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65

지난 장에서 소개한 IPSG 2는 의료진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라는 것이었다. 의사소통의 잘못으로 인한 오류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이다.

지금은 그런 경우가 드문데 과거에는 구두 처방으로 인해 많은 사고가 있었다. 요즘 OCS 시스템은 잘못된 약물 처방의 경우 자동으로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주지만 예전에는 직접 처방전에 수기로 하던 때라 검증 절차 없이 오더가 수행되었기 때문에 약물의 이름과 용량이 잘못 전달되면서 발생하는 오류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약물이 처방되기도 하고, 과다한 용량이 처방되기도 하면서 적지 않은 의료사고가 났었는데 JCI 시스템에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두 처방은 허락하지 않는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구두 처방의 경우 오더를 내는 사람이 불러주면 수행하는 사람은 받아 적고 다시 오더자에게 질의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는데 ‘written down and read back system’ 이렇게 하기로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으면 이 또한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JCI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 다소 표현이 거북한 감이 있지만 초지일관 주장하는 바는 절대로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정책을 잘 만들고 교육을 잘하면 모든 사람들이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은 경우에 따라서는 알면서도 실수를 하고 타성에 젖으면 원칙을 잊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의 경우 구두 처방을 하면 반드시 수행하는 사람이 종이에 기록하고 오더자는 24시간 이내에 구두처방을 정규 처방으로 입력해야 하며 만일 이를 어길시 에는 모든 처방 권한이 정지되게 되어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로 구두처방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세월이 많이 흘러 누구나 원칙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그 때는 이렇게 까지는 안하겠지만 우리 문화에 없던 시스템을 도입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방법이 없다.

이외에도 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해 약어 사용의 제한이 필요하고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의 규정과 정리가 필요하다.

의외로 동일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약어 가운데 상당수가 병동이 바뀌면 모를 정도로 일부에 국한해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늘 그렇지만 ‘내가 하고 있으니 남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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