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27

앞서는 입원 기록지에 담겨야 할 내용들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이제 입원 후 전공의 기록을 포함한 기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전공의는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매일 경과기록을 해야 한다. 신경과 환자처럼 특별한 변화 없이 장기 입원을 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매일 기록은 필수다. 어떤 병원의 원장님께서 내게 말씀 하시기를 ‘대부분의 환자가 매일 달라질 만한 것이 없는데 그래도 경과 기록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형식적이지 않느냐’고 항변하신다. 이 부분이 넘기 힘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공의는 매일 경과 기록을 충실하게 쓰고 staff는 일주일에 삼사일을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해 놓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점을 생각해 보자. 과연 대부분의 환자가 매일 기록할 내용이 없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어떤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는 다는 것은 그 기관이 제시하는 항목을 따르겠다는 것 아닐까? JCI 관련자들에게 기준의 부당함을 항변하면 그들이 하는 소리는 늘 한결같다. ‘오케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JCI 인증을 받지 마세요!’ 라고.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인증평가 기관이 제시하는 기준을 따르지 않는 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매일 경과 기록을 하는 것은 절대로 양보 할 수 없는 항목이다. 경과 기록의 내용에는 무엇이 중요할까? JCI는 환자의 통증 관리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확한 통증 평가와 적극적인 통증 관리에 주목한다. 준비 과정에서 확인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전공의 기록지의 통증 점수는 신뢰하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다. 심지어는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다고 기록하고는 버젓이 온갖 소염진통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고 있다. 에이 설마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병원이 아마도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점을 그들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확인할 것이다.

통증 관리를 한 내용은 반드시 통증 점수와 연관되어야 하고 통증 평가는 반드시 간호 기록상의 통증 평가와 일치해야 한다. 또한 환자가 통증을 호소해서 진통제를 투여 했으면 간호사는 투여 후 한 시간 안에 반드시 재평가를 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단순히 아프다고 해서 투약만 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점이 정말 힘든 부분이다. 참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 병원의 간호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것은 모든 기록지에 환자의 통증 관리를 완벽하게 구연했다는 점이다.

< 고대안암병원 QI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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