윤여규 교수팀에서 처음 개발하였으며, 현재 무기하 액와 접근법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내시경 갑상선 수술법이다. 가장 큰 장점은 액와와 유륜경계부위에 0.5-1.5cm의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하여 육안상 식별 가능한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데 있으며, 내시경을 통한 수술시야가 경부 절개를 통한 수술시야와 대동소이하다는 점도 장점이라 하겠다.

초기 갑상선암에 대한 수술적 치료로 시행하여 근치적 수술로서의 완전성과 경부절개를 통한 전통적 갑상선암 전절제술과 대등한 낮은 합병증 발생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2007년 2편의 논문으로 정리하여 ‘World Journal of Surgery’지에 게재하였다. 주적응증은 ▲1cm보다 작고 수술 전 검사에서 주변 림프절 및 조직으로의 전이가 없는 분화 갑상선암 ▲양성 종양(5-6cm 크기도 가능) ▲Graves’ disease(그레이브스병) 등이다.

한편, 1.1cm 이상 크기이거나 수술 전 검사에서 이미 주변조직, 특히 ligament of Berry(되돌이 후두신경 이입부위)에 인접한 갑상선암은 내시경 수술이 권장되지 않는다.

3) BABA를 이용한 로봇 갑상선수술: 수술기구 간의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 BABA의 장점을 활용하여 2008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여러 대학병원에서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누적 건수는 800예 정도이다. 로봇을 이용하여 얻어지는 장점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기구를 사용함으로써 BABA로 접근하기 힘든 남성 환자나 쇄골과 흉골이 두드러져 해부학적으로 중심구획 림프절 절제가 힘든 경우에도 미용적 수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으며 ▲내시경 수술에 비해 learning curve가 짧은 점 ▲집도의의 손떨림을 보정하여 보다 세밀하고 안전한 조직박리가 가능하다는 점 ▲3차원 HD 영상으로 월등한 수술시야를 보여주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1cm보다 작은 갑상선암의 치료법으로 경부 절개를 통한 전통적 갑상선 전절제술과 비교하였을 때 대등한 수술성적과 합병증 발생률을 보이므로<도표 2>, 환자가 미용적 수술을 원하나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울 경우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임상경험이 풍부한 갑상선암 수술팀들을 중심으로 1cm보다 크면서 ligament of Berry와 인접하지 않은 갑상선암에 대해서도 로봇 수술이 확대 적용되고 있으며, 조만간 그 성적이 보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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