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임상치료로 '심방세동' 이겨내자!

심방세동은 임상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부정맥일 뿐만 아니라 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로 궁극적으로는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고령화가 되면서 심방세동의 유병율은 급격하게 증가하여 심방세동 환자의 50%는 70세 이상이고, 80세 이상 인구의 10%에서 발병을 보이고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5배 증가시키고 뇌졸중 환자의 6-24%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본 호에서는 심방세동의 치료 전략에 대해서 4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한다.

1.심방세동의 치료 목표
그동안 심방세동은 치료가 어렵고 치료를 안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잘못된 선입견으로 많은 환자들이 뇌졸중, 심부전의 위험성에 방치되고 있었다. 발작성 심방세동의 주요 발생기전이 폐정맥, 상대정맥, 관정맥동, Marshall vein 등에서 발생하는 이소성 박동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심방세동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과거 Maze와 같은 수술적 방법 외에는 심방세동을 치료할 수 있는 근치적 방법이 없었으나 최근 전극도자 절제술로 심방세동의 발생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심방세동이 만성화되면 폐정맥 등의 국소 시작 부위보다는 심방 자체에서 심방세동이 유지되는 단일 또는 다발성 회귀회로 및 구동점이 더 중요하게 되어 복합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심방은 심방세동이 지속될수록 심방세동이 더 잘 유지될 수 있는 조건으로 전기적, 구조적 재형성 (remodeling)이 이루어진다. 심방세동이 지속되면 칼슘 순환 장애와 같은 여러 가지 이온 전류의 변화가 나타난다. 세포막에 분포하는 칼슘 전류의 현저한 감소 외에도 세포내 칼슘 증가로 인해 후탈분극이 유발되어 심방세동을 유발, 악화, 유지시키는 데 기여하고 심방의 수축력 저하를 초래한다. 또한 심방세동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의 활성화, 신장 (stretch),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등으로 인해 심방의 섬유화, 확장과 같은 심방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다. 따라서 심방세동 환자에 있어서 이소성 박동을 만들어 내는 폐정맥과 같은trigger와 재형성된 심방인 substrate를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심방세동 환자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이 혈전색전증을 예방하는 전략을 더불어 세우는 것은 필수적이다.

2.심방세동의 약물 치료 (1) 항부정맥제 치료
1)동율동 전환 치료 vs. 심박수 조절 치료

심방세동의 기본 치료 원칙으로는 심방세동을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하여 동율동을 유지하는 리듬 조절 방법과 심방세동은 유지한 상태에서 심박수가 빠르지 않게 조절하는 심박수 조절 방법이 있다. 어느 방법이 더 우월한 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연구가 되어 왔으나 어느 한 가지 전략이 사망률 감소에 있어서 더 낫다는 결론은 아직 없고 각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치료 원칙을 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작성 심방세동, 증상이 심한 심방세동, 65세 이하의 환자군,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군에서는 리듬 조절 방법이 더 선호되고, 재발되는 지속성 심방세동,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 심부전이 동반되지 않는 고혈압 또는 허혈성 심질환, 항부정맥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군에서는 심박수 조절이 더 선호된다. 2006년도 미국심장학회/유럽심장학회의 권고안을 보면 고령의 지속성 심방세동인 경우에는 심박수 조절을, 젊은 환자나 발작성 심방세동이면서 다른 심장질환이 없을 경우 동율동 유지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리듬 조절 치료 방법이 증상 완화, 혈전색전증의 위험 및 항응고요법 필요성 감소라는 장점이 있으나 동율동 전환 및 유지에 필수적인 항부정맥제 약제 사용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위험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동율동 유지율로 치료에 제한이 있다. 재발 억제를 위해서 장기간 항부정맥 약제의 복용이 필요한데 특히amiodarone은 간기능 이상, 갑상선기능 이상, 피부색 변화, 폐섬유화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베타차단제 효과가 있어 허혈성 심질환 환자에서 선호되는 sotalol은 드물지만 QT간격 연장을 초래하여 torsade de pointes와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어서 약물 투여 초기에 QT 간격을 주의깊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리듬조절방법은 적절한 환자에게서 선택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특히 항부정맥 약제를 장기간 사용할 때는 부작용 발생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

2)새로운 항부정맥 약제 ? Dronedarone, vernakalant
만약 상기 기술한 부작용의 위험도가 낮고 동율동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항부정맥 약제가 개발된다면 현재보다 더 많은 환자에서 리듬 치료법이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지는 항부정맥 약제가 개발되어 출시되었거나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Dronedarone은 amiodarone과 생화학적 구조가 매우 비슷하나 요오드 기가 없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을 감소시킨 약제이다. 또한 methane-sulphonyl기가 추가되어 친지성 (liphophilicity)을 감소시켜 조직에 장기간 축적되는 것을 줄여준다. 최근 발표된 ATHENA연구에서는 dronedarone군이 위약군에 비해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율 및 사망율을 줄여주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연구의 일차변수인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율과 전체사망율은 24% 감소시켜 주었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율은 29% 감소시켜 주었다. 이 연구는 기존의 항부정맥 약제가 사망율 감소 효과가 보고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대규모 심방세동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율과 사망율을 감소시켜주는 효과를 보인 첫번째 항부정맥제 약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또한 ATHENA sub-study에서도 dronedarone군이 위약군에 비해 뇌졸중의 위험도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항혈전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추가적인 뇌졸중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THENA 연구를 비롯한 여러 대규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도 유럽심장학회에서는 dronedarone을 동율동 유지 치료 전략에 있어서 중증심부전 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심방세동 환자의 일차치료약제로 권고하고 있다 (그림 1). 향후 미국심장학회 및 미국부정맥학회의 개정될 권고안을 참조로 실제 치료에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최근 심방 재분극을 선택적으로 연장시켜 심방세동을 치료하고자 하는 약제가 개발중이다. Vernakalant는 심실 재분극에는 영향이 없어서 QT 연장의 우려가 없으면서 심방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활성전위기간 및 유효불응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연구결과로는 심방세동의 동율동 전환을 빠르고 안전하게 시켜주는 것으로 보고되어 보다 대규모 연구 결과가 기대된다.

3.심방세동의 약물 치료 (2) 비항부정맥제 치료
심방세동의 발생 및 유지에 있어서 심방 재형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보다 근본적으로 심방의 재형성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비항부정맥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억제제, statin, omega-3 지방산과 같은 일명 ‘ upstream therapy’를 통해 심방의 전기적 및 구조적 재형성을 치료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1)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차단
ACE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억제제와 ARB (angiotensin receptor blocker) 제제는 심방 재형성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angiotensin II를 차단하여 심방세동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약제들은 혈관 확장과 같은 혈역학적 개선, 교감신경계 억제, 섬유화 억제, 이온통로 재형성 억제의 효과로 심방의 전기적 또는 구조적 재형성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 발생 억제가 연구의 일차목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분석에 한계가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대규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심부전 환자(SOLVED연구, Val-HeFT연구, CHARM연구, TRACE)와 좌심실비후를 동반한 고혈압 환자(LIFE연구)에서는 새로운 심방세동 발생을 억제하는데 ACE억제제와 ARB제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의 규모는 작지만 전기적 동율동 전환 후 유지에 있어서 amiodarone과 ARB제제를 같이 사용할 경우 동율동 유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Aldosterone길항제인 spironolactone은 최근 심부전 환자의 대규모 연구에서 생존율 향상 및 심방세동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항염증 작용 및 섬유화 억제 효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온 통로에 영향을 미쳐 심방 세동 발생 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추가적인 심방 재형성 억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결과를 기다려 봐야 하겠다.

2)Statin과 Omega-3 지방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 외에도 pleitropic 효과를 보이는 statin은 전기적 동율동 전환 후 심방세동 재발을 억제한다고 보고되었다. Omega-3 지방산은 심박동기 또는 관상동맥우회로술을 받은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생을 억제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서Omega-3 지방산의 심방세동 억제에 관한 뚜렷한 효과가 입증되지 못하고 있어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심방세동 환자의 심방 재형성을 치료하기 위해 비항부정맥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연구결과가 부족하며 추후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

4.심방세동의 비약물적 치료 전극도자절제술
심방세동의 발생기전에 있어서 폐정맥이 주요한 trigger가 되며 이를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이후 심방세동 치료에 있어 전극도자절제술은 매우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3차원 지도화 시스템과 시술장비의 비약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다양항 치료법의 개발 및 시술자의 경험 축적으로 인해 전극도자절제술의 치료성적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의 기본 목표는 심방세동의 주요 trigger인 폐정맥을 좌심방으로부터 전기적으로 분리시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는 양쪽 폐정맥강 (antrum) 부위를 3차원 지도화 시스템을 이용하여 연속적인 절제를 통해 폐정맥을 좌심방으로부터 전기적으로 분리시키고 있다. 기본적인 방법 외에도 roof line, mitral isthmus line, septopulmonary bundle line 등을 추가적으로 만들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그밖에 심방세동 유지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전극도자절제술의 치료 목표로 삼는 부위로는 CFAEs (complex fractionated electrograms)를 보이는 부위 및 미주 신경 항진을 보이는 ganglionated plexi 같은 부위가 있다. 현재 항부정맥 약제에 조절되지 않는 증상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의 이차 치료법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 전극도자절제술이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서 치료 효과가 우월하다는 연구결과는 없어서 일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는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전극도자절제술과 항부정맥약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대규모 연구인CABANA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5.심방세동의 항혈전 치료
1)항혈전치료의 원칙

심방세동은 허혈성 뇌졸중 발생 원인의 ¼까지 차지하며, 특히 8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는 약제로는 aspirin, clopidogrel과 warfarin이 있다. Warfarin은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율을 67%, 사망율을 26%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출혈과 연관된 합병증의 위험 역시 크므로 사용에 신중해야 하다. 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혈전색전증의 위험도를 평가는 CHADS2 점수제가 가장 흔히 사용된다.

CHADS2 점수제는 심부전(C), 고혈압(H), 75세 이상 고령(A), 당뇨병 (D),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발작 (S, 2점)을 평가하여 2점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2006년도 미국심장학회/유럽심장학회의 지침에서는 표1과 같이 고, 중등도, 저위험인자로 분류하고 있다. Warfarin사용시 심한 출혈 발생 위험률이 연간 1%로 추정되므로 뇌졸중 위험도가 연간 2% 이상되는 위험군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6년도 미국심장학회/유럽심장학회의 지침은 표 2와 같이 중간 위험군 (2-6%/년) 이상 되는 군에서 warfarin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2)새로운 항혈전치료제 dabigatran
응고인자 II, VII, IX, X의 합성을 억제하는 warfarin과 달리 직접 thrombin을 억제하는 dabigatran은 현재 개발중인 새로운 항혈전치료제 중 조만간 임상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Dabigatran etexilate는 흡수되어 간에서 활성 대사체인 dabigatran으로 변화되어 작용하며 80%가 신장으로 배설된다.

하나 이상의 위험인자를 가진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RE-LY연구에서 dabigatran의 2가지 용량 (110mg과 150mg)과 warfarin 군에서 뇌졸중 발생율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저용량군은 warfarin과 유사한 효과를 보였고, 고용량 군에서는 warfarin보다 뇌졸중 예방효과가 우월하였다. 또한 출혈부작용에 있어서 고용량군은 warfarin과 비슷하지만 저용량군에서는 오히려 warfarin보다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심근경색 발생율이 고용량군에서 높게 나타났고, 위장관 장애로 인해 복용중단율이 높은 원인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이전에 간독성으로 개발이 중단되었던 Ximelagatran에 비해서는 특이한 간기능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심방세동은 환자에 따라 적절한 항부정맥제, 비항부정맥제 및 항혈전치료제를 선택하고 필요시 전극도자절제술을 통한 비약물적 치료법을 사용하는 다양한 치료전략을 세울 수 있다. 최근 심방세동에 대한 새로운 약물 및 비약물적 요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향후 더 나은 치료 전략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그림1> 2010년도 유럽심장학회의 항부정맥약제 선택권고안
<표1> 심방세동의 혈전색전 위험인자

<표2>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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