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물의 작용기전

약물의 작용기전은 약물 연구에 있어 기본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비록 약물에 대한 지식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개념은 설명이 가능하다. 약물의 기본적인 작용에는 3가지가 있다: 체내에 부족한 화학물질을 대체하는 약물, 세포의 기능을 방해하는 약물, 침입한 미생물이나 비정상적인 세포에 대해 작용하는 약물이 그것이다.

작용과 효과: 약물의 ‘작용’은 그 ‘효과’와는 다르다. 많은 약물이 효소, 세포막, 기타 세포 구성성분과 결합함으로써 그 효과를 나타낸다고 추정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세포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그에 따라 화학적, 생리학적인 일련의 변화가 시작된다. 초기 상호작용은 약물의 ‘작용’이고, 그로인해 나타나는 결과는 약물의 ‘효과’이다.

약물구조와 활성: 약물의 작용은 약물 분자의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매우 흔하게 약간의 분자구조를 변형시킴으로써 약물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약물 구조에 대한 연구 결과 많은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었다. 이와 같이 새로운 약물은 생리학적인 역할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기초로 개발된 신약이 많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상이한 화합물이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로부터 약물의 작용기전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수용체(작용부위): 수용체란 약물이 세포와 작용할 때 매개체가 되며, 그 세포막 표면에 존재하는 ‘부분’을 말한다. 그러나 수용체는 반드시 세포 표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세포 내부의 구성성분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

수용체는 3차원적인 구조를 가지며, 구조가 복잡하고, 그 표면은 전기를 띠고 있다고 추정된다. 어떤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약물 분자의 구조는 수용체의 구조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된다(즉, 수용체와 약물 분자는 자물쇠와 열쇠의 관계와 같다).

이러한 개념으로 특정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약물은 따로 있음(특이성이라 함)을 설명할 수 있다. 약물이 효과를 나타낼 때 수용체와 가장 먼저 상호작용을 하고, 이어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작용부위: 어떤 약물은 특정 세포, 조직 또는 기관에만 작용하며 그 효과가 국소적이다. 다른 약물은 신체 대부분의 세포에 작용한다. 약물이 국소작용을 나타내는 것은 선택적인 분포가 일어나기 때문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다. 약물은 세포 외, 세포표면 또는 세포내에서 작용할 수 있다. 약물은 다른 물질의 작용을 촉진하거나 방해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작용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트로핀은 신경 접합부에서아세틸콜린과 경쟁함으로써 자율신경의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 부교감신경의 자극이 차단되는 것이다. 네오스티그민은 신경 접합부에서 콜린에스터레이즈(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의 파괴를 막는다.

약물은 직접적으로 세포에 작용할 수도 있다. 혈압은 혈관 평활근을 억제함으로써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다.

약물의 작용기전

(1) 약물의 물리화학적 성질에 의해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이다.


제산제 - 위벽을 도포하여 위산에 의한 자극으로부터 보호
삼투성 이뇨제 - 삼투압 차를 일으켜 수분이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함
완화제 - 장내 이온농도를 증가시켜 삼투압 효과로 장내로 물을 끌어들임으로써 효과를 나타낸다(magnesium sulphate).

일부 해독제 중에는 화학 독성물질과 결합하여 약리학적으로 활성이 없는 복합체를 형성시킴으로써 독성물질을 불활성화 시킨다.

(2) 항생제와 일부 화학요법제는 선택적인 독성을 나타낸다.

감염성 질환의 원인은 미생물의 침투이다. 다행히도 미생물과 숙주세포는 달라서, 이들 약물은 미생물에 대해서는 치명적이나 숙주세포에는 해를 미치지 않는다. 미생물의 효소계나 구성성분을 방해하는 것이 주된 작용이다.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에 대한 선택적인 작용을 가진 약물은 악성종양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이들 약물은 일반적으로 세포독성 약물이라 불린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은 암세포와 정상적인 세포를 모두 공격한다. 따라서 이러한 독성 때문에 사용이 제한된다.

이들 약물은 3가지 그룹으로 분류된다.
(a)alkylating agent: 세포의 핵단백질을 공격하는 약물
(b)antimetabolite: 정상 생리기능에 필요한 물질과 구조가 근사한 물질로서 필수대사물의 이용을 방해하는 작용

을 하는 약물
(c)chromosome inhibitor: 세포분열시 염색체의 이동을 억제하는 약물

세포 분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약물은 독성이 있으며 많은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정상적인 생리에 있어 중요한 물질이 결핍되거나 부족하여 일어나는 병리학적 상태가 많다. 소화관의 흡수불량이나 영양이 결핍된 음식을 섭취함으로 인해 철분이나 비타민의 결핍이 생기면 심각한 병적 상태가 발생될 수 있다.

(3) 방사성 물질

라듐(radium)과 방사성 동위원소는 방사선 치료목적으로 방사선의 source로 사용되거나, 진단 목적으로 방사성 미량원소로 사용된다. 방사성 물질로부터 방출되는 방사선에는 a입자(a-선), b입자(b-선), g입자(g-선)의 3가지 종류가 있다.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은 하나 이상의 방사선을 방출한다.

방사성 물질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과정은 분해의 일종이며 안정한 형태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된다. 또한 라듐과 같이 천연에 존재하는 방사성 원소이외에, 요오드나 인과 같은 안정한 원소를 핵반응기내에서 충돌시켜 방사활성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방사성 동위원소는 활성을 나타내는 시간(주로 반감기를 사용)이 비교적 짧다는 점에서 라듐과 다르다. 동위원소의 반감기는 방사활성이 반으로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방사활성을 갖는 요오드(radio-iodide)는 갑상선 질환을 진단하고 갑상성 중독증, 갑상선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방사활성을 갖는 인(radio-phosphate)은 골수, 간, 비장과 같이 증식이 활발히 일어나는 조직에 침투하므로 혈액을 만드는 계통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모든 방사성 물질은 매우 위험하므로 이 물질의 생산과 취급, 저장은 엄격하게 조절되어야 한다.

(4) 세포막에 존재하는 특이적인 단백질 분자와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

이 단백질을 수용체라 하는데, 정상적으로 체내의 내인성 화학물질에 반응한다. 내인성 화학물질은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이 될 수 있다.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반응을 일으키는 약물: 작용약(agonist), 반면 수용체와 결합은하지만 활성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약물을 길항약(antagonist)라 한다. 길항약은 수용체에 작용하는 내인성 물질(예: 신경전달물질)이 수용체와 결합할 확률을 저하시켜, 그 작용을 감소 또는 차단한다.
예: 잔탁(위십이지장궤양 치료제, ranitidine)

잔탁은 위산분비에 관여하는 수용체중의 하나(H2 수용체라 함)와 결합하여

위산분비를 억제하므로 길항제이다(실제, H2 수용체 길항제라 부른다).

약물-수용체 결합: 약물이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려면, 약물과 수용체간에는 열쇠와 자물쇠처럼 맞아 떨어져야 하며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상호보완성이 크면 클수록 수용체에 대한 약물의 친밀성(친화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렇게 한 약물이 그 구조에 따라 특정한 수용체에 결합하는 능력을 특이성이라 한다. 사실은 한가지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특이적인 약물은 없고, 다른 수용체에 비해 특정 수용체에 보다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 있을 뿐이다.

약물 구조와 약물의 활성: 약물 작용은 약물 분자의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약물 분자의 아주 작은 일부분을 변화시킴으로써 약물 성질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약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찬가지로, 생리작용이 알려진 물질을 바탕으로 그와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합성하여 약물로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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