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 : 일간보사·의학신문 ▲후원 : 한국엠에스디

본사는 2009년 11월 30일 ‘한국형 당뇨병의 병인과 특성을 고려한 약제 및 치료접근법의 선택’이란 주제로 학술좌담회를 개최하여 한국인 특유의 당뇨에 대한 임상경험을 공유하고 그에 적합한 치료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학계의 권위 있는 당뇨병전문가들이 참석하여 당뇨병 환자

들의 혈당 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접근 방법을 비롯하여 특히 BMI가 낮고 베타세포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 등 아시아 당뇨병 환자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강북삼성병원 박성우 교수(왼쪽)와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허내과의원장·오른쪽)가 공동으로 좌장을 맡아 진행한 좌담회에서는 △한국인 등 아시아인의 당뇨병 특성 및 치료현황 △한국인 당뇨병 환자 치료에 있어서 아직 충족되지 못한 의료적인 필요사항 △한국인 당뇨병 특성을 고려한 기존 당뇨병 치료조합의 장단점과 최적의 치료 알고리즘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의 특성과 기대 △새로운 기전의 DPP4 억제제의 효과 및 임상적 의의 △임상에서 폭넓게 ‘시타글립틴’(sitagliptin)을 사용했던 데이터 분석결과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본지는 일선 당뇨병 관리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날 좌담회 내용을 2회에 걸쳐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주>

참 석 자
△허갑범 원장(좌장·허내과의원·연세대 명예교수)
△박성우 교수(좌장·강북삼성병원 내과)
△박중렬 교수(서울아산병원 내과)
△우정택 교수(경희의대 내과)
△안철우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내과)
△김성래 교수(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내과)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최영주 원장(허내과의원)
△안병정 주간(의학신문·일간보사) <무순>

▲일시 : 2009년 11월 30일 ▲장소 : 신라호텔 화인&뱀부 룸

◇허갑범 교수: 오늘 학술좌담회는 당뇨병 치료에 대해 여러 가지로 이미 많이 정립돼 있지만, 아직도 한국인 환자 가운데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에 대해 표준화돼 있지 못한 점이 있어 이에 관한 최신 학술과 임상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강북삼성병원 박성우 교수께서 좌장으로 참석해 주셨고, 패널로 참석하신 여러 선생님들 모두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에 관한 한 각 병원의 최고 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박성우 교수님의 진행으로 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나눠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오늘의 학술 모임은 개원가에 계신 분들을 위해 효과가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논의의 장이 학술적인 깊이도 중요하겠지만 자연스럽게 실제로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교수: 네, 허갑범 원장님 감사합니다. ‘한국형 당뇨병의 병인과 특성을 고려한 약제 및 치료접근법의 선택’이라는 좋은 주제로 여러 분야에 대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렇게 좋은 모임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주관사와 후원사에 감사드리며,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좌담회는 여섯 분의 주제발표를 차례로 듣고 종합적인 토론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듣는 순서로 진행하겠습니다.

아시아인의 당뇨병 특성

이른 나이 유병률 높고 비만 적어…인슐린 분비 초기에 감소
아시아인 당뇨치료 췌장베타세포 기능·양 보존 치료 적합

▲ 박중렬 교수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아시아인 당뇨의 특성입니다. 먼저 미국과 한국의 연령대별 당뇨 유병률을 보면 미국의 경우 40~50대의 유병률이 일정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센터에서 조사한 것을 종합해보면 30~40대에서 비교적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2006년 란셋 과학저널에 나온 발표에 따르면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 당뇨병 유병률에서 비만에 의한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들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의 인슐린 비 의존성 당뇨환자의 BMI를 보면 남성환자가 평균 23.8에 대조군이 23.6이고 여성 환자가 24.8에 대조군이 24로 모두 대조군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과거의 BMI를 보면 남녀 모두 약간 비만했던 걸 알 수 있지만, 현재의 BMI를 보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윤건호 교수(가톨릭의대)께서 2003년 당뇨병 환자와 정상인의 베타세포 양을 측정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BMI가 높을수록 베타세포의 양도 많아지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엔 같은 BMI라도 베타세포의 양이 감소돼 있음을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발생의 가장 큰 두 가지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결핍인데,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간접적으로 보면 아시아인의 당뇨병에선 인슐린 결핍이 좀 더 우세하지 않나 추측할 수 있습니다.

2001년 메타볼리즘 과학저널에도 한국인 전당뇨 및 당뇨환자 가운데 인슐린 분비능과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HOMA 변화에 대한 연구가 나왔습니다<그림 1>. 당뇨병이 점차 진행될수록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HOMA(R)이 내당능 장애(IGT) 환자까지는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는데, 공복혈당장애(IFG)와 IGT가 되면서 차이를 보이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인슐린 분비능은 IFG 때부터 벌써 정상인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되어 있었습니다. 또, 식후혈당 결과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누었을 때도 HOMA(R)은 1그룹과 2그룹 간에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인슐린 분비능은 이미 2그룹부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돼 있음을 보였습니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정상인, IGT, 당뇨 및 단독식후고혈당(DM/IPH)으로 나눴을 때 인슐린민감도(ISI)는 IGT나 DM/IPH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인슐린 분비능은 이미 IGT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됐고, DM/IPH에서 한층 더 감소돼 있음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동양인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보다는 인슐린 분비가 당뇨병의 진행에 더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그래서 경구 당부하검사(GTT)를 했을 때도 서양인의 경우 내당능장애(IGT) 환자는 초기 인슐린 분비 후 후반에 고혈당을 보이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초기 인슐린 반응부터 감소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의 경우 IGT나 당뇨병으로 갈수록 처음부터 인슐린 반응이 현격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정상 혈당내성에서 당뇨나 식후고혈당으로 진행하는데 있어 2개 경로가 있습니다<그림 2>. 하나는 공복혈당이 먼저 올라가고 단독으로 공복혈당만 높은 당뇨에서 식후혈당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고, 또 IGT 단계를 거쳐 식후고혈당에 있다가 식후·공복 혈당 양쪽 다 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일반적으로 서양인의 경우엔 IFG를 거쳐 식후혈당까지 올라가는 경우와, IGT를 거쳐 공복혈당이 올라가는 경우가 50대 50이라 할 수 있는데, 일본인은 IGT를 통해 발생하는 쪽이 80%정도로 우세하게 많습니다.

<그림 1> <그림 2>

따라서 요약하자면 아시안 2형 당뇨는 첫째, 비교적 이른 나이에 당뇨병 유병률이 높으면서, 비만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둘째, 인슐린 분비 감소가 초기에 나타납니다. 셋째,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당뇨병 발병률은 서양인에 비해 적습니다. 그러므로 향후 아시아인의 당뇨 치료는 베타세포 기능이나 양을 보존하면서 부작용 없이 당화혈색소를 유지하는 치료가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결론입니다.

당뇨병 특성 고려한 최적치료 알고리즘 논의

IDF, 당뇨환자 식후 고혈당 기반한 당 조절전략 권고
DPP4 억제제·GLP-1 유사체 등 인크레틴 치료제 주목

▲ 안철우 교수

한국인 당뇨병 특성을 고려한 알고리즘으로 어떤 것을 논의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2008년 Diabetologia에 발표된 미국당뇨협회(ADA)와 유럽당뇨연구협회의 당뇨병 치료 알고리즘 내용을 보겠습니다. 우선 Tier1 치료법에서, 처음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생활습관 변경과 메트포민으로 치료를 시작하며, 치료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2 단계 치료로 기저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3단계로 집중적 인슐린(intensive insulin) 치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Tier2 알고리즘에는 Tier1 치료법 보다는 덜 확립된 치료제들인 치아조리딘다이온(TZD)약제 또는 인크레틴 치료제 (GLP-1 유사체, DPP-4 저해제)들을 통한 치료가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 내분비학회와 임상내분비학자협회에서 만든 컨센서스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여러가지 치료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A1C 6.5~7.5%는 단일요법으로 시작해 2~3개월 정도 추적한 다음 2제 또는 3제로 가며 메트포민은 항상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A1C 7.6~9%는 처음부터 2제로 시작할 수도 있고, A1C가 9% 이상으로 올라간 경우엔 증상에 따라 바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약제들(TZD, GLP-1 유사체, DPP-4 저해제등)의 장점을 고려한 자세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국제당뇨연맹(IDF)에서 새로운 약제들을 바탕으로 치료 가이드를 제시했는데요. 화두는 식후 고혈당이 당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식후 고혈당이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문제가 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또 이 문제를 조절하는 게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라는 것이 보여, 식후고혈당을 바탕으로 한 당 조절 전략이 개발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표치는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화혈색소 6.5%를 원칙으로 공복혈당은 100mg/dl, 식후혈당은 140mg/dl로 조절하면서 식후 고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DPP4 억제제와 같은 약제가 필요하다는 게 2007년 IDF에서 발표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지금껏 당뇨병의 병리로 생각됐던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 외에 인크레틴 효과의 손상도 고려해야 하므로 인크레틴 기반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림 3>
따라서 최근 발표된 인크레틴 기반치료가 포함된 알고리즘에 따르면 초기당화혈색소 수준에 따라 처음엔 메트포민이나 식사요법으로 치료하다 조절이 안되면 각 환자의 병리적 특성을 고려해 다른 약제를 추가하여 2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특성에 따라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는가, 저항성 문제가 되는가 또는 인크레틴 결핍이 있는가를 판단해서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으면 설포닐우레아와 같은 약제를 사용하겠지만 오래 썼을 때 체중증가, 저혈당 위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또 인슐린 저항성이 문제가 된다면 TZD와 같은 약제를 써야겠지만 부종 등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인크레틴 효과가 문제라면 DPP4 억제제 또는 GLP-1 유사체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조절이 안되면 3제로 가게 됩니다.

따라서 당뇨병 알고리즘은 분명히 개별화되고, 병인을 고려해야 하며, 인종적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한국인에 적합한 알고리즘을 짜서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에 따라 6개 그룹으로 나눠, 분비가 문제가 되는 그룹은 인슐린 치료로 시작하고, 저항성이 문제가 되면 메트포민이나 TZD를 써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그림 3>. 그러나 아까 말했듯 DPP4 억제제 또는 GLP-1 유사체와 같은 인크레틴 치료제들의 개발로 이 약제들을 한국인들의 치료 알고리즘에 어떻게 포지셔닝할 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한국인 당뇨병의 특성은 서양인과 차이가 있으며, 특히 여러가지 식사습관 또는 인종간의 유전적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최근 당뇨병 치료에 가장 큰 세 가지 화두인 3P(Prevention, Prediction, Personalization)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인에 적합한 알고리즘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며, 오늘 이런 모임이 하나의 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당뇨병 치료실태

조사 환자 BMI 25 일반적 … 중성지방·콜레스테롤 양호
HbA1c 7% 미만 40% 육박…혈압 130/70 이하 40% 그쳐

▲ 우정택 교수
저는 이번 당뇨병 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아직 발간되지 않은 자료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2008년 전국 15개 센터 2~3차 병원에서 관리하는 환자 1500명을 대상으로 당뇨환자의 치료실태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이들 환자의 나이는 평균 58세, BMI는 25 정도로 일반적 수준이었습니다. 당뇨 유병기간은 약 9년이었고 67%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습니다. 평균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7.5% 정도였고 56%는 고혈압 병력이 있었습니다. 지질검사 결과는 중성지방(TG)이 150mg/dL, LDL 콜레스테롤 95mg/dL으로 상당히 양호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합병증 테스트를 하는 환자가 85%로 꽤 많았고 당뇨교육을 받은 환자가 70%, 자가 혈당측정을 하는 환자가 76%, 식사. 운동요법을 하는 환자가 60~70% 정도 됐습니다. 그리고 HbA1c의 조절 정도를 봤을 때 대한당뇨학회 기준인 6.5% 이하를 충족시키는 비율은 27%로 굉장히 낮았습니다. 좀 더 세분해서 7% 미만이 41%였고 7~8%가 29~30%, 8% 이상은 28% 있었습니다.

특이하게 센터별로 굉장히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HbA1c 7% 미만이 50% 정도로 조절이 잘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경우엔 20%정도밖에 조절이 되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차이가 병원시스템 때문인지 환경적 요인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또, 약제사용을 분석한 결과 설포닐우레아와 메트포민이 가장 많았고 인슐린은 약 15% 정도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OAD(경구용 혈당강하제) 복합치료는 28%, 그 중 두 가지 OAD가 34%, 인슐린과 OAD가 18%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혈압조절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130/80 기준으로 60%만이 조절되고 있었습니다. 혈압 약으로는 ARB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ACE 억제제도 14% 쓰고 있었습니다. 또 50%가 혈압 약을 1가지만 쓰고 있었고 나머지는 2개 이상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을 봤을 때는 100mg/dL 이하인 사람이 60%였고 약제 쓰는 사람의 70%가 100mg/dL 이하로 조절되고 있었습니다. 항혈소판제는 50% 정도가 사용하고 있었고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아스피린, 실로스타졸, 클로피도그렐의 순이었습니다.
환자 분석 결과 병원마다 큰 차이를 나타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혈당조절이 7% 미만으로 되는 비율은, 41.7%였고, 혈압이 130/70 이하로 조절되는 비율은 38%가 됐습니다.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특성과 기대감

GLP-1 유사체, 심장·신경 보호 효과 … 주사제 단점
DPP4 억제제, 경구약제로 인슐린 증가-글루카곤 감소

▲ 김성래 교수
저는 좀더 각론으로 들어가 인크레틴 기반 치료효과에는 어떤 것 들이 있는지 발표하겠습니다. 얼마 전 리뷰저널에 실렸던 내용으로 흔히 인크레틴 종류 중 가장 많이 알려진 GIP와 GLP1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 동물실험 결과 GLP-1은 중추신경계(CNS) 쪽에 작용해 식욕을 떨어뜨리고 음식섭취를 줄여주며 체중을 줄이고 신경보호 효과가 있으며 또한 심기능 개선과 보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내피세포 장애를 좋게 해주고 위배출을 줄여준다는 점도 있습니다. 한편 GIP의 경우 지질분해를 줄여주고 지방형성을 증가시켜 준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를 보는데 있어 중요한 췌장에 대한 작용은 GLP-1이 더 다양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GLP-1과 GIP는 인슐린 분비와 생합성을 증가시켜주며, 베타세포 생존을 증가시키고 알파세포의 글루카곤 분비를 줄여줘 간에서의 당 신생성을 줄여주면서, 그 결과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럼 초반에 언급했던 GLP-1의 특징 중 심장보호 효과, 뇌 신경보호 효과, 위배출 지연 효과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쥐를 GLP-1 유사체(exendin-4)로 치료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심근경색 크기가 확연히 줄어든 결과가 보고됐고<그림 4>, 좌심실 박출률이 대조군에 비해 개선된 자료도 보고됐습니다. 만성심부전 환자에게 만성적으로 GLP-1을 투여했을 때 최대 산소섭취도가 상승하며 좌심실 박출률도 증가합니다. 또 6분 도보테스트에서 걸어간 거리도 확연히 증가합니다. 이 같은 좌심실기능 개선효과는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뇌에 대한 영향을 보면, GLP-1이 식욕을 떨어뜨리고 신경보호 효과와 중추신경계에 연관 있다는 이야기를 드렸는데, GLP-1은 분비되면 불과 10~15%만이 혈당조절에 작용하며 나머지는 시상하부와 연수부터 시작해 중추신경계와 관여돼 있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문맥 결절 신경절 그리고 뇌를 떠난 신경 말단에 GLP-1 수용체가 발현되어 있어, GLP-1이 단순 뇌에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신경에도 다양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신경반사와 관련된 데이터도 있습니다. 문맥 내로 GLP-1을 줬을 땐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차단제 없이 GLP-1만 줬을 때는 혈중 인슐린 수치가 훨씬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즉 GLP-1의 효과는 신경절과 관련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그림 4>
마지막으로 위배출이 줄고 인슐린 생합성이 늘며 베타세포 증식이 증가되고 베타세포의 세포사가 감소되는 양상도 있습니다. 이런 세가지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지금껏 나왔던 항당뇨제 중 굉장히 촉망적인 메커니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 인크레틴 치료에 사용되는 GLP-1 유사체로는 엑세나타이드가 사용되고 있고 새로운 리라글루타이드도 곧 나올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크레틴호르몬, GLP-1의 효과는 단순히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 뿐 아니라 심혈관 기능 그리고 다양한 신경계 등에도 연관이 있다는 장점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단, GLP-1 유사체는 주사제라서 환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체내 인크레틴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 설사, 구역, 복통 등 부작용이 생긴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반면 다른 인크레틴 치료제 중 하나인 DPP-4 억제제는 경구약제이며 인슐린 분비증가, 글루카곤 분비감소를 통해 혈중 혈당 감소를 큰 부작용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정리= 김자연 기자 nature@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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