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산화·혈관염증 조절해야
적극적인 콜레스테롤 치료가 동맥경화 예방
어려서부터 위험인자 관리시 진행 억제 가능
혈관조영술, 관헐적 특성으로 사용 제한 많아
IMT 검사, 반응 평가-예후 예측 용도로 사용

‘동맥경화증(動脈硬化症)’ 또는 ‘죽상경화증(粥狀硬化症)’을 영어로는 ‘atherosclerosis’라고 하는데, 여기서 ‘athero’는 지방 덩어리가 죽 같은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한 ‘죽상’이라는 의미이며, ‘sclerosis’는 딱딱해져서 흉터처럼 됐다고 해서 ‘경화’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간단히 풀이하자면 혈관에 기름이 끼고 딱딱해지는 병이라할 수 있다.
동맥경화증은 동맥혈관 벽에 지방질(콜레스테롤, 특히 산화된 LDL)과 섬유질, 염증세포, 칼슘 등이 죽 같은 모양을 형성하며 죽상종 또는 죽상반(동맥경화반)이라는 것이 축적되는 질환이며, 예전에는 분포가 국소적이고 동맥 내막에 죽상반이 침착하여 내경이 좁아지는 경우를 ‘죽상경화증’, 동맥의 중막이 퇴행성 변화를 거쳐 전반적으로 딱딱해지는 경우를 ‘동맥경화증’으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가지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모두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다고 하겠다. 이번 글에서는 동맥경화증으로 통칭하고자 한다.
동맥경화증을 단계별로 보면, 초기 단계에는 동맥의 내막이 약간 두꺼워지면서 간간이 지방질을 머금은 거품세포가 관찰되는데, 이는 10대부터 관찰된다.

그리고 점점 진행하여 본격적으로 지방이 축적되는 단계, 지방질을 머금은 거품세포 일부가 동맥벽에서 죽어서 지방이 덩어리를 형성하여 쌓이는 단계, 혈관 염증이 지속됨에 따라 염증세포의 침착이 심해지면서 지방 덩어리가 점점 커지는 단계, 지방 덩어리 주위로 섬유화가 생기면서 칼슘 등이 함께 침착하는 단계, 지방 덩어리를 싸고 있는 섬유화 병변이 터져서 혈관 내 성분이 혈액과 만나는 단계(동맥경화반 파열)로 진행된다(그림 1).

동맥경화증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LDL), 산화(oxidation) 및 혈관 염증(inflammation)이라는 3대 요소가 직접적인 병태 생리학적 원인이며, 아래에서 기술할 위험인자들이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3가지 인자로 인해 혈관 벽에 기름과 섬유질이 축적되고, 염증세포와 칼슘이 혈관에 쌓이게 되며, 이런 상태가 점점 진행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어 협심증 등의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며, 또한 쌓여 있던 기름층이 터져 혈관 내부와 혈액이 접촉하게 되고,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증 또는 뇌졸중을 발생시킨다(그림2).
흔히 질환의 발생은 선천적·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듯이 동맥경화증 또한 유전적으로 잘 걸리는 사람(흔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걸리는 사람도 있다.

동맥경화증은 나이가 들면서 모든 사람에게 발생하지만, 특히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더 잘 생긴다. 동맥경화증을 발생시키는 위험인자는 ①흡연, ②고혈압, ③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낮은 수치(HDL cholesterol 40mg/dl), ④당뇨병, ⑤조기 심장병의 가족력(1촌 관계인 남자 가족이 55세 미만에 병력이 있거나, 여자 가족이 65세 미만에 병력이 있

<그림 1> 동맥경화증의 진행상태

는 경우), ⑥나이(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 ⑦BMI 30kg/m2 이상의 비만, ⑧활동의 저하(운동을 거의 안 하는 경우), ⑨고콜레스테롤 식이 등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증 발병 확률은 위험인자의 개수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동맥경화증을 진단하는데는 전통적으로 혈관조영술(angiography)을 시행해왔지만, 검사의 관헐적(invasive) 특성으로 인해 많은 환자에게 적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혈관내경의 변화를 조영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중요한 동맥 내벽 두께 등은 검사에서 반영이 되지 않아 최근에는 여러 가지 검사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동맥경화증의 초기부터 이상이 생기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상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

<그림 2> 동맥경화증의 진행에 따른 심장 관상동맥 협착과 협심증

으로 venous occlusion plethysmography(VOP)가 있으나 역시 관헐적인 특성으로 사용에는 제한이 많다.
비침습적인 검사로는 혈류가 증가하는 국소혈관내피세포에 대하여 전단력(shear stress)를 증가시켜 혈관이 확장되는 현상을 이용하여 초음파 상완 혈관확장 정도 검사(Flow-Mediated Dilation, FMD)가 사용되고 있으며, 해부학적으로 동맥경화증의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로는 FMD 검사에서 사용하는 동일한 초음파기기를 이용하여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 측정(Carotid

<그림 3> 심장관상동맥 CT 혈관조영술

Intima-Media Thickness, IMT) 검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경동맥의 동맥경화가 있을 경우 다른 혈관 즉 대동맥, 관상동맥, 하지동맥 등에도 같은 변화가 있다고 유추할 수 있어 경동맥 IMT 검사는 동맥경화증 연구와 관련하여 특정 치료에 대한 반응평가 또는 예후 예측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초음파 이외에도 CT와 MRI를 이용하여 심장혈관 또는 뇌혈관을 비침습적으로 영상화하고 있

<그림 4> 하지 CT 혈관조영술

다. 최근 영상장비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침습적 혈관조영술(angiography)에 버금가는 해상도가 확보되어 진단 목적으로 사용이 비약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맥경화증의 영상화 예들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심장의 관상동맥 CT혈관조영술에서 심한 동맥경화에 동반된 협착 및 혈관석회화 소견을 잘 관찰할 수 있고(그림3), 하지 CT혈관조영술에서는 여러군데의 하지 동맥에 심한 동맥경화증에 의한 협착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그림 4).
또한 뇌 및 경동맥 MR 조영술에서 양쪽 내경동맥 기시부에도 심한 동맥경화증과 협착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그림 5).

치료적 측면에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위험인자 조절에 더하여 위에서 기술한 위험 인자가 있어 적응증이 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상범위의 콜레스테롤 수치인 경우에도 약(대표적 약물 : statin, fibrate, niacin 등)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그림 5> 경동맥 MR 혈관조영술

일정한 수치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기준으로 하면 일반적인 정상 수치는 160mg/dl 이하인데, 심혈관계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이 없어 향후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적은 경우에는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으로 증가하였을 때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약을 복용하게 되고,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많고 이미 당뇨병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허혈성 심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LDL 콜레스테롤이 정상 수치라 하더라도 100mg/dl 또는 70mg/dl 이하로 철저한 조절이 필요로 한다.
종합하자면 직접적인 병의 원인인 나쁜 콜레스테롤, 산화, 혈관염증 자체를 줄이는 치료와 더불어 중요한 위험인자를 잘 교정하는 것이 동맥경화증에 의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의 첫 걸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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