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2년째 암 사망자 감소

1971년 닉슨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당시 암은 심장병 다음가는 미국의 제2살인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1999년부터 85세 미만의 미국인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심장병보다 앞서게 되었다[도표 1의 왼편 참조].


85세 이상에서는 [도표 1의 오른편]에서 보듯 2003년도 심장병사망률이 암의 약3배가 되어, 결과적으로 85세 이상을 합친 전체 심장병사망률은 암보다 높다[도표 2 참조].


최근 미국암학회는 몇 년 이내로 암이 심장병을 앞서 사망률 첫째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 미국언론은 “암이 심장병을 물리치고 제1 살인자가 되고 있다”고 대서특필함으로서, ‘암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하고 있는 줄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암과 심장병은 서로 발생기전과 예방치료효과에 큰 차이가 있어 심장병감소가 더욱 급속도로 성취됐기 때문이며, 결코 정부와 학계가 주도하는 암 퇴치노력이 부족한 탓은 아니다<참조: 의학신문 2005년 4월 7일자 필자의 글 ‘심장병이 줄어들고 암이 앞서다’>.


NIC(미국암연구소)의 데이터에 의하면 암 자체의 사망률은 1991년 이래 매년 꾸준히 줄어들어 2004까지(*주: 확인된 최신통계는 2004년까지임) 남녀합해 13.6% 감소되었고, 최근(2002~04)엔 매년 남자 2.6%와 여자 1.8% 씩 하강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고령사회에서 암의 총 사망자수(사망률과 다름)는 증가했었는데, 2003년도부터는 사망자수도 줄어들기 시작했다[도표 3 참조]. 즉 2003년도는 전년도 보다 368명이 줄고, 2004년도엔 3,014명이나 더 줄어서 2년째 연속감소에 접어들었다.


1930년대에 ‘국가 암 통계기록’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감소현상이라, 드디어 암 정복에 서광이 비친 것이다. 그리하여 악성종양(암)도 노년기의 다른 여러 퇴행성질환처럼 ‘양성 만성병’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07년 1월 17일 미국암학회(ACS)에서 ‘암 사망자의 감소’라는 역사적인 뉴스 발표와 때를 같이하여 부시대통령은 국립보건원(NIH)을 방문시찰하고서, 이 기쁜 소식을 “NIH가 주도한 연구의 결실”이라고 치하했다.


NIH소장은 “이 사실로 해서 현대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다”고 말하여, 한때 불치병이라 여겼던 암의 정복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 일본 암사망자 현황

한국과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암 사망자와 그들의 퇴치추진현황을 살펴본다.
2005년도 일본의 암 사망자수는 32만5941명으로, 총사망자 108만 명의 약 1/3이 암으로 사망했다.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하면 암 환자수와 사망률이 계속증가 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여기대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1980년 이전까지 일본의 3대질환의 사망률 서열은 첫째 뇌혈관질환(뇌졸중)이고, 둘째가 암이며, 셋째가 심장병이었으나, 1981년도부터 암이 사망원인 제 1위가 되어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도표 4 참조].


한 가지 특징은 일본의 혈관질환 중 서구형이라 볼 수 있는 심장병이 동양형의 뇌졸중을 앞서 사망원인 제2위로 부상했으니, 서구적인 생활습성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암에서도 위암과 자궁암의 사망률이 크게 감소됐으나, 서구형인 대장암과 유방암의 증가 때문에 암 사망률은 계속 상승세를 보인다고 했다.


일본은 이렇듯 암의 양적 질적 변화에 대응해서 2004년에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합동해서 새로운 ‘암 대책 10개년 종합작전’을 수립한바 있다.


여기서 “암의 발생률과 사망률격감을 향해서”라는 기치아래 ‘암 연구의 추진’ ‘암 예방의 추진’ ‘암 의료의 향상과 이를 위한 사회 환경정비’라는 3대 목표를 설치하고, 그 실천을 위한 정부예산도 대폭 증액했다.


[도표 5]에서 보듯 ‘암 퇴치작전’을 위한 2006년도 예산액은 160.9억 엔(*주: 1억 엔은 약 1백만 달러이며, 303억 엔은 약 3억300만 달러)으로, 2003년도(54.1억 엔)에 비해 3배나 증가됐다. 그리고 2007년도 예산은 2006년도의 2배나 되는 303억 엔을 책정했다고 전한다.


증가된 2007년도 예산 303억 엔의 사용용도별 액수는 △암 예방과 조기발견추진: 51억 엔 △암 진료에 있어 의료수준균점의 촉진 및 정보수집제공체제의 정비: 147억 엔 △암의 재택요양과 완화 케어의 충실: 9억 엔 △암에 관한 연구추진 및 의료기술의 개발증진: 96억 엔이다.


이와 같은 예산액 ‘급격 증가’가 암 사망률의 ‘급격 감소’를 위한 첩경, 즉 가장 빠른 길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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