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해독 과대평가 천문학적 비용낭비
건물내 석면제거 작업 매년 30억불 지출
美의학계, "생활습관병 예방이 우선" 강조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진단 가이드라인

 현재 석면을 설치(함유)한 건물과 기구제조에 종사하는 미국노동자는 약 130만 명이고, 이들은 아직도 석면피해위협을 받고 있다.

 1986년에 asbestosis(석면관련 질환)의 기본적인 진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는 미국흉각학회는, 2004년 9월에 최신정보와 기술에 의한 보다 확실하고 구체적인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참조 : Am. J. Resp. & Critical Care Med. 2004. 9. 15. 'Diagnosis and Initial Management of Nonmalignant Diseases Related to Asbestos').

 여기서 진단 가이드라인이라 할 '석면과 관련된 폐질환의 진단 기준'(Criteria for diagnosis of nonmalignant lung disease related to asbestos)을 소개하고, 1986년도 것과 비교해서 상세한 설명을 가했다.

 1986년도 가이드라인에서 석면진단에 필수적인 기준은 다음 3가지로 요약된다.

 ① 검사(흉부X선 촬영과 병리검사)소견에서 특징적인 병변(*주)이 있다. ② 석면노출의 실증이 있다. ③ 유사병변이 있는 다른 종류질병을 배제한다.

 < *주 : 석면질환의 병변은 △ 늑막 plaques △ 늑막의 광범한 농후(thickening) △ 악성이 아닌 늑막액체 △ 호흡기도 장애 △ 석면체(asbestos body) 등이다. >

 근래 HRCT(high resolution computed tomography)등장으로 더 세밀하게 asbestosis진단이 가능하게 되고, BAL(broncho-alveolar lavage)에 의한 폐장내의 표본채취로 정확한 asbestos body를 쉽게 검출하게 되었다.

 그래서 2004년도엔 HRCT와 BAL이용이 강조되고 있다.

■ 과잉반응도 문제다

 석면은 미국건축계에서 1970년대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1973년의 절정기엔 약 80만 톤이 소비되었다(표 참조).

◇ 미국의 연도별 석면소비량 (단위: 만톤)

- 출처: 미국지질조사부 -
 20세기 최악의 직업질환이라 할 석면질환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 자는 지난 30년간 약 17만 명으로 추정되고, 과거 노출된바 있는 피해가능자 중에서 예기되는 사망자는 2025년까지 약 12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1980년대의 엄격한 석면규제로 해서 도표에서 보듯 1990년부터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2025년 이후엔 석면피해사망은 없으리라 예측이다.

 석면피해소송과다로 이를 두려워하는 업자들은 건물 안에 설치된 석면제거에 신경과민이 되어 전국적으로 제거작업이 성행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미국역사상 최대규모의 환경작업이 이루어져서 지난 20년간 무려 500억 달러($50B)라는 놀라운 금액이 소모되었다.

 그러나 소모된 천문학적금액에 비해 얼마만큼 국민건강에 이득을 가져왔나? 에 대해서는 지극히 의문이며, 코스트효과를 무시한 앞뒤가 맞지 않는 과잉반응이라는 비평을 받고 있다.

 More is Less 즉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다.

 사실인즉 건물을 개축할 때는 값비싼 석면제거작업을 해야만 하는데, 예를 들어 플로리다의 한 우편국을 개조하는데 소요된 비용이 47만 달러였으나, 이때 석면제거비용이 15만5천 달러나 되었다고 한다.

 미국엔 현재 약 3천만 주택과 학교건물 속에 석면이라는 독물이 잠재하고 있다.

 허지만 건물안에 밀폐된 熱절연물질 석면에 노출되거나 피해 입는 일은 극히 드물고 이것 때문에 사망하는 율은, 벼락을 맞아 죽거나 벌에 쏘여죽는 확률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건물석면제거작업에 해마다 약 30억 달러($3B)를 계속 낭비(?)하는 이유는 20년 이전에 석면해독이 과대평가되고, 소송에 대해 과다반응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ACA(미국암학회)의 疫學전문가 K박사는 "막대한 비용을 잡아먹는 석면제거작업은 공중보건에 전혀 도움주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을 정도다.

석면에 대한 건강문제가 불거진 일은 오래지만 1986년 미국 흉강학회가 관련 질환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긴장도가 높아져 미국내에서는 건물내 석면 철거작업이 고강도로 전개돼 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석면 폐해가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병보다 위험성이 낮다며 비용 효과적인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석면피해로 오는 사망에 비해서 흡연피해사망은 5만 배, 그리고 운전과실로 인한 사망은 2만 배나 더 높다.

 밀폐된 석면의 제거비용과 석면피해사망자를 따져보면 석면으로 인한 1명의 사망을 예방하는데 무려 석면제거비용 1억 달러내지 5억 달러가 소요되는 셈이다.

 그리하여 1985년 EPA(미국 환경보호청)서는 이미 설치된 건물내의 '석면제거'보다, '석면관리'를 강조하는 규제의 책자를 발행한바 있다.

 그러나 연방의회는 국민의 석면공포증을 인식한 나머지 1986년에 '석면위험 긴급조치법'을 제정하야, 모든 교육구로 하여금 학교건물내의 석면설치부위를 확인하고 제거 또는 철저한 관리를 시달했다.

 그 결과 뉴욕시 교육구는 석면제거에 이미 1억 달러이상을 사용했다는 소식이다.

 1985년 이후 미국의학계에서도 특별한 이유 없이 석면제거강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AMA서는 1991년에 석면위험에 관한 연구조사문헌을 검토해서 "피해가 적은 석면위험을 과학적 근거 없이 과대평가하는 반면,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흡연, 非건강식, 운동부족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일고 있다"고 평하고 "석면을 무조건 제거하는 일은 무식한 처사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여파로 1991년 연방의회와 EPA서 주도한 연구레포트 '석면물질 설치한 건물의 위험도'가 발표되었다.

 발표에 의하면 일반국민이 바깥의 석면대기오염에 일생 노출되어 사망할 확률은 2만5천에 하나이고, 석면이 밀폐된 건물안에서 일하는 직원이 석면질환으로 사망할 율은 25만에 하나다.

 즉 건물 내부가 바깥보다 10배나 더 안전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도 교육구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학교건물의 석면제거제거하는 바보짓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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