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리 출산장려정책 실효성 적어
이상 추구 사회·문화적 가치 변화 필요
매스컴 시청률보다 사회이익 중시해야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만혼과 만산화

 소자화(少子化)가 되는 원인으로서 만혼(晩婚)과 미혼(未婚)경향, 여성의 고학력과 취업증가, 부부의 출생력저하, 자녀육성과 교육에 대한 부담증가 등등 여러가지 요인이 통계나 논문을 통해 많이 거론되어 왔다.

 특히 여성의 높은 학력과 자립적인 생활로 인한 높은 만혼율이 미혼율과 더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자녀를 꼭 낳아야 한다'는데 대한 한국 기혼여성의 태도변화를 알리는 도표도 퍽 인상적이다 <표 1>.

 결혼연령이 낮은 부부일수록 최소 2인 이상의 자녀를 갖게 되며, 만혼으로 진전된 만산화(晩産化)는 출산율이 낮기 마련이다.

 소자화의 여러 원인과 그 배경에 대한 연구와 통계분석은 몇년전까지 세계 제1 저(低)출산국가이었던 일본에서 많이 이루어 졌기로, 여기에 흥미있는 일부내용을 소개해 본다.

 1975년 일본 남녀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27.0세와 여자 24.7세 였으나 2003년엔 각각 29.4세와 27.6세가 되어, 30년 사이에 2.4세(남)와 2.9세(여)가 높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과 다른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일본서 첫아기를 출산하는 아기 모(母)의 연령층의 변동은 <표 2> 와 같다.

 30년전(1975년)에는 20세 연령층이 산모전체(100%)의 90%를 차지하고, 도표에서 보듯 20~24세층이 41.4%와 25~29세 층이 48.5%이였다.

<표 1>

자녀에 대한 기혼 여성의 태도 변화

<표 2>

연령그룹별로 본 여자(母)의 첫아기 출산율

- 자료: 보건사회연구원 - 

- 출처: 일본후생성 통계 - 

 그러다가 2003년에 들어서 20~24세 층이 크게 줄고 (41.4%에서 18.1%), 반면 30세층의 산모가 크게 늘어나서 30~34세층은 6.7%서 28.9%로 그리고 35~39세층은 1%서 7%로 크게 증가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특기할 일은 출생한 자녀 중 '미혼녀 자녀'(Illegitimate children)는 미국이 약 1/3(33.96%)이나 되고 스웨덴의 56%를 비롯해서 여러 유럽 국가는 50%에 접근한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표 3>.

<표 3> 각 나라의 미혼녀출산아동 비율(전체아동에 대한 %)

Year

llleqitimate children(%)

United States

2002

33.96

Japan

2003

1.93

Sweden

2003

56.00

Norway

2003

50.00

Denmark

2003

44.90

France

2002

44.30

United Kingdom

2003

43.10

Finland

2003

40.00

Netherlands

2003

31.30

Germany

2003

26.20

Spain

2003

23.20

Italy

2002

10.80

- 출처: 미국 CDC, Euro - Stat, 일본후생성 인구통계 -

 일본의 미혼녀 자녀는 1.93%에 불과 하지만 그것도 1980년도의 0.8%에 비하면 2배이상 증가 했다고 한다.

 서양사회는 미혼자의 자녀가 많지만, 그러지 못한 동양사회에서의 미혼인 증가는 TFR(합계 특수 출산율)저하를 더욱 악화 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미혼은 결혼관 변화 결과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선진국에서는 정부 예산을 증가하여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등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였으나 스웨덴을 제외하고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전한다.

 실패한 이유는 변동하는 사회 문화적 측면을 도외시하였기 때문이라고 어떤 전문가는 평했다.

 시대 변천에 따라 남녀간에 이상적인 배우자만 찾게 되고 그러한 꿈에 보는 인물이 나타나기 전에는 결혼을 보류하겠다는 생각이 어느새 미혼자의 결혼관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표 4> 결혼시기에 대한 미혼남녀의 생각

- 출처: 일본후생성 통계 -

 일본의 미혼자 동향조사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연령이 차면 결혼하겠다는 미혼자는 차츰 줄어들어 여자의 예를 들어 1987년의 60.4%에서 2002년도엔 43.6%가 되고, 이상적인 상대가 나타나야만 결혼하겠다는 강경파 여자는 37.5%(1987)에서 55.2%(2002)로 증가했다 <표 4>.

 그래서 현재 결혼적령기라는 용어는 없어지고 있다.

 남녀 결혼관에 대한 이러한 추세를 30년전에 어떤 미국평론가가 대중잡지에 예언했다는 기사가 있다.

 장차 선명한 실물크기 인물영상을 나타내는 대형 TV가 미국에 보급되면 "이혼과 독신녀가 늘어날 것이다"라는 예언이 지금 바로 적중한거나 다름없다고 하겠다.

 TV는 앵커맨을 비롯해서 미남 미녀만이 등장하고 이들 실물과 다름없는 영상을 보는 시청자는 자기 주변의 결혼상대 이성(異性)모두가 시시하게만 느껴진다.

 그런 영향으로 결혼이 줄고 이혼과 만혼이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출산율감소를 부채질 한다.

 미국의 TV 등장인물들은 그래도 용모보다 재능본위라는 느낌이나 , 특히 한국에서는 모두가 최고 미남 미녀를 골란 듯 하니 시청자에 주는 마이너스 영향은 너무나 크리라 짐작된다.

 TV방송국은 시청률 보다 사회이익을 중요시 하게끔 방향전환이 필요하고, 등장인물도 미남 미녀가 아닌 사회의 평균인물 용모가 바람직하다.

 반세기 이전 우리 부모들은 사위와 며느리 선택에 있어, 미남자를 '기생오래비'로 격하하고 미녀를 '미인박복'이라 해서 탐탁하게 여기지 않던 때가 건실한 시대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기드라마 '겨울연가'의 배영준(욘 사마)이나 '하늘이시어'에 나오는 구왕모 닮은 자신 있는 착한신사, 그리고 '들판에 핀 한떨기 장미꽃'같은 이자경이를 찾아 결혼하기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한 결혼상대를 찾으려는 세상이 되어간다니, 이상과 현실을 혼동시키는 문화 탓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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