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간암발생, 백인에 비해 동양인 발생률 3배

유럽·미국·일본에선 HCV항체 양성이 다수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간염과 간암

최근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誌(CDC저널 2007. 3. 16)에 의하면 A형, B형, C형 간염예방에 대 성공하여 3가지 간염발생률이 크게 감소했다(다음 장에 요약함).

특히 앞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간암(Hepato-cellular carcinoma, HCC라 약칭)은 미국서 드문 암인데도 근래 아시안 이민의 급증과 더불어 지난 30년간 미국서 가장 증가한 암이고 보면, 간암의 주된 원인이라 할 HBV(간염B바이러스)와 HCV(간염C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의 예방성공은 감암퇴치에 희망을 주고 있다.

세계의 암발생률 순위에서 간암은 제6위이나 극히 나쁜 예후 때문에 사망률은 제3위며, 간암환자 총수의 82%는 후진국과 중국(55%)이 차지하며, 선진국 일본과 한국서의 발생률도 높다. 그리고 어찌된 셈인지 한국의 간암발생률이 중국을 앞서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도표 1].

미국의 간암 발생은 인구 10만 당 남자 8.2명과 여자 3.0명이고, 암 전체(남자 562.1과 여자 415.3)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나, 백인(남 7.2명, 여 2.7명)에 비해 아시안 발생률(남 22.1명, 여 8.3명)이 근 3배나 된다.

[도표 1] 세계 간암 발생률

- 출처: CA Cancer J Clin. 2005-55(2) -
< 보건복지부(2005. 6)발표의 2001년도 한국 간암발생률(10만당) 현황은 남자 42.7과 여자 14.2임. >

간암의 95%는 HBV와 HCV간염에 기인하고, 현재 미국의 만성간염환자는 B-간염 125만명과 C-간염 3백만명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한국 등 동남아에선 간염B바이러스-항원양성(HBsAg+)의 간암이 다수인데 비해,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은 HCV항체(anti-HCV)양성이 많다[도표 2]. 그리고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의 많은 간암은 aflatoxin 노출에 의해 유발되고 있다.

HBV감염은 생후 시작해서 어릴 때 주로 감염되고, 백신예방이 가능함으로서 간암예방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주로 성인에 발생하는 HCV에 대한 백신은 없음으로 HCV간염예방은 전적으로 보건교육에 의지하고 있는 터다.

▲대만 아동현황 : 대만에서 전국적으로 HBV백신접종을 실시한 1984년부터 아동의 간암 발생 변동에 대해 대대적으로 추적조사한 연구가 있다(NEJM 1997. 6. 26).

전체 백신프로그램 착수 이전(1984년 이전)엔 아동의 10%가 HBsAg양성이었으나, 10년 이후엔 1%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6~14세 아동의 간암발생률은 1981~1986년의 0.7(10만 당)로 부터 1990~ 1994년엔 0.36으로 약 50% 떨어졌다. 특히 6~9세 아동에서는 1974~1984년 사이에 출생한 아동의 간암발생률 0.52에 비해, 1984~86년 출생아동은 0.13으로 4배나 줄어들었다.

[도표 2] 각국 간암의 HBV와 HCV 비율

< 제퍼슨의대 한혜원 교수가 제공한 오래전의 통계임. 미국통계는 일부지역에 국한되어 신방성이 적다고 사료됨. >

대만은 HBV백신 보급 결과 10년(1984~1994년)사이에 이와 같이 아동의 간염과 간암예방에 대성공을 이루게 되었다.

대만아동에겐 HCV감염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 간암은 100%가 HBsAg양성으로 밝혀졌음을 참고로 알린다. 그리고 대만의 성인간암은 70~80%가 HBsAg양성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anti-HCV양성이라고 한다.

▲일본 성인현황 : 성인의 간염과 간암(HCC)에 대한 광범한 연구조사는 일본에서 잘 이루어졌으며, 일본후생노동성에서 5개년 계획으로 2002년 4월부터 전국적으로 각 지역에서 ‘간염바이러스검진’을 ‘HBV검진’과 ‘HCV검진’으로 구분해서 각각 실시중이다. 여기에 착수한지 2년간의 검진성과를 살펴본다(참조: 일본의사회잡지 2005. 7. 1).

검진대상은 검진착수 당시(2002년) 35세 이상 70세까지의 지역주민으로서, 본인의 원에 따라 실시기간(5년) 중 한번 검진기회를 갖게 된다. 이외에도 간염바이러스 감염의 리스크가 높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원하면 검사받을 수 있게 했다.

2년간(2002~2003년)에 걸쳐 HBV검진과 HCV검진을 받은 수검자수와 그중 감염자수(괄호 내는 감염%)는 다음과 같다.

HBV: 검진자 377만2천명. 감염자수 4만7천명(1.3%)

HCV: 검진자 375만4천명. 감염자수 5만5천명(1.5%)

2002년도 일본의 간암사망자수는 3만4637명으로 폐암(5만6405명)과 위암(4만9213명)에 이어 암 사망 제3위이다.

[도표 3] 원인별로 본 일본간암의 사망률 변동

인구 10만당. - 출처: 일본 간암연구회 -

일본간암의 원인별로 본 간암사망자수(인구10만 당)의 연도별 변동은 [도표 3]과 같다. B형(HBsAg+)간암의 사망률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증감없이 지속되고[도표 3의 맨 아래부위], B형 아닌 C형(Anti-HCV+)간암과 ‘Non-B Non-C’간암의 증가 때문에 사망자수가 증가했음을 도표에서 알린다.

특히 HCV감염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게 된 1992년도 이후의 증례를 보면, 종전(1992년도 이전)에 Non-B형 간암이라 진단된 그룹의 90%이상이 C형 간암으로 판명되었다.

HBV백신 보급으로 B형 간염이 퇴치됨에 따라 B형 간암사망은 증가 없이 평행선을 지속하는 반면, C형 간암 사망이 증가하고 있어, 2001년 현재 전체간암 사망자 중 C형 간암이 2/3(약75%)나 되고, 나머지는 [도표 3]에서 보듯 B형 간암과 Non-B Non-C간암이 차지하고 있다.

HBV백신접종과 철저한 보건교육으로 감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현재의 만성 B형 간염과 C형 간염환자도 조기발견 조기치료 함으로써 간암 사망 감소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일본의 거국적인 간염바이러스검진이 간염과 간암 예방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한국은 1989~1994년 사이 HBsAg(+)는 68.8~76.0%이고, anti-HCV(+)는 3.2~9.8%로 나타나 B형 간암이 압도적이다(1998년도 한국암센터의 통계).

간암에서 이러한 한·일 간의 양적(발생) 질적(원인) 큰 차이점은 간염 및 간암대책과도 관련되리라 보며, 여기에 대한 한국학계의 분석연구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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