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49

부적절한 치료 행위로 인해 병원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어느 정도나 될까? 대부분의 의료진들은 아마도 무척 적을 것이라 생각을 할 것이다.

발표된 논문들에 의하면 대개 70% 가까운 수치를 지적하는데 대부분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우리 스스로는 아주 잘하고 있다는 자기중심적인 사고 때문이리라 추측한다. 병원 내 사고들에 대한 Peer Review를 해보면 의외로 많은 경우에서 의료인들의 부주의로 인해 예기치 못한 사고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접적이건 아니건 간에 최소한 일부만이라도 원인 제공에 간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1차 원인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수술 받은 환자가 병실에서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다. 해당과 주치의인 레지던트 1년차는 병동의 Noti를 받고 달려간다.

환자의 심장이 잘 뛰고 있고 자발적인 호흡을 한다는 것을 알고는 CPR 팀을 호출하지 않고 혼자서 해결해 보려고 한다.

경련을 멈추게끔 약제를 투여하라고 지시를 하는데 불행하게도 이 때 과다한 용량이 투여돼서 환자는 호흡 부전의 상태로 빠지게 된다.

이 주치의는 경련 발작 환자에게 어떤 약을 사용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 약이 단시간 내에 반복 투여되는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이때는 CPR 팀이 있었어야 하는데 여전히 혼자 해결하려고 하고 기관 삽관을 시도해 보지만 몇 분이 흐른 후에야 도저히 혼자 감당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제야 CPR 팀을 호출한다. CPR팀이 도착해서 기관 삽관이 이루어지기 까지는 아마도 10여분은 지났으리라.

얼핏 보면 이러한 유형의 사건에서 의료진의 잘못은 없다고 주장될 수 있다. 용량이 과다했지만 그 약은 사용했어야 하는 약이고, 기관 삽관이 늦었지만 mask bagging은 했고 등등. 그렇지만 환자는 저산소증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병원 의료진이 보이는 반응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아쉽기는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할 지 모른다.

만일 외과에서 발생했다고 하면 요즘 외과 전공의 숫자가 너무 적기 때문에 발생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공연히 애꿎은 한국의 의료시스템 상황을 탓할지도 모른다.

전공의들이 힘든 외과를 지원하지 않는 상황 탓만 하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 다음호에 계속 >

< 고대안암병원 QI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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