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계·흑인 발병률 높고, 코카서스 백인 발병률 낮아
하루 15g이상 유당섭취 여성, 난소암 발생 2배 높아

▲ 정재원 박사
-정식품 명예회장
-의학박사 전문의

▲속발성 유당분해효소 결핍증(Secondary lactase defi ciency)= 장내 점막이 손상을 입어 유당의 흡수불량으로 설사가 유발되는데, 특히 아기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감염, 글루텐 민감성 장염(celiac sprue), 약물유발 장염, 과민성 대장 등이 유당분해효소를 함유하고 있는 상피세포를 손상, 탈락시키게 되면 손상부위는 다른 상피세포로 대치된다. 유당분해효소는 성숙한 상피세포에만 존재하는데 새로운 상피세포는 미성숙하기 때문에 유당분해효소의 결핍과 유당 흡수불량을 초래하게 된다.

■ 얼마나 많은 성인들이 유당 불내증일까

유당 불내증은 나라와 민족마다 발병률이 차이가 있는데, 코카서스 백인들은 발병률이 낮고, 동양계·흑인·에스키모인들은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일반적으로 아동보다는 성인들의 경우 발생률이 높다. 국가별 유당 불내증 유병률을 살펴보면, 캐나다의 경우 인디언은 63~100%이지만, 비인디언은 6~53%로 낮으며, 미국에서 백인은 15%이지만 동양계와 흑인은 높다. 동양 쪽에서 한국은 75%, 싱가포르와 일본은 거의 모든 성인들이 유당불내증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호주의 경우에도 아시아계는 95%로 발병률이 높지만, 코카서스인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도표 1]

[도표 1] 어른에게서 유당 흡수부전증의 유병률

국 가

대 상 자

유 병 률(%)

증 상(%)

캐 나 다

인디안, 14-24 세

63~100

68

비 인디안, 15 ~ 39세

6 ~ 53

에스키모, 12~ 20세

64~100

미 국

흑인, 17-53세

100

83

앵글로 미국인, 18~82세

15

76

동양인, 23-38세

100

95

코카서스인, 18~59세

10

10

이탈리아

정상성인, 16-73세

62

64

한 국

정상인, 17-83세

75

일 본

정상인, 15-64세

100

17

싱가포르

정상인, 15~42세

100

태 국

성인

100

85

호 주

아시아계 학생

코카서스인

95

17

95

17

인 도

성인남자, 14 ~ 34세

73

16

프 랑 스

16-54세

80

80

브 라 질

18-36세

86

85

독 일

성인, 20세

15

Scrimshaw NS, Murray EB. Am J Clin Nutr. 1988 Oct;48(4 Suppl):1079-159

■ 유당 및 유당불내증은 우리 몸에 어떠한 문제 일으키나

유당은 유당분해 효소인 락타아제의 결핍으로 인하여 소화되지 못한 채 원형 그대로 대장으로 이동되기 때문에 장내 삼투압을 높여 삼투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대장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어 수소, 이산화탄소 및 단쇄 지방산 등의 부산물을 생성한다. 이러한 부산물은 장내 염증과 더불어 삽투압 차이 등과 활성산소(free radical)와 더불어 설사증상을 유발한다. 우유나 유가공품을 많이 섭취하여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받으려고 하는 유아, 아동 및 청소년들의 경우 유당 불내증이 있다면 설사로 인하여 체내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유당 불내증이 있을 경우 우유를 식이에서 제거하고 유당이 함유되지 않은 다른 식품을 통하여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당 불내증에 대한 위험도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유나 유제품 섭취가 암 발생률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어 주목된다.

여러 국가별 우유 및 유제품 소비량과 암 사망률과의 상관관계를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우유나 유제품 소비량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도표 2, 3].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1975년대에는 우유의 소비량과 암 발생률이 낮았다. 그러나 1980년대와 1995년대를 거쳐 오면서 식탁이 서구화되고, 1975년대에 비하여 우유 소비량이 약 10배, 암 발생률도 10배 정도 증가하였다[도표 4]. 일본과 미국도 유제품 섭취량 증가에 따라 암 발생률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도표 5].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유당 불내증을 가진 인구집단의 경우, 유당을 잘 소화하지 못하여 대장에서 과량으로 생성된 수소, 이산화탄소, 단쇄 지방산이 암 발생의 원인물질로 작용할 것이라는 가설이 제시되기도 했다. 즉, 유당이 소화되지 못해 대장에 도달하면 대장 미생물에 의해 수소가스 등이 발생하는데 이 수소가스가 혈액으로 유입되어 혈액의 수소(H2) 농도인 pH를 교란시켜 활성산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도표 2] 유당 섭취 전과 후의 지질산화물 및 소변과 백혈구의 8-OHdG변화

[도표 3] 우리나라의 우유 소비량과 암 발생률(1975-1997년)

[도표 4] 우리나라 암 발생률과 우유 섭취량(1999~2001년)

연도

암 발생률(명/10만 명)

우유 섭취량(kg/1인)

1999

197.2

58.9

2000

193.3

59.6

2001

209.2

63.9

[도표 5] 일본(왼쪽, 1960-1995)과 미국(오른쪽, 1930-1990)의 우유 소비량과 암사망률

이처럼 유당섭취와 암 발생간에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유당에 관한 흥미로운 임상연구결과가 있다(2003). 즉, 유당불내증 대학생 10명을 대상으로 5명은 유당 50g, 나머지는 포도당 25g과 갈락토오스 25g을 5일간 섭취하도록 한 후 과산화 지표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유당 섭취군의 경우 지질 산화물(MDA) 농도가 높아져 있었으며, 소변과 백혈구에 존재하는 8-OHdG의 양이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를 각각 25g씩 섭취한 군보다 높아 우유 속에 유당이 발효될 때 발생되는 수소(H2), 이산화탄소(CO2), 단쇄 지방산(SCFA)이 체내 산화 스트레스 유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스웨덴 카로린스카 의과대학의 수산나 라르손 박사는 미국의 ‘임상영양학 저널(2004)’ 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6만1084명의 여성(38~76세)을 대상으로 평균 13.5년에 걸쳐 우유, 요구르트, 치즈, 버터 섭취량과 난소암 관계를 조사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하루 15g이상 유당섭취(우유 1~2잔)를 하는 사람은 하루 2.5g 미만 유당을 섭취하는 여성보다 난소암 발생위험이 2배 정도 높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여성의 경우 칼슘 보강 등의 이유로 우유나 유제품 섭취가 높음을 감안할 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상기와 같이 유당불내증은 단순히 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설사, 복부 불쾌감 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활성산소와 암발생 등의 건강상의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유당불내증 검사에서도 91%가 유당불내증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과반수 이상이 골다공증, 폐경 장애 등의 위험 때문에 우유를 섭취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국민은 본인이 유당불내증 소인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전혀 모른채 우유 및 유제품을 섭취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보건차원에서도 유당불내증 검사는 국민의 일반 건강검진 항목에 편입을 시켜 국민 모두가 본인이 유당불내증 소인을 지니고 있는 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에 따른 유당 음식을 피하는 식생활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최근에는 체내의 유당불내증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수소이온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수소이온 측정기가 개발 되었으며, 또한 혈중 활성산소의 농도를 측정하는 활성 산소 측정기도 개발되어 과거보다 편리하게 측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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