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치료 장기적 목표는 ‘심혈관계 사건 감소’

variance가 큰 surrogate marker 개선보다 입증된 치료 잣대에 근거해야

최근 57회 ACC(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연례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된 ENHANCE 연구결과에 대한 논란은 진료 일선에서의 치료제 결정 기준은 물론, 실제로 LDL-C 저하를 통한 심혈관계 질병에 대한 예방이라는 기존의 고지혈증 치료접근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ACC에 참석한 국내 전문의를 비롯해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가진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초청, IMT(Intima-media Thickness)의 변화를 endpoint로 하는 여러 연구를 함께 비교하고, IMT의 Cardiovascular event의 surrogate marker로서의 의미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서는 ENHANCE 연구 결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임상적 의의를 논의하고, 임상의로서 IMT 연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환자들의 치료에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본지는 이날 발표 및 토론된 내용을 요약, 2회에 걸쳐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연자 및 패널

▲ 김효수 교수
김효수 교수

▲ 한기훈 교수
한기훈 교수

▲ 허승호 교수
허승호 교수

▲ 김상현 교수
김상현 교수

▲ 김동운 교수
김동운 교수

▲ 배장호 교수
배장호 교수

▲ 백상홍 교수
백상홍 교수

패/널/토/의

참석자들은 IMT와 CV event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그 연관성이 입증되어 왔으나, 그에 못지않은 여러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 marker이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는데 있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 하였다. 다음은 IMT의 한계점에 대한 참석자들의 논의 내용이다.

1. CIMT(Carotid Intima Media Thickness)가 Cardiovascular event 혹은 outcome을 예측해볼 수 있는 적절한 surrogate marker 인가?

▲김효수 교수= 연구마다 환자 population, 과거 치료경험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하여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결과만을 놓고 ‘성공이냐 실패냐’라는 기준으로 3가지 연구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배장호 교수= IMT를 측정할 때 어느 site를 측정하느냐에 따라 그 값의 차이가 커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ENHANCE에서는 Baseline mean IMT가 약 0.7(ENHANCE)였던 반면, ASAP와 RADIANCE에서는 약 0.9mm로 차이가 있었다. 이상한 것은 아무리 LDL-C나 medication history가 달라도 환자군간 mean 수치가 0.2나 다르다는 점이다. IMT의 경우 2-3mm 정도만 site를 벗어나 측정해도 mean 값의 차이가 매우 커진다. 0.9mm로 측정이 되었을 때는 약간의 plaque가 있는 부분도 함께 측정되었을 가능성이 있어보이는데 Plaque가 있는 곳이 함께 측정이 되어버린다면 진정한 IMT 값이라 보기 힘들다.

▲백상홍 교수= IMT는결국 3차원의 혈관 내부를 volumentary로 보지 못하고 2차원의 단면을 두께의 길이 단위(mm)로 측정·분석하는 것인데, 그러한 cIMT 수치를 가지고 동맥 경화나 기타 심혈관계 질환의 예후를 측정하는 잣대로 삼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ENHANCE의 경우도 cIMT 이미지 확보에 문제가 많았다. ASAP 당시의 초음파검사의 resolution power가 얼마나 되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기술로 결과를 재해석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검사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일단 cIMT 측정은 아직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각기 다른 연구들에서 제시된 지표지수를 함께 놓고 비교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효수 교수= 또한 IMT의 수치는 콜레스테롤 수치뿐만 아니라 혈압 및 다른 심혈관 질환의 병력 같은 다른 위험 요인도 수치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연구들을 비교할 때, baseline IMT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 등만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기타 다른 조건들도 세심히 따져보아야 한다.

2. 3가지 연구를 비교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요소는 Study Population이다.

▲김상현 교수= ASAP의 경우 1997-1998년에 환자를 모집하여 연구를 진행해서 2001년에 발표된 연구로서, 29%의 환자들만이 스타틴을 처방 받은 경험이 없었던 statin naive 환자였던 반면, ENHANCE 연구는 2002-2006년 사이에 환자를 모집하였고, 19.1%의 환자들만이 statin naive 환자였고, 스타틴 복용을 했던 환자들 중에서도 35% 이상이 high dose statin을 복용해 오던 환자들이었다. ASAP 연구의 환자 선정 기준을 보면 baseline mean cIMT 값이 0.7mm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고, 스타틴을 복용했던 71%도 1년이내의 기간 동안만 사용했었던 특성을 보였으며 baseline 평균혈압은 130/79mmHg였다. 이에 비해 ENHANCE의 경우 환자 선정기준에 IMT에 대한 조건이 따로 없었고, 그 결과 baseline cIMT가 0.7mm 정도의 정상에 가까운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며 baseline 혈압은 125/78mmHg였다.

ASAP extension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과거에 atorvastatin 80mg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로 2년을 더 치료하는 것은 further gain이 보이지 않았기에, 연구에 있어서 대상환자군의 기본 특성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RADIANCE-1 연구의 대상환자군도 baseline mean cIMT가 0.7mm 정도로서 정상에 가까웠다.

ASAP, ASAP extension, RADIANCE-1, ENHANCE 연구결과를 볼 때, 이전에 스타틴을 복용했던 치료 경험이 있었는지 여부 및 어떤 용량을 얼마동안 복용했는지, 그리고 baseline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환자의 IMT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김동운 교수= 정상인들의 baseline cIMT 수치는 대략 0.6mm 정도이다. ASAP의 경우, cIMT baseline이 0.7 mm 이상인 환자들만을 enroll할 수 있도록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은 동맥 경화가 진행된 평균 cIMT 수치 0.9mm 이상의 환자들이었다. 반면, EHANCE에서는 inclusion criteria에 cIMT baseline에 대한 제한 없이, LDL 콜레스테롤 210mg/dl 이상이라는 조건만 포함시켜, 6주간의 wash-out을 통해 LDL 콜레스테롤이 급격히 올라갔을 뿐 baseline cIMT는 정상인(평균 0.7mm 이하) 환자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baseline population의 차이가 연구 결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배장호 교수= 3개의 연구 결과를 통해, Baseline CIMT가 0.7mm 정도 였던 RADIANCE와 ENHANCE가 IMT regression에서 negative 결과를 보이고, 0.9mm 이상 이었던 ASAP에서 positive 결과를 보였다는 것은 결국 동맥경화 진행에서 초기 단계이거나 이미 기존에 복용했던 약물로 인해 plaque stabilization이 진행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로 인한 IMT의 변화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임상적 implication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김효수 교수= 환자 population이 연구별로 각기 다르고 더 최근의 연구인 경우 concurrent medication이 더 많다는 측면에서 혈관두께가 정상에 가까운 환자를 선택했다는 점이 본 연구에서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던 요인으로 보여진다.

3. IMT의 변화는 LDL 콜레스테롤 감소와의 관계인가, 아니면 특정 스타틴만의 pleiotrophic 효과인가?

▲허승호 교수= ASAP에서 아토바스타틴 80mg 대비 심바스타틴 40mg을 대조군으로 2년간 비교해보았을 때, 아토바스타틴 80mg군(n=160)에서 -0.031mm의 baseline IMT의 regression이 있었던 반면 심바스타틴 40mg군(n=165)에서는 0.036mm의 progression이 있어 통계적 유의를 보여주었었다. 하지만 똑 같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로 2년 더 진행했던 연구 결과, 아토바스타틴 80mg을 계속해서 복용했던 환자군(n=132)에서는 baseline IMT가 0.01mm이 progression 된 반면(0.90→0.91mm), 심바스타틴 40mg을 이전의 ASAP에서 2년간 복용하다가 ASAP extension study에서 아토바스타틴 80mg으로 변경하여 복용했던 환자군(n=123)에서는 0.03mm이 regression 되는 결과(0.95→0.92mm)를 보여주었다. 또한 ASAP extension study에서, 아토바스타틴 80mg군의 LDL 콜레스테롤수치가 143mg/dl에서 152mg/dl로 다소 상승한 반면 (p<0.05), 심바스타틴 40mg을 2년간 복용 후 extension study에서 아토바스타틴 80mg으로 변경한 군에서는 177mg/dl에서 150mg/dl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김효수 교수= ASAP Extension study를 통해 더 이상 LDL 콜레스테롤을 강하시키지 못한 군에서는 IMT에도 더 이상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progression 했다는 점, 반면 약물 및 용량을 변경하여 LDL 콜레스테롤을 추가로 강하했을 때 IMT의 regression이 왔다는 점은 IMT의 변화가 LDL-C 강하에 의한 것이며 특히 치료의 초기 시점에 더 효과적인 것을 시사한다.

4.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진실, LDL 콜레스테롤 강하와 심혈관질환 발생 감소의 상관관계

▲배장호 교수= IMT는 저가의 비용으로 심혈관계 질환의 예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surrogate marker 중의 하나이지만, 국제적인 치료 지침 어디에도 IMT를 기준으로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하라는 내용은 없다. LDL 콜레스테롤 또한 surrogate marker 중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LDL 콜레스테롤수치와 심혈관계 질환 발생간의 상관관계는 이미 몇 십만이 넘는 대규모 장기간 임상을 통해 입증되었고 국제적인 모든 치료 지침에서도 LDL 콜레스테롤을 가장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따라서 IMT가 줄지 않았다고 해서 해당 약물이 effect가 없다는 근거는 성립하기 어렵다.

▲백상홍 교수= ENHANCE는 분명 primary 및 secondary imaging endpoint에서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negative한 결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secondary endpoint 중 하나였던 혈중 LDL 콜레스테롤 비교에서 바이토린 군이 -55.6%를 감소시켜, 대조군 대비 16.5% 추가로 감소시켰다는 점(p<0.01)과 hsCRP에 있어서 바이토린 군에서 49.2%가 감소되어 대조군 대비 25.7%가 추가로 감소되었다는 점(p<0.01) 등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 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효수 교수= ENHANCE의 결과에서, 바이토린과 심바스타틴군 간에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40mg/dl이나 차이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IMT 감소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LDL-C 강하 효과가 우수한 바이토린이 임상적 의미가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LDL 콜레스테롤 감소와 CVD event 감소의 상관관계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존 스타틴에 이제티마이브를 병용하면 추가로 약 15%의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다. 스타틴이 가지고 있는 Rule of Six라는 용량별 효과에 대한 제한점을 생각해보면 이제티마이브 병용만으로도 스타틴을 2번 이상 증량했을 때와 맞먹는 효과를 보인다는 기본 진리에 충실했으면 한다. 또한 100명 중 1명에서 발생한다 하더라도 용량을 증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스타틴의 부작용이 의사들의 적극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이제티마이브 및 그 복합제가 가지는 임상적 유용성을 IMT surrogate marker 연구 결과 하나로 평가 절하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오늘 3가지의 IMT 연구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 가지 느낀 것은 일선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우리 임상의들이 fancy하기는 하지만 reliable 하지 않거나 consistent하지 않은 surrogate marker에 의존하지 말고, 좀 더 established된 evidence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각 환자군을 구분하여 정해져 있는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야 말로 환자의 예후와 1, 2차 예방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고지혈증 치료의 우선적이면서도 장기적인 목적으로서 CV event의 감소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며,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연구 결과별로 variance가 큰 surrogate marker 개선에 치중하기보다는 이미 입증된 LDL 콜레스테롤과 같은 잣대에 근거하여 여러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설정된 치료 목표치의 달성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번 ENHANCE 연구 결과는 우리와 같은 임상의들이 연구 결과를 분석 및 이해하는 데 있어 범할 수 있는 제한점을 제시해주었다고 생각되며, 그러한 관점에서 오늘의 토론에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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