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정책 성공 후 방심은 금물

예방프로그램 재착수 않을시 770만명 감염
저항성환자 증가 … 2차 치료제 확보 시급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없애는 일 과제로 남아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성공한 태국의 에이즈정책

동양의 섹스산업왕국이며, 한때 섹스관광지로 잘 알려진 태국은 1984년 첫 HIV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급속히 유행하여 1백만 명 이상의 HIV감염자와 4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에이즈가 대유행했던 1990년대엔 인구의 2%이상이 HIV감염되어 태국인 50인 중 1명 이상이 감염자였으며, 그 후 태국정부의 예방노력이 크게 주효하여 최근(2005년 말) 감염률이 1.4%로 하락했다[도표 1].

감염근원은 대다수(80%)가 섹스산업으로 인한 남녀성교이고, 남녀비율은 약 3대1이며, 임산부감염은 1995년도 절정기엔 2.35%였으나 2003년엔 1.18%이다.

태국의 감염률이 떨어진 데는 정부주도 하에 에이즈위험성을 호소하는 예방교육실시와 감염자를 차별하지 않는 사회운동을 강력히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국은 개발도상국가로서 브라질<*주: 의학신문 필자시리즈 ‘지구상의 HIV/AIDS’ -10번(2005. 10. 20)> 다음으로 에이즈예방성과를 올린 나라로서 국제적 평가를 받아왔다.

[도표 1] 태국의 HIV/AIDS 현황(2005년도 추정)

HIV 감염자 총수

남자(15세 이상) -------> 56만명

여자(15세 이상) -------> 22만명

아동(0~15세) ---------> 1만6000명

성인의 HIV 감염비율 --------> 1.4%

에이즈 사망자 -------------> 2만1000명

WHO 보고서는 태국의 성공적인 HIV 예방프로그램결과 1991년도에 14만3000명을 기록했던 새 감염(발생)수를 2003년엔 1만9000명으로 줄이게 되어, 브라질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칭찬한바 있다.

태국은 HIV감염예방만이 아니라 환자에게 값싼 ARV(anti retro-viral treatment)약물치료 혜택 제공을 하는데 있어서도 개척자역할을 해왔다.

2000년도부터 전국 914개 공공병원에서 감염자에 대한 ARV치료를 무료제공하고 있으며, 국제에이즈재단의 기금원조도 받고 있어 2006년도 현재 치료를 요하는 HIV감염자의 90%(약 8만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렇듯 태국정부가 보여준 효율적인 HIV예방대응책은, 다른 개발도상국에게 에이즈를 퇴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 다시 고개든 태국의 에이즈

그러나 아직도 태국의 성인인구 100명중 1명 이상(1.4)이 감염자로 남아있고, 일부그룹엔 새 감염(발생)이 지속되어, 에이즈는 그 나라의 주요한 사망원인의 하나이다.

그럼으로 만일 정부예방책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긴다면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예방성과가 무너지게 되리라 염려했는데, HIV예방프로그램 예산액은 해마다 삭감되었다.

유곽을 비롯한 화류계에서 100% 콘돔사용을 강요하고 있지만 거리의 젊은이에게 100% 기대는 어렵고 남자군인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외부여자와 성교시 4명중 1명만이 콘돔사용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리스크그룹이라 할 젊은 세대에 급격한 감염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한다.

최근 태국수도 방곡시청 발표에 의하면 그곳 에이즈감염자는 수도인구 800만명 중 약 10만명이라 했으며, 실제는 그 이상으로 예상된다.

예산부족과 예방캠페인 의욕의 해이 때문에 다시금 태국에서 HIV유행이 치솟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은행보고는 태국정부에서 강력한 예방프로그램에 재착수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770만명이 감염되리라는 추정이다.

그래서 태국은 지금 예산증가와 함께 새로이 적극적인 예방캠페인에 착수하여 신세대 젊은이를 에이즈위협으로부터 하루빨리 보호해야한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태국정부는 HIV리스크 그룹만이 아니라 일반국민에 대한 예방노력을 위해 재출발하고 있다는 뉴스다.

예방캠페인에 열중하던 시기의 긴장감이 해이된 결과 HIV감염률이 다시금 치솟게 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ARV치료받는 환자의 5%가 저항성이 생기게 되어, 값비싼 브랜드인 2차-치료제로 전환해야하고 이일이 정부예산을 위협하게 되었다.

현재 시급한 문제는 저항성환자증가에 대비하여 2차-치료제 브랜드를 확보하는 일이다. 태국정부는 외국제약사와 저렴한 가격으로 2차-약품을 매입하려고 교섭진행중이지만, 용이한 일이 아니다.

한가지 방법은 정부에서 ‘국가의료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특허법을 무시하고서, 2차-약품의 제네릭을 제조하는 길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향후 10년간 약값 32억 달러($3.2B)를 절약하게 된다고 전문가는 말하지만, 국제적(미국) 압력도 있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님으로 두고 볼 일이다.

한때 HIV예방의 모범국가로 데뷔했던 그들은 에이즈에 대한 사회와 국민의 거부반응 때문에 고역을 치르고 있다.

치료를 받아 외견상 건강회복이 되었어도 감염자는 가족과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HIV감염자는 자선기관이라 할 절간에 모여들어 침식제공을 받고 있다.

절에서도 주변의 참배인과 행상인이 환자를 멸시하고 접근을 피하여, 환자들은 별나라사람 대우를 받고 있다.

따라서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일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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