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이즈의 진상]

유엔, 中 에이즈 문제 '타이타닉' 비유
인구 많고 국가통제 한계 확산 우려
사회주의 '차별과 편견'도 퇴치 걸림돌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UNAIDS(유엔합동에이즈계획기구) 보고서 '중국의 타이타닉 위기'에서 중국의 에이즈 진상을 사실대로 외부에 폭로한 바 있다<앞 5장에서 언급>.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하야 침몰했는데, 승객들은 마지막순간까지 설마 이 거대한 선박이 파멸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에이즈의 심각한 유행에 직면한 거대국가 중국도 이 상태대로 나아간다면 타이타닉과 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는 유엔전문가의 '경고문'이, 바로 이러한 명칭을 사용해서 작성한 보고서가 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보고서는 중국보건부의 분노를 사서 유엔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중국에이즈 현실을 액면 그대로 세계에 알린 귀중한 문서로 남아있어 아직도 많이 참작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매혈 스캔들이 잘 폭로돼있기로, 여기에 일부를 인용해 본다(*▷부분 내용은 인용 글임).

■ 중국의 타이타닉 위기

 ▷중국 중부를 중심으로 한 몇개 성(省)에서는 빈민들이 혈액을 팔아서 작은 수입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수십만 명의 시골사람들은 매혈(賣血)때 HIV에 감염된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많은 감염된 자는 compromised infection(면역반응이 발휘되지 못하는 감염)의 증세를 나나타내고 있으나 극히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혈액업자의 대부분은 비합법적으로 영업하며 혈액제제를 판매해서 돈벌이하고 있다.

 단속을 모면하는 수법으로 혈액센터는 산간벽지에 설치한다.

 여러 혈액제공자로부터 수집한 혈액을 한곳에 혼합한다.

 이렇게 풀(pool)이 된 혈액은 혈장과 적혈구로 분리되고, 적혈구는 혈액제공자에게 도로 수혈해 줌으로서, 빈혈 됨이 없이 혈액(혈장)매매를 빈번히 할 수 있게 한다.

 중국에서 혈장을 이용한 약제가 유행했으며, 매혈업자들은 적혈구보다 주로 혈장을 상품화해서 '보혈보약제'라 선전해서 돈벌이 했다.

 채취한 여러 혈액을 혈액타이프별로 혼합해서 원심분리기로 분리하며, 이미 혼합된 적혈구를 제공자에게 도로 수혈해 준다.

 만일 혈액제공자 중 한사람의 HIV감염자가 있어도, 이 방법으로는 모든 제공자에게 적혈구의 제수혈로 감염시킨다.

 그리고 감염된 혈장상품을 통해서 여러 지역에 급속도로 HIV만연이 되는 결과가 된다는 말이다.

 ▷하남성에서는 2000년도 '세계에이즈의 날'을 전후해서, 금전거래에 의해 혈장을 제공한 사람들(paid plasma donors) 사이에 HIV감염이 확대되어가는 사실이, 일대불상사로 국내외 뉴스에서 취급하게 되었다.

 실제 연구자와 의료관계자와 저널리스트들이 매혈과 감염문제에 대해 침묵을 깨뜨림으로서, 상황을 크게 변화시킨 것이다.

 이 비극의 실제규모는 아직 모르며, HIV 감염추계도 15만 이하(중국보건부)부터 100만 명이상(닥터 Gao)까지 폭이 넓다.

 하남성의 은퇴한 여자산부인과의사 닥터 Gao(高)는 HIV 감염실태를 조속히 밝히고 조속한 공개대책의 필요성을 호소한바 있다.

 닥터 고는 2001년도 '국제건강 인권상'의 수상자가 되었지만 워싱턴에서 열린 표창식에 참석키 위한 출국을 중국정부는 불허했다.

 에이즈 스캔들이 국외에 알려지는 것을 중국은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하남성의 한 촌락에서는 1950년 이후부터 가난한 농민들의 매혈이 성행했으며, 성인의 80%서 HIV감염이 되고 60%는 이미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혈액수집영업이 불법화되자 채혈행위는 주로 야밤중 농민자신의 집에서 몰래 행해지게 되었다.

 1998년 N도시에서 불법혈장수집에 대한 단속에서 6280부의 혈액백이 압수되었다.

 그중 무작위로 101개의 혈액을 골라서 HIV검사를 한 결과 99개의 혈액이 HIV양성이었다.

 ▷교도소의 여성수감자에 대한 조사에서 1185명 여성 중 92%가 성병에 감염되고, 몇 명이 HIV 양성이었다.

 다음은 혈장제공자의 개적상황을 보고서에서 엿보기로 한다.

 ▷하남성에서 온 중년의 여성이 베이징의 '외국기자클럽'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우리는 돈을 얻기 위해 피를 팔았습니다.

 세금을 내고 애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매혈했지요.

 밭에서 일하는 것만 갖고선 어림도 없습니다.

 매혈 때 마다 40원(약 5달러) 지불 받습니다."

 ▷40세 여자 P와 그녀의 38세 남동생 M은 인구 4500명의 촌락에 살고 있다.

 그들 둘은 매혈결과 HIV환자가 되었다.

 둘은 만성두통, 만성발열, 설사, 현기증 등 여러 증상을 앓고 있으나 지방병원에서는 에이즈환자에 대한 캐어 방법을 모르고 치료약도 없다.

 둘은 1992~95년 사이에 계속 혈액을 제공해 왔었다.

 "동네사람의 99%가 매혈을 해왔지요.

 업자들은 가난한 우리를 선택해서 1회 매혈마다 40원(5달러)씩 지불했지요." 라고 P여자는 말했다(2001년 6월 9일 증언기사).

 '타이타닉 위기' 보고서 이외에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언론지를 통한 중국현지의 폭로기사가 많이 있다.

 에이즈 만연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증가도 중국서 심각한 문제가 되어 가는데 하남성 남쪽의 600가구가 사는 D농촌의 예를 들어, 2001년도에는 고아가 한명도 없었으나, 에이즈 때문에 다음해엔 고아가 20명이 되고 곧 몇 백 명이 되리라한다(뉴욕타임).

 에이즈로 인한 빈곤이 가속화되며 하남성의 X군(郡)의 공식최저생활레벨(official poverty level)의 가족수는 1년 전의 4만 가구에서 2002년엔 27만 가구로 급증했다(유엔개발계획 통계).

 에이즈예방치료에 한 가지 걸림돌은 국가예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데 대해 정치가들의 저항이 있다는 문제다.

 리스크그룹에 속하는 약물남용자와 매춘부 따위의 반사회분자에게 막대한 국가자금사용을 꺼려하기 때문인데, 이런 문제도 극복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과거 20여년간 중국서 에이즈유행에서 얻은 교훈으로, HIV감염은 특정지역에서 일부집단 가운데 한정적으로 유행이 시작되어 나중에 사회전체에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특정지역과 집단을 비난하고 배제하는 일은 유행을 확대하고 조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2001년 6월의 유엔에이즈총회에서 확인되었으며, 총회결의선언에서 "HIV감염리스크그룹에 속하는 취약성사람들이 에이즈유행에 대항해서 투쟁할 수 있게끔 사회적지원의 중요성"을 알리는 메시지를 보냈다.

 에이즈퇴치를 위해서는 먼저 '차별과 편견'과 투쟁해야하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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