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국적 국민건강진단과 지도②

日 남성 흡연·비만인구 급격히 증가

과일·쌀밥 섭취 줄고 육류소비 급증

미국계일본인 당뇨유병 2~3배 높아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흔들리는 제일장수국

일본은 20세기후반부터 세계 제일장수국으로 알려져 왔다. 남녀평균수명 80세 이상의 세계 장수국가 10개국[도표 1]의 여자평균수명에서 일본여성(85.5세)은 단연코 제일이다. 그러나 남성서열에선 일본(78.5세)은 아이슬란드(79.2세)와 스위스(78.7세) 다음이고, 오스트레일리아(78.5세) 및 스웨덴(78.4세)과 비슷하다. 따라서 일본의 최장수국 영광은 여자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일본남자의 흡연율은 한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고, 여기에 더하여 일본남성의 비만은 지난 20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도표 2]. 이러한 상황이고 보면 그들의 자랑거리라 할 ‘최장수국’의 영광이 얼마나 더 지속할지 그들 자신 의문시하고, 이러한 불안에 대처한 거국적 시책이 ‘국민건진’으로 나타난 것이다.

동양인과 당뇨병

근래 뉴욕타임스는 “동양인은 동서의 만남으로 체중과다와 당뇨병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 이민자가 가장 늘어나고 있는 국제도시 뉴욕시의 의료문제가 우려된다”는 논평과 함께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아시안 특히 한국·중국·일본 등 동부 아시아인은 다른 종족에 비해서 유전적으로 성인당뇨병에 예민하고 약간의 체중과다에서도 당뇨병으로 진전하며, 동일한 체중그룹에서의 당뇨병 유병률은 백인보다 60% 더 높다. - 뉴욕시의 아시아인 자녀의 16%가 비만(BMI >30)이고 부모세대에 비해서 2배나 된다. - 중국본토에서도 비만인구는 1992년 이래 3배나 증가하여 9천만 명이나 되어, WHO는 “중국은 10년 이내에 ‘당뇨병-쓰나미’를 당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하며, 그들 의료계의 미온적인 조치를 비난한 바 있다.

여기서 ‘동서의 만남’은 ‘식생활 서구화’를 뜻하며, ‘유전적’으로는 우리 동양인이 백인 등 다른 종족에 비해 성인당뇨병에 예민하다는 근거로 동양인에겐 당뇨병과 관련된 ‘검약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의학신문에 설명한 바 있다(참조: 성인당뇨병 왜 아시아인에 많은가. 2005. 5. 9~19).

영양밸런스의 변화와 칼로리 과다섭취로 오는 비만인구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그 피해는 우리 동양인에게 가장 먼저 온다는 말이다.

일본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일본인의 췌장-인슐린분비능력은 백인에 비해서 1/2~2/3정도로 낮다. 본토일본인과 하와이 및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미국계 일본인을 30년 이상 추적해서 조사비교한 연구리포트에서 미국계 일본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본토인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일본계의 서구화된 식생활변화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식성변화와 비만

현재 일본본토인의 식성이 일본계미국인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지난 45년 간 일본인의 과일과 쌀밥 섭취는 절반으로 줄어들어 식사영양밸런스에서 탄수화물주식의 비율은 76.4%부터 58.0%로 내리고, 반면 쇠고기(육류)섭취는 2배나 증가하여 지방질비율은 11.4%서 28.9%로 급격 상승했다[도표 3].

그 결과 비만자(*주)는 특히 남성에서 20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여 40대(34.1%)와 50대(31.4%)와 60대(30.7%)에서는 약 1/3이 비만인구이다. 다만 여성의 높은 비만비율은 약간 줄어들거나 주춤하고 있으며, 용모를 위한 다이어트 노력결과라 하겠다.

<*주: 국제적으로 BMI 30이상을 Obesity(비만)이라 호칭하고, ‘비만예비군’이라 할 ‘BMI 25~30’을 Overweight (체중과다)라 한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에선 체질(유전)적으로 체중증가에 따른 당뇨병 발생의 예민성을 의식한 나머지 BMI 25이상을 ‘비만’이라 규제하고 있는 모양이다.>

현재 일본본토인의 식생활변화가 초래한 비만증가에 수반하여 당뇨병과 메타보증후군(Metabolic syndrome) 유병률의 상승을 우려하던 중, 일본후생노동성에서 여기에 대한 현황(다음 장에 소개)을 발표했다.

[도표 2] 20세 이상 일본남녀의 비만자(BMI 25이상) 유병률(%)

[도표 3] 일본인식사 밸런스변화(과거 45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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