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진료 활성화를 위한 지상연수강좌

고지혈증 치료 관련 최근 이슈들

스타틴 치료로 사망률 20% 감소 심혈관계 보호효과 증명

스타틴 중단시 3개월 이내 LDC-C 40% 증가 사망률 183%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 LDC-C 낮추기 위해 지속적 복용

의학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각종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기법 또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부응하여 임상에서 필요로 하는 각 질환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최신의 지식에 집착하다보면 정작 1차 진료 영역에서 꼭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지식이나 정보에 소홀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1차 진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빈도 질환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학술․임상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 본란에 지상연수강좌를 신설했다. 앞으로 이 지면은 주요 대학병원 및 학회의 도움으로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의가 주요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 등 실질적인 환자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계획이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9월과 10월에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와 내분비내과 교수들이 주요 심장질환과 내분비계 질환 관리에 대한 지상 강좌를 맡았다.

고지혈증은 심혈관계질환의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이고, 이의 치료는 특히 관상동맥 질환의 1차 예방 및 2차 예방에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도 스타틴이라고 하는 HMG-CoA reductase inhibitor의 사용은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의 고위험군 환자나 이미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추후 심혈관계 사건의 예방에 유의한 이득이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고지혈증의 관리를 위해 각종 치료 지침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치료지침인 NCEP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ATP III (Adult Treatment Panel III)이다. 여기에서 고지혈증 치료의 일차목표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을 낮추는 것이고 LDL-C의 목표치는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에 따라 다르게 설정이 되어 있다 (표1). 환자의 위험도를 결정하고 결국 LDL-C의 치료 목표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주요 위험 인자들은 표2에 기술이 되어 있다.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LDL-C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그 조절 목표치는 각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도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몇 가지 추가적인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이슈들이 있어서 이들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1. 염증의 지표가 증가된 환자에서도 스타틴이 심혈관계 보호효과가 있는가?
LDL-C은 높지 않아서 심혈관계 위험이 위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비교적 저위험군으로 생각되는 환자들 중에도 염증의 지표인 high 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hsCRP)가 증가된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에서 스타틴이 심혈관계 보호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었다. 이를 연구한 것이 JUPITER (Justification for the Use of statins in Primary prevention: an Intervention Trial Evaluating Rosuvastatin) 임상시험이다. JUPITER 연구는 기획 단계에서 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통상의 연구들은 스타틴이 심혈관계사건의 발생을 줄이는 것을 쉽게 증명할 수 있는 2차예방 연구들이 주인데 비해, 이 연구는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위험이 비교적 낮은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하였고 이들에서 스타틴의 1차예방 효과를 보고자 하였기에 성공적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당히 도전적인 연구였다. 남성 50세 이상, 여성 60세 이상, LDL-C 130mg/dL 미만, CRP 2.0mg/dL이상, 중성지방 500mg/dL 미만인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각각 rosuvastatin 20mg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주요심혈관계사건의 발생을 추적하였다. 본래 4년이상 추적 관찰할 예정이었으나 양군간의 차이가 유의하게 벌어지기 시작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관계로 2년도 되지 않아 조기 종료되었다. 총 9만여명을 스크리닝해서 거의 18000여명을 1:1 로 무작위 배정하여 추적한 결과 rosuvastatin군에서 주요심혈관계 사건의 발생이 44% 감소하였고 (p<0.01), 특히 총사망률도 20%나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 치료시작 1년시점에서 위약군에 비해 rosuvastatin군은 LDL-C이 50%감소하였고, 중성지방은 17% 감소, HDL-C은 4% 증가, hsCRP는 37%나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를 통해서 LDL-C이 높지 않은 비교적 저위험군에서도 hsCRP가 증가되어 있을 경우, 스타틴치료를 통해 유의한 심혈관계보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 물론 서양인들이 한국인에 비해 hsCRP가 높은 경우가 많아서 이 연구의 결과를 한국인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제한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오던 염증성 지표의 만성적 상승과 심혈관계 위험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증명한 결과이고 이런 상황에서 스타틴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음 보인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2. 고지혈증 약제는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
외래에서 혈압약과 고지혈증 약제에 대해 흔히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선생님, 죽을 때까지 평생먹어야 합니까?” 입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죽을 때까지 먹는게 아니라 사시는 동안에 드시는 겁니다.”라고 재치있게 답변하는 분도 본 적이 있다. 고지혈증이란 환자의 유전적, 체질적 성질에다가 환자의 식습관, 운동, 체중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발생하는 상태로 이런 것의 종합적인 개선 없이 단순히 약을 먹어서 혈중 LDL-C 수치가 정상화 되었다고 해서 약을 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스타틴을 복용하던 환자가 약을 중단하게 되면 혈중 지질 수치들이 치료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2-3개월이면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중에 특히 LDL-C은 스타틴 중단시 2-3개월 안에 약 40% 이상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에 PREMIER (Prospective Registry Evaluating Myocardial Infarction Event Registry)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이 연구는 급성심근경색 후 환자들을 대상으로 registry를 한 연구로, 주요약제인 아스피린, 베타차단제, 그리고 스타틴을 중단할 경우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하였다. 이 연구에서 중단시 가장 사망률에 큰 영향을 준 것이 스타틴이었는데 스타틴의 복용을 중단할 경우 그러지 않을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무려 183%나 증가되었다. 그외에도 급성관동맥 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을 중단할 경우 심혈관계사건의 발생율이 4배 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이유는 스타틴이 단순히 혈중지질 수치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항염증 작용을 비롯한 항혈전, 항산화효과 등 pleiotropic effect가 있어서 약 중단시 혈관에 유용한 기타 작용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차 예방 목적으로 스타틴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환자의 전체적인 생활습관이나 체중개선, 충분한 운동 등이 뒷받힘 되면서 혈중 LDL-C이 낮게 유지된다면 약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이미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 특히 급성관동맥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는 환자라면 평생 동안 지속적으로 스타틴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3. LDL-C이 충분히 조절되는 환자에서는 어느 지단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나?
LDL-C이 충분히 조절되고 있는 환자에서 HDL-C이 낮을 경우, 추가적으로 LDL-C을 더 낮추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HDL-C을 올리는 것이 나을지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ARBITER 6-HALT 연구진는 관상동맥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이에 준하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에 의해 이미 LDL-C이 목표치인 100mg/dL 미만으로 유지되나 HDL-C이 낮을 때 (남자: 50mg/dL 미만, 여자: 55mg/dL 미만), 니코틴산을 추가하여 HDL-C을 올리는 전략이 좋을지, 에제티미브를 추가하여 LDL-C을 추가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경동맥 동맥경화의 진행(CIMT)에 좋을지를 연구하였다. 총 630명을 스크리닝하여 최종 363명이 1:1로 니코틴산군과 에제티미브군으로 무작위배정되었는데 결과적으로 LDL-C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전략보다는 HDL-C을 올리는 전략이 CIMT를 개선하는데 유의하게 좋은 효과를 보였다. 실제로 에제티미브군에서는 혈중 LDL-C이 19.2% 감소하였으나 HDL-C도 동시에 약간 감소하였고, 니코틴산군에서는 HDL-C이 18.4% 증가하였고 더불어 중성지방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예상치 않게 암상사건의 발생율도 니코틴산군에서 적게 발생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이상지혈증의 1차 치료목표는 LDL-C이지만 충분한 목표치에 도달했을 경우 HDL-C를 증가시키기 위해 의사들의 추가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함을 알려주게 되었다.

4. 스타틴을 열심히 복용하면 동맥경화반도 퇴행시킬 수 있을까?
연령이 증가하고 오랫동안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에 노출될수록 동맥경화, 죽상경화가 진행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고 그래서 ‘세월앞에 장사없다’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LDL-C을 충분히 낮추고 적극적인 치료를 할 경우 일부에서 동맥경화로 인해 생기는 죽상경화반이 어느정도 줄어드는 퇴행 또는 퇴축 (regression) 현상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관상동맥내에 존재하는 중상경화반의 경과를 본 연구가 2가지가 발표되었는데 하나는 REVERSAL이고 다른 하나는 ASTEROID연구이다. REVERSAL연구에서는 강력한 지질강하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하는 atorvastatin 80mg과 보통의 지질강하효과가 있는 약제를 통상의 용량으로 사용하는 pravastatin 40mg을 투여하는 군으로 환자를 무작위 배정하고 이들에서 죽상경화반의 경과를 추적하였다. 이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한 군에서는 죽상경화반이 진행하지 않았으나 통상의 치료를 한 군에서는 죽상경화반이 세월에 따라 진행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특히 ASTEROID연구에서는 rosuvastatin을 40mg의 고용량으로 사용하여 LDL-C을 강력히 낮출 경우 중상경화반의 부피가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하여 중상경화반도 일부 줄어들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보였다. 최근의 메타 분석에서는 LDL-C/HDL-C의 비율을 2.0 미만으로 유지할 경우 죽상경화반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가 있다.

종합을 해보면, 수년전에 비해 요즘 고지혈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여러 연구결과에 의해서 얻어진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권고안을 잘 따르고 있는 근거중심의학이 일반화되면서 보이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고지혈증의 치료의 근간은 스타틴이고 치료의 일차적 목표는 LDL-C이다. 최근에 나온 몇가지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을 보면 LDL-C 많이 높지 않은 환자에서도 만성 염증성 지표인 hsCRP가 높을 경우 스타틴에 의해 심혈관보호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스타틴을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가능하면 장기적인 복용을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며 LDL-C이 충분히 조절된 환자에서는 그 다음 단계로 HDL-C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LDL-C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경우 일부의 환자에서는 죽상경화반이 감소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표1>심혈관계 질환 발생위험도
LDL-C 치료 변화시키는 주요 위험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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