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중단시 오랜 기간 지나서 암 발생위험 사라져
미국학회 ‘금주’ 권장…술 판매규제 강화 의견도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술의 이득’ 논란
술은 60종류의 진단명을 가진 많은 질병을 유발하는 해로운 물질임이 밝혀졌다. 미국연방 질병관리예방센터(CDC)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의하면 음주(알코올 소모)는 흡연과 비만 다음으로 미국서 세 번째 가는 ‘예방 가능한 사망원인’이다.

최신(2001년도) CDC통계는 음주로 인한 사망자는 약 9만3000명이고, 여기엔 1만2000명 이상의 암 사망자와 1만3674명의 음주운전교통사고가 포함돼 있다(도표 1은 음주관련 ‘만성 질환’일부의 사망원인임).

미국심장학회(AHA)에서 추천하듯이 매일 소량(남자 1~2잔, 여자 1잔) 마시는 술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심장혈관질환의 리스크를 10~15% 줄이며, CDC 데이터에도 연간 약 3만 명의 치명적인 심장병을 예방하는 ‘이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CDC의 알코올연구팀장 닥터 Brewer는 “이 심장병예방데이터는 신빙성이 적으며, 그 이유로 이득을 본 사람은 알코올만이 아니라 육체운동과 체중조절 등 다른 요소도 가미됐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술의 이득’에 비해서 암을 유발하는 ‘술의 폐해’가 더 크다는 사실을 CDC 데이터는 시사해준다. 그래서 현재 미국학회의 일각에서는 ‘금주’를 권장하는 여론이 일고 있으며, 금주장려책으로 담배세처럼 술판매세를 올리고, 술 판매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

한두 잔의 술이 여자의 유방암리스크를 높인다고 해서 여자에게 절대 금주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식이나 파티에서 가끔 마시는 술 한두 잔은 무방하며, 다만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자는 금주해야 하고, 술에 대한 AHA 추천은 심장병의 리스크요소가 있는 남녀에게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닥터 Brewer의 주장이다.

심장병이 미국의 제1의 살인자이고보면, 이를 예방하려는 AHA추천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해로운 술’(夷 또는 毒)로서 이독제독(以毒制毒) 또는 이이제이(以夷制夷)하려는 AHA의 예방법은 결코 건전한 방법이 못될 것이니, 오랑캐(夷. 해로운 술)가 언제 배반해서 암이나 다른 질환을 심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음주중단과 식도암 및 머리와 목 부위 암
‘음주를 중단하면 오랜 시일이 지나서 암 리스크가 사라진다’는 알코올 애호가에게 기쁜 소식도 있다.
음주중단(금주)과 식도암과 ‘머리-목 암’(Head and neck cancer) 리스크의 연관성에 대한 역학연구를 종합 검토한 논문(International J. Cancer. 2007. Sept.)으로 1966~2006년 사이 13개 연구기관이 조사한 내용분석이며, 결과요약은 [도표 2, 3, 4]와 같다.

Odds(가능성 또는 확률)는 문제가 일어날 확률(가능성)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과의 비율이며, Odds ratio(교차비 또는 확률비율. OR이라 약칭)은 두 비교그룹사이의 Odds를 비교한 비율이다.

도표에서 Odds ratio는 음주중단 당시의 암 발생리스크확률(1.0)에 대한, 금주이후(years since cessation)의 리스크확률을 비교한 비율이다.

▲식도암 : 금주 이후 처음 2년간은 암 리스크가 계속 증가했다가 5년째(OR 1.03)부터 감소하여 5~10년엔 OR 0.85이고, 15년 이후엔 아주 감소(OR 0.35)하여 Never drinker(음주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의 OR 0.37과 비슷하게 된다[도표 2와 3].

▲머리-목 암 :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등 Head and neck cancer는 금주이후 5년부터 15년 이내엔 식도암과 달리 뚜렷한 감소가 없으나(OR 1.34~0.83), 16년 이후에 리스크감소가 되며(OR 0.53), 20년 후에야 음주경력이 없는 사람(OR 0.48)과 비슷하게 된다[도표 2와 4].
이렇듯 암에 대한 음주경력의 리스크는 금주 이후에도 장시일 계속되다가 결국 사라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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