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의학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김원곤 교수의 미니 술이야기
꼬냑 등급의 이해

초창기 ‘꼬냑’ 등급 표시 일반인 이해하기 어려워
‘XO’ 최소 15년 이상 숙성된 오드비 사용

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의 전통에 걸맞게 우리나라에서의 노래자랑 대회 인기는 여전히 대단하다. 어릴 때 기억으로는 이런 대회에서 주는 상은 금상, 은상, 동상이면 충분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대상, 최고상, 최우수상 등 여러 명칭의 보다 높은 상들이 수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상이란 것이 원래 주면 줄수록 좋은 것인데다 그만큼 그냥 빈손으로 보내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출연자들의 실력이 높아진 이유도 클 것이다.
회사의 경우에도 사장이면 최고인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회장도 모자라 왕회장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그 회사의 규모나 조직의 체계가 다양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세상의 모든 이치가 이와 비슷하다.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지 않고 어떤 체제가 정립되면 될수록 이를 등급화하려는 시도가 있기 마련이고, 또 수준이 높아질수록 조금씩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술의 세계에서도 이런 측면에서 예외가 될 수가 없다. 실제 세계의 술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른바 좋은 술 또는 고급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일수록 자체적으로 등급이 확실하게 매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세계 술의 대표자격인 위스키의 예를 보더라도 12년, 18년, 30년 등으로 숙성 연도를 표시하여 그 등급을 쉽게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스카치위스키의 하나인 ‘죠니워커’의 경우 비록 이런 숫자는 적혀 있지 않더라도 레드, 블랙, 블루 등의 라벨 색깔로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데킬라의 경우도 역시 숙성 기간에 따라 블랑코, 레포사도, 아네호로 그 등급을 나누고 있으며,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사케는 원료가 되는 쌀을 깎아내는 정도에 따라 그 등급을 구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술에 등급이 있으면 아무래도 그 술에 대한 관심과 보다 나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층 더 그 술을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브랜디의 제왕으로 흔히 고급술의 대명사로 손꼽히고 있는 꼬냑이란 술의 등급 표시는 마치 암호와도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언뜻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꼬냑은 원래 많은 오드비(eau de vie: 꼬냑의 원료가 되는 개별 증류액)들을 적절히 블렌딩한 술이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그 숙성 연도를 표시하는 방법에 관해 고민이 많았다.
많은 오드비 중 법적 규정에 따라 최소 숙성 연도의 오드비만을 숫자로 표시하는 경우 그 밖에 사용된 보다 장기 숙성의 오드비들의 가치가 묻혀 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때 이에 대한 첫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세계 최대의 꼬냑 회사인 Hennessy사였다.

1865년 당시 소유주인 Auguste Hennessy는 어느날 우연히 그의 사무실 창문 걸쇠에 장식된 별을 보고 꼬냑의 숙성 연도에 별 문양을 이용하기로 결심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star system”으로 별 하나는 최소 2년 숙성 제품, 별 두개는 4년 숙성 제품 그리고 별 세 개는 6년 숙성 제품을 가리킨다. 이 이상의 숙성 제품들은 모두 ‘vieille’(old)로 표시하였다.

Hennessy사는 이후 수십년에 걸쳐 “star system”을 VS, VSOP, Napoleon, XO 체계로 바꾸어 나갔다.
①VS는 very special의 약자로 예전의 별 3개에 해당되는 등급으로 최소 3년 숙성의 오드비를 함유하고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입된 용어이다.
②VSOP는 very special(또는 superior) old pale의 약자로 최소 5~6년 사이의 숙성 된 오드비를 함유하고 있다. 이 용어는 1817년 뒷날 영국의 국왕 조지 4세가 되는 당시 섭정왕자(prince regent)가 Hennessy사에 꼬냑을 주문하면서 특별히 very special old pale한 것을 원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③꼬냑의 등급에서 Napoleon은 흔히 100년 숙성 제품 또는 적어도 꼬냑의 최상위 등급을 가리키는 것으로 잘못 오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폴레옹 등급은 최소 6년 숙성된 오드비를 사용하는 VSOP보다 조금 상위 등급의 꼬냑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④유명한 이니셜 XO는 1870년에 처음 사용되었다. XO는 extra old의 약자로 알려져 있지만 extraordinary의 약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 약자가 아니라 단순히 옛날 Hennessy사의 직원들이 꼬냑 통을 배에 선적하기 전에 표시하던 기호였다는 설도 있다. XO는 최소 15년 이상된 오드비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⑤최근에는 웬만한 회사에서는 XO보다 상위 등급으로 Extra라는 등급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각 꼬냑 회사의 제품 중 최상위 제품으로는 각 회사가 자랑하는 최고의 장기 숙성 오드비들만을 배합한 등급이 있다. 이들 제품들을 따로 전체적으로 부르는 명칭은 없지만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레미마르탱사의 ‘루이 13세’, 헤네시사의 ‘Richard Hennessy’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 된다.
이제 꼬냑의 등급에 대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꼬냑을 대하게 되면 보다 의미 있게 꼬냑이 여러분 앞에 다가오게 될 것이다.

Hine 꼬냑사의 장기 숙성 창고
세계 제2의 꼬냑사 Remy Martin의 고급 제품들. 중앙의 루이 13세를 중심으로 왼쪽이 엑스트라 그리고 오른쪽이 XO 제품이다.

곽수연 기자  yeon8045@nate.com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곽수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