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지방 인플루엔자도 전염병 같이 전파
비만 친구 있는 자 비만될 확률 57% 높아
형제자매•배우자보다 친구 영향이 더 커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친구 따라 ‘뚱보’된다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속담은 “사람은 친구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해본다.

“네 친구가 누구인가를 알려다오. 그러면 너의 사람됨을 말해주마”는 서양소설 돈키호테에 나오는 명구(名句)이다.

동양에선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를 선도하기 위해서 세 번 집을 옮겼다는 故事를 알리는, 맹자삼천(孟子三遷)은 너무나 유명하다.

자녀가 나빠지면 어머니는 친구의 bad influence(나쁜 영향)때문이라 한다. 친구의 나쁜 영향은 바로 bad influenza(나쁜 인플루엔자)처럼 전염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비만’이라는 지방-인플루엔자(fat-flue)도 전염병과 다름없이 전파된다는 연구가 나왔기로 소개한다.

친구나 형제자매 중에 비만한 자가 있으면 본인도 비만되기가 십상이라는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NEJM 2007. 7. 26. The Spread of Obesity in a Large Social Network over 32 Years).

연구팀은 보스턴근교에 사는 12,067명을 대상으로 32년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하여, BMI(Body Mass Index) 30이상 되는 비만자의 인간관계와 그들 가족과 친구의 BMI를 조사했다.

추적결과 비만한 친구가 있는 자는 비만친구가 없는 자에 비해서 비만이될 확률은 57%나 높았다. 그런데 형제자매가 비만일 경우는 40%, 그리고 배우자가 비만이면 37%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결과가 나왔다(참조: 도표).

이러한 영향은 특히 성별이 같은 남녀에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같은 성(gender)의 친구는 71%, 자매는 67%, 형제는 44%까지 비만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구서로가 ‘가장 친한 사이’라고 인정하는 친구(도표의 mutual friend)에선, 한쪽이 비만이면 다른 쪽도 비만 될 확률은 171%나 된다.

“같은 날개를 가진 새는 함께 모인다”는 식으로 뚱보끼리 친구되는 일이 있는데 이렇듯 친구 둘다 비만일 경우는, 조사시작 할 때 미리 대상에서 제외시켰음을 알린다.

그리고 친한 친구가 사는 곳이 가깝거나 멀리 떨어졌거나 하는 거리에 상관없이, 마찬가지 영향으로 나타났다.

“친구가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有朋友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공자말씀을 실감하듯, 필자는 다른주에 사는 친구를 자주 만나는데 다행히도 그들은 뚱보가 아니다.

식생활과 생활습성이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형제자매나 배우자보다 친구영향이 더 크다는 것과, 영향을 미치는 친구가 반드시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비추어보아, 친한 친구가 뚱보이기 때문에 비만에 대한 저항감이 사라져서 비만경향이 생긴다는 것이 연구자의 해석이다.

이 연구는 유전자나 환경적요소보다 친구라는 사회적인 연결이 비만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친구 따라 뚱보 된다는 말이다.

뚱보 처벌법

비흡연자와 체중과다 아닌 사람에게 요금할인 혜택을 주는 생명보험은 더러 있다.
그런데 근래엔 비만한 종업원에게 “노력해서 뚱보에서 벗어나든지, 아니면 뚱보 대가를 지불하라”는, 말하자면 비만자에게 과태료를 물게 하는 ‘뚱보 처벌법’이 등장했다.

인디아나주에 소재한 병원연합체인 Clarian Health Partner는 3개 분야(*주)의 건강지수가 나쁜 종업원에 대해서, 2주마다 1분야에 10달러씩(3분야면 30달러) 과태료를 2009년도부터 부과할 계획을 세웠다. 이 금전처벌법으로 종업원에게 정상체중 등을 유지하는 노력을 강요하려는 것이다.

< * 3분야 나쁜 건강지수는 다음과 같다 :
△ 신체질량지수(BMI) : 30.0 또는 그 이상. △ 혈압 : 140/90 이상. △ LDL콜레스테롤 : 130 이상. >

이러한 종업원 처벌법에 대해서 고용주 측은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 부득이하다”고 말한다.

United Healthcare 라는 미국의료보험회사는 최근(2007년 8월)에 연간 본인 부담 진료비 5천 달러라는 ‘공제액 높은’ 의료보험을 시작했으며, 이 프로그램에서 비만과 흡연자가 아닌 종업원에겐 공제액을 1천 달러로 크게 감액해주기로 했다.

아칸소주의 B시에서는 종업원에게 연간 본인 진료비 부담 2천5백 달러의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있는 터에, 정상체중의 종업원에겐 본인부담을 5백 달러로 감액해주고 있다.
그래서 여러모로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B시 관리자는 말하며, “동료들 생일파티에서 사탕발림 케이크나 캔디가 사라지고 과일을 즐기게 됐다”고 한다.

여기대한 비판자 말인 즉 “경찰국가의 의료제도를 흉내 낸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종업원 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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