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존경하는 미국사회

미국 의사 만족도 80%…가장 존경받는 직종 1위 차지
한국, 국민 건강권 보장위해 보험료 적정수준 인상 필요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미국은 의사를 매도(?)하는 한국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가장 어렵게 얻은 한국의사의 직업만족도는 60%에 불과하나 미국의사의 만족도는 80% 선을 계속유지하고 있다.
아직 사회에 물들지 않은 13~18세 소년 소녀를 대상으로 ‘가장 권위있는 직종 10가지’(Top 10 Very Great Prestigious Occupations)를 설문한 해리스 조사결과도 의사(55%)가 국회의원(41%)을 앞선 제1위를 차지하고 있다[도표 참조].
여기에다 상당히 권위 있는(Considerable Prestigious) 직종(의사 29%)까지 합치면 84%로, 의사는 존경받는 직종으로 단연코 제1위이다.

의사 편드는 미국국회와 국민
사회주의하향식 의료제도에서 낮은 의료수가로 희생봉사를 강요당하는 한국의사들의 고충을 자주 들으며, 그 해결책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보험료를 적정수준으로 인상해야한다”는 의사들 주장의 관철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서도 정부서 주관하는 공공의료(빈민의료 Medicaid와 노인의료 Medicare)보험수가는 민간의료보험보다 낮으며, 특히 수가가 월등 낮은 Medicaid환자를 받지 않는 의사들도 꽤있다(약 26%).
그런데 2008년 말부터 미국서 Medicare 예산부족 때문에 부득불 의사의 Medicare(노인의료)환자진료에 대한 지출액을 10.6% 삭감하게 되었다.
AMA조사에 의하면 만일 삭감이 실현될 경우, 기존환자 이외의 Medicare보험환자를 새로 받지 않겠다는 의사들이 약 60%나 되었다.
이 삭감안에 대해 AMA와 AARP(미국노인협회)가 주도되어 지역민과 연방의회에 로비를 적극 전개했으며, 그 결과 지난 2008년 7월 9일 미국상하원에서 압도적으로 ‘의사에 대한 10.6% Medicare지출삭감안’이 부결되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즉각 거부권행사를 했으나, 7월 15일 상하원은 2/3이상 표에 의해 거부권을 묵살시켰다.
아시다시피 2/3이상의 표는 헌법 개정도 가능한 표이기도하며, 하원투표결과 383대 41에서 ‘대통령 거부권행사 반대’에 찬성한 383명중 153명이 여당(공화당), 그리고 상원의 70대 26에서 찬성한 70명중 21명이 여당이었다.
여기서 태반의 여당의원들이 자기편 대통령보다 의사와 국민의 편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으니, 당리당략이나 국가재정(예산) 안정보다 국민건강을 보호해주는 의사들이 더 소중하다는 말이다.
의사를 받드는 미국의회결정은 바야흐로 21세기 국가정책의 으뜸이 국민건강을 위주로 한 QOL(삶의 질)향상이 되고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 것이다.

의사 매도하는 한국사회
“잘못된 여론에 의해 의사들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한국은 병든 사회”라고 지적한 대한의사협회장의 말처럼 솔직한 현실을 파악하고 대담하게 소신을 밝힐 줄 아는 의료계 지도자를 가진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지난날 교육부에서 서울대에 한의과대학 신설을 강요했을 때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해버린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서울의대에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안을 만장일치로 부결시킨 의대교수단 그리고 ‘침묵은 직무유기’라고 전제하고 교육부의 당근과 공갈의 부도덕성을 공박한 왕규창 서울의대 학장을 연상케 하는 자신 있는 지도자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부언론과 좌파세력에 좌우되는 혼탁한 한국현실에서 정정당당한 정도를 지향하고 있는 의료계 지도자의 자세는 한국의료계의 앞날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이지 최근 한국의 광우병파동을 지켜본 우리교포의 마음은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미국교포가 마음대로 먹고 지나는 쇠고기를 마치 병든 쇠고기만을 한국에 수출한다는 듯, 어린 학생과 천주교 신부까지 동원되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촛불시위로 지새우는 고국사태가 너무나 부끄럽기만 했다.
일본서도 한때 미국쇠고기 불신이 있었다지만 정부설득으로 진정되고 다만 몇몇 공산당의원들 만이 반대해왔다. 공산당은 국가붕괴 이외엔 모든 질서에 반대하는 세력인 것이다.
한국의 전문분야에서 수입쇠고기에 광우병 우려가 없다는 과학적인 논설(서울대 김상종 교수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TV매체까지 동원되어 광우병과는 전혀 무관한 ‘다우나 병’(Downer Cow)에 걸려있는 소의 동영상을 연일 방영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오도해왔다.
이렇듯 광우병소동은 “한국에 잠복한 몇만명의 이북간첩이 국가전복을 조종하고 있다”는 항간의 풍설이 사실이 아니고선 도무지 믿지 못할 사태이기도 했다.
광우병사태와 같은 맥락에서 의사를 비하하고 매도하여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좌파언론이 날뛰는 병든 한국사회를 의사동료들이 앞장서서 바로 잡아야 할 일이다.

◇ 10대가 선정한 권위 있는 직종 10가지


-출처: 해리스조사(13~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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