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결핍시 노화 직결-심혈관질환 유병률 2배 높아
1주 제형 ‘Declage’ 입자 줄이고 안전성 6주 이상으로 개선

▲ 김성운 교수
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 성장호르몬이란 무엇인가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前葉)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름에서 뜻하듯이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소아의 왜소증에서 키를 자라게 하기 위하여 이미 성장을 주관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었던 호르몬을 유전공학기법을 이용하여 1985년에 당뇨병에서 혈당강하를 목적으로 하는 인슐린에 이어서 두 번째로 개발된 유전공학 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은 맥박 치듯 분비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소아에서는 성장에 대한 효과를 전적으로 나타내고, 성장이 완료된 성인에서는 체 구성성분인 지방의 감소와 근육의 증가를 나타내며,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등 노화의 현상을 반전시키는 호르몬이다.

■ 성장호르몬의 분비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밤에 왕성하게 일어나는데 보통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는 하루에 9~10회 정도의 성장호르몬 분출이 일어나며 맥박 치듯 분비된다. 그러나 노인이 될수록 이러한 성장호르몬의 맥박 분비가 없어지고 결국은 분비결함과 함께 성장호르몬의 결핍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혈액에서 측정하는 것은 하루 중 아무 때나 하여서는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맥박 치듯 나오는 성장호르몬이 만약 나오지 않을 때 측정되었다면 제로(0)에 가깝고 맥박분비 도중에 측정되었다면 높은 농도로 측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혈액 속의 성장호르몬이 설사 0이 나왔더라도 결핍이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 성장호르몬 치료의 금기사항

진단할 때에 유의할 점은 성장호르몬의 보충요법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현재 암이라고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환자 △뇌압이 증가한 환자, 그리고 △진행성 당뇨병성 망막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꼭 안저검사를 하거나 망막사진을 찍어서 이러한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검사를 시작하여야 한다.

■ 노화에서 성장호르몬 임상 효과

임상적으로 성장호르몬의 결핍증에 성장호르몬의 보충요법을 시행하여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심혈관계 사망률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성인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발생한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은 40년 간의 추적관찰에서 정상인의 2배가 됨을 알 수 있는데, 성장호르몬의 보충요법으로 정상인의 심혈관계 사망률과 같게 된다. 노인의 모습과 같은 성인의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진 증세는 지방의 침착인데 전체 지방량은 나이, 키, 체중을 고려한 정상 대조군과 비교하여 약 7% 정도 증가되어 있다고 보고하였다. 증가한 지방들에 대한 부위별 특성은 대부분 CT나 MRI로 측정할 때 중심성 비만증인 복부지방의 현저한 증가로 판명되었다. 중심성 비만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과 유병률 등을 증가시키는 성인병의 위험인자로 간주되었다. 성인의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의 보충요법을 6개월에서 1년 간 실시하고 얻은 결과를 보면, 지방 중량이 4~6kg 정도 감소되었다고 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에서는 총 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 ; TC),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 ; TG), 저비중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holesterol ; LDL-C), 아포리포프로테인 B(apolipoprotein B ; ApoB) 등의 지방질과 지단백질의 증가가 있고, 고비중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holesterol ; HDL-C)는 감소되어 있다. 평균 6개월의 성장호르몬을 치료한 후 지방질과 지단백질의 변화를 보면 성장호르몬을 0.25IU/kg week(12.5μg/kg/day)의 용량으로 보충하여서 TC, LDL-C, ApoB 등은 감소하였으나 TG, ApoA 등은 변화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가 정상인에 비하여 여명(life expectancy)도 감소하고, 심혈관계 질환의 유병률도 2배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스웨덴의 연구에서 보면 344명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가 정상인에 비하여 평균 치사율(standardized mortality ratio; SMR)이 1.74배나 높다고 보고하였다. 이것에 관여되는 인자로서 뇌졸중(SMR=3.39) 그리고 여성(SMR=4.91)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결론지었다.

따라서 장기간의 성인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미성숙 동맥경화증(pre-mature atherosclerosis)을 잘 일으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환자들은 높은 제지방중량(BMI(kg/ m2);bodymassindex), 증가된 혈장 트리글리세라이드, PAI-1(plasminogen activator inhib itor-1), 피브리노젠, 그리고 낮은 고비중 지단백질(HDL-cholesterol)을 보였다. 더욱이 고혈압의 빈도도 높았는데 아마도 동맥의 혈압에 대한 순응도의 감소와 더불어 관상동맥의 초음파 검사에서 동맥의 내막-중막의 비후(intima-medial thickening), 내막의 죽상반 등이 원인이 되어 치사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20년 간이나 지속된 환자의 심장기능은 감소되어 있는데, 이 환자에서 심실의 확장, 심실벽두께의 감소, 심근다발의 감소 등을 보이고 있었다. 3개월 간의 성장호르몬 치료 후에는 확장된 심실직경의 감소, 심근벽두께의 증가, 좌심실 구혈률(ejection fraction)의 증가 등을 보여서 감소한 심장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도플러 심초음파 검사로 확인한 성장호르몬의 심장에 대한 단기효과는 좌심실근 부피의 증가(18%), 심장의 1회 박출량(stroke volume)의 증가(28%), 전체 심박출량(cardiac output)의 증가(43%), 그리고 말초 혈관 저항의 감소 등이었다. 성장호르몬의 심장에 대한 장기효과에 대한 결과는 아직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Ovid를 포함한 3개의 임상논문 데이터베이스에서 growth hormone, trial, human이라는 주제어로 검색하여 randomized, blinded, 그리고 placebo-controlled라는 단어가 포함된 임상논문을 색출하였다. 결과를 보면 37개의 논문이 검색되었으며 17세 이상의 성장호르몬 결핍증환자를 대상으로 자극검사 후 성장호르몬의 최고값이 5ng/mL이하로 정의하였다. 대상 환자의 수는 측정한 검사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190/191명의 성장호르몬 결핍증 군/대조군에서 473/474명까지 다양하였다. 환자의 수는 임상연구라는 면에서는 적을지 모르나 질적인 면에서는 충분한 증거로 간주된다.

결과를 보면 성장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한 후, 제 지방중량은 증가하고, 전체적인 지방량은 감소하였으며, 총 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은 감소한 반면,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체질량지수 등은 변화가 없었다. 특히 이완기 혈압의 감소가 있었으며, 인슐린과 혈당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1주 제형 ‘Declage™’의 효과

성장호르몬은 처음에 말의 성장호르몬을 추출하여서 사용하였다. 이후 양이 적은 관계로 또한 효능성의 문제로 죽은 사람의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을 추출하여 사용하였으나 크로이츠휄드-야곱병의 발생으로 이 또한 문제가 되었다. 1985년 이후 유전공학 기법으로 안전한 인간 성장호르몬을 대량 생산하게 되어서 현재는 안전한 성장호르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주사제로 밖에는 사용할 수 없는 현실에서 아직은 뿌리거나 먹는 성장호르몬의 개발이 요원한 가운데, 한 달에 한번 맞는 성장호르몬이 개발되었으나 사용한 폴리머의 부작용으로 상용화 도중에 퇴출되었다. 개선을 거듭하여서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일주일 형 성장호르몬이 개발되었으며 이의 임상성적을 보고하는 바이다.

성장호르몬의 결핍은 그대로 혈관의 노화로 직결되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폭발적으로 느는 현실에서 혈관의 건강을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개발되었던 한 달에 한번 맞는 데포형 성장호르몬은 주사 부위의 발적과 종창, 그리고 매일 맞는 성장호르몬과 동등한 효과를 보기 위하여 2~2.5배의 용량을 필요로 하는 등 제약점이 많아서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Declage’는 기존 한 달 제형의 단점을 보완하여 입자의 크기를 1/10로 줄여서 5μg으로 만들었고, 특히 입자의 안정성(bioavalability)을 6주 이상으로 하는 등 개선을 거듭하여서 가는 바늘을 사용하여 주사할 수 있었고, 오래가는 안정성도 확보하였다. 또한 주사 직후에 급격히 혈중 농도를 올리는 BURST 효과를 없앤 것 또한 특징으로 제품의 안정성을 더 하였다.

Declage는 1상 임상시험을 영국에서, 2상을 스페인에서 하였으며, 국내에서 세계 처음으로 3상 임상시험을 수행하였다. 7개 기관에서 7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은 위약대조군을, 나머지 6개월은 오픈하여 치료약을 모두 투여하여서 2005년 8월에 임상시험을 종결하고 임상 결과를 식약청에 보고하고 허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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