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제 의약품 ‘황금알 낳는 거위’ 각광

단일 의약품이 아닌 몇개의 약물을 더해 만들어내는 복합제는 적은 투자로 큰 성과를 이뤄내는,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검증된 약물을 더해 기존의 효과외의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고, 복용편의성도 기할 수 있다. 더욱이 경제성도 뛰어나며 제품의 수명연장효과도 있다. 복합제가 각광받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 복합제의 세계적 추세와 국내 현황,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본다.

◇왜 복합제 인가= 이관순 한미약품 연구소장은 복합제의 유용성과 관련, “고령자의 경우 여러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같은 계열 약 2~3개를 복용하기도 한다”며 “이같은 다량 복용으로 복용시 부담이 되곤 하는데 여러약효를 하나로 취합한 복합제는 복용편의성을 줄 수 있고, 제품 라이프 싸이클을 연장하는데도 유용한 수단이 되며, 단일제에 비해 경제적 이득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유제약 이용오 개발부장은 “복합제 탄생의 배경에는 대개 3가지의 기대하는 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첫번째는 ‘효력상승’으로 하나의 약으론 효과가 부족해 다른 약제를 더해 완벽한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부작용 감소’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 약물을 썼을 때 부작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두 약물을 복합했을 때 부작용이 감소하거나 저해되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하나가 합병증에 따른 결합이다. 비타민제나 감기약의 결합 같은 것이다. 콧물에 비염 비충혈 제거제 목적으로 배합 하는 것으로 이미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그리고 최근 나온 이론이 복용편의성이다. 노인들의 경우 7~8개의 약물을 하루 2~3번 식후 또는 식전에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많은 종류의 약물들이 뒤섞여 용법이 제대로 준수될 확률이 적게 되는데 복합제는 가지수를 크게 줄여 복용편의성을 기해주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복합제 개발 세계적 경향= 세계적으로 볼 때 고지혈증, 고혈압 치료제 등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군에서 복합제 개발이 가장 활발하다. 천식, COPD치료제군에서도 복합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당뇨치료제, 항암제군에서도 복합제가 등장하고 있다.
고지혈증치료제쪽 복합제를 보면 비타민B3(니아신)제 복합제인 애보트의 ‘어드바이코’가 지난해 미국에서 콜레스테롤 치료제 가운데서 8번째로 많이 처방된 제품으로 기록됐고, 지난해 초에는 심바스타틴과의 복합제 ‘심코’도 새롭게 승인됐다. 머크는 니아신에 홍조 부작용을 줄여주는 ‘라로피프란트’를 복합한 ‘트레답티브’를 개발해 지난해 유럽 승인을 받았고, 이 트레답티브에 심바스타틴을 추가한 복합제도 개발중이다.
크레스토 및 프리바스타틴을 복합한 제제 개발이 추진중에 있다는 소식이며, 2010년 크레스토/트리리픽스, 2012년 리피토/제티아 및 코답티브/심바스타틴 등 신약을 복합한 제제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고혈압치료제 분야에서의 복합제 개발 현황을 보면 미국에서 고혈압 치료 3중 복합제(암로디핀, 발사르탄, 하이드로클로라이드) ‘엑스포지 HCT’가 최근 승인됐는데, 혈압을 낮추는데 성공적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일본의 다이이찌산쿄도 올메텍과 칼블록 강압제 2종을 복합한 약물인 ‘CS-866AZ’를 후생노동성에 승인요청해 놓은 상태이고, 노바티스는 항고혈압제 ‘라실레즈’를 디오반, 노바스크 등과 복합한 제제를 개발해 2012년 승인을 얻겠다는 목표이다.
이외에 천식, COPD분야서 복합제 추진이 예고되고 있고, 당뇨치료제 쪽에선 일본 다케다가 액토스와 메트포민 서방제제의 복합제 ‘액토플러스 메트 XR’에 대해 FDA 승인을 취득해 놓은 상태이며, 아테놀올, 라미프릴, 티아지드를 심바스타틴 및 아스피린과 함께 한 알에 복합한 심장약 5중 복합제 ‘폴리캡’이 효과 및 안전성이 입증되기도 했다. 노바티스는 복합 항암제 연구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복합 항암제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복합제 개발 동향= 국내 복합제 의약품 현황을 보면 전반적으로는 아직 활황기라 보기는 어려운 정도이나 점차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거대 제품화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밝은 편.
지난 2000년 발매된 대웅제약의 ‘알비스’가 복합신약 1세대쯤으로 꼽히고 있다. 알비스는 라니티딘과 비스무스, 수크랄페이트 등 3가지 성분이 복합된 제품으로 이중핵정으로 약효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제제화 돼 있다.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NSAIDS에 의해 발생되는 궤양 등 다양한 적응증을 가졌으며, 지난해 매출 250억을 달성하는 등 최근 위염 시장 확대 분위기와 맞물려 성장하고 있는 블록버스터다.

지난 2004년 11월 국산신약 10호로 탄생한 유유제약의 ‘맥스마빌’은 복합신약 1호로 꼽히는 제품. 알렌드로네이트와 칼시트리올을 복합한 신약으로 세계 최초의 알렌드로네이트 함유 골다공증 복합신약으로 번거롭게 칼슘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되고 장용필름 코팅정 제제로서 장(腸)에서 흡수된다는 점 등의 이점으로 연간 130억 매출의 거대품목으로 성장해 있다.
유유제약은 특히 지난해 9월 자체 복합신약 2호 ‘유크리드’를 발매, 복합제에 관한한 앞선 회사로 평가받고 있는데 유크리트는 티클로피딘염산염 250mg과 은행엽엑스80mg을 복합한 신약. 항혈전 효과 이외에도 은행엽엑스에 의한 증상개선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특장점을 지니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05년 10월 발매된 한독약품의 ‘아마릴M’도 성공적 복합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한독약품 중앙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아마릴-M은 아마릴과 메트포르민의 복합제로, 제 2형 당뇨병의 두 가지 주요 발생기전인 인슐린 결핍과 인슐린 저항성을 동시에 개선한 경구용 혈당 강하제. 특허만료로 제네릭에 시장잠식이 우려됐던 아마릴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제품으로 아마릴과 아마릴M 두 제품은 지난해 56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최근엔 한미약품의 CCB 계열 ‘암로디핀 캠실레이트’(제품명 아모디핀정)와 ARB 계열 ‘로살탄 칼륨’(코자정)을 주성분으로 한 복합형 개량신약 아모잘탄이 개발됐다. 6월1일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제품은 한국MSD와 공동 마케팅 계약한, ‘국내 개발 제품을 다국적사가 공동 판매하는’ 최초의 예를 만든 제품으로 한미측은 단기간내 500억, 장기적으로 1000억 매출까지도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복합제가 대세= 최근 열린 한 의료학회 심포지엄에서 좌장을 맡은 주요 대학병원 핵심 교수는 “세계적 약물개발의 큰 흐름은 복합제”라고 단언했다. 환자를 위해서나 제약업계 입장에서도 복합제가 큰 장점을 가진다고 했다. 혁신신약의 개발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합제는 경제성이나 효능, 복용편의성 등에서 많은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약효 및 부작용이 검증된 약제로 복용 편의성이든, 약효 개선이든 또다른 의미의 신약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개량신약 또는 제네릭 개발 분야에서 남다른 역량을 발휘해온 국내 제약사들에게 복합제 개발은 ‘또다른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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