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21

내 환자 가운데 지난 수년 동안에 걸쳐서 열 번 조금 안되게 수술을 받은 분이 있다. 병원 생활에 이력이 난 사람이라 입원만 하면 다인실에서 방장 위치를 차지하는데 처음 입원하는 환자에게 병원 생활의 전반에 걸친 설명을 한다. 심지어 스태프(staff)들의 성향과 평판까지도 설명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좋지 않은 면도 있을 수 있는 상황인데 다행히 이 분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같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이 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잘 따른다. 그래서인지 이 분이 계시는 병실은 아주 협조적이고 화목한 분위기다. 이 분의 역할을 보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에게는 입원 첫날 병원 생활과 치료 방향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주는 것이 무척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원 생활에 익숙하지 않다. 심지어는 본인이 병에 걸려서 수술이라는 것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원을 하면 첫날부터 불안하고 어리둥절 하게된다. 치료에 대한 걱정도 있고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자기들끼리의 언어로 이야기 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틈새에서 도무지 갈피를 못 잡는데 JCI 는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입원하는 날 반드시 만족할만한 수준의 교육을 시킬 것을 주문한다. 환자의 질병과 그에 대한 치료 방향은 물론이고 예상되는 치료 결과와 치료비 까지도 설명하라고 한다.

여기에 환자의 상황에 따라, 예를 들면 환자의 인지 능력과 교육 정도 등에 따라 교육 요구도라는 것을 파악해서 그에 따른 적절한 교육 계획을 수립하라고 한다. 준비된 책자가 있으면 더욱 좋고 없으면 가급적 교육 자료를 많이 개발 발굴해서 확보하라고 한다. 병원의 OCS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육 자료는 up-load 시키거나 브로슈어로 만들어진 자료면 더욱 좋다. 또 한 환자에게 이러한 교육을 시켰고 그 결과가 어떠했다는 것까지 기록으로 상세하게 남길 것을 원한다. 이는 귀찮아서 또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환자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인데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는 것이 매번 반복되는 의료진으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불만의 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JCI는 입원 초기의 의무 기록에 반드시 교육 관련 기록을 상세하게 남기고 있는 지를 꼼꼼히 따져본다. 그야말로 환자의 권익이 보장되는 병원인지를 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준비로는 가급적 많은 교육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 고대안암병원 QI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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