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에이즈]

매혈·정맥주사·매춘으로 감염자 급증
중국 정부도 감염자수 100만명 도달 시인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중국의 에이즈 만연형태

 지금 HIV는 광역한 중국 전역에 전파되어있다.

 이미 10년 전에 하남성, 안휘성, 산동성에서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자기 피를 파는 매혈(賣血)이 시골사람들 사이에 유행했다.

 국가레벨에서의 헌혈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보건부는 "헌혈은 위대한 애국행위며, 헌혈은 몸에 해를 주지 않는다"고 선전해 왔다.

 여기에 호응하듯 시골사람을 상대로 한 혈액수집업자의 영업이 성행하였으며, 매혈은 저소득층의 생활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근래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정맥주사를 사용하는 마약중독자와 매춘부에 의해 에이즈가 유행하게 되었다.

 2003년 광동시를 비롯한 중국남부의 6개 도시에서 주사기약물사용자에 대한 HIV검사결과 그들의 HIV 감염률은 18%부터 56%까지 되었다(중국에이즈 예방센터 보고).

 중국은 전통적으로 매춘행위가 성행한 곳이며, 특히 1980년대 개방이후부터 매춘부는 해마다 증가하여 현재 전국에 300만~400만 명으로 추정되고, 공안당국에 체포되는 건수만 해도 매년 평균 50만 건이라 한다.

 과거 매독과 임질 등 성병은 공산당정부의 적극적인 공중캠페인 결과 1960년대에 일소되었으나, 이들 성병 역시 에이즈와 더불어 새로이 번지게 되어 매년 30~40% 상승하고 있다(중국 보건부 발표).

 그들 중 상당수는 콘돔예방법을 잘 모르고, 2003년 광서성에서 매춘부들에 대한 조사는 1/4에서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며, 1/2은 가끔 사용한다고 했다.

 캄보디아와 태국의 화류계에서는 콘돔사용 장려로 에이즈 유행을 막았으나, 중국엔 그런 정책이 아직 없다.

 1999년 12월 중국 관영 텔레비전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 광고방송을 했다가 2일 후에 중단해 버렸으니, '섹스에 관한 상품광고금지법'에 저촉됐기 때문이다.

 미국과는 달라 중국의 에이즈 유행에서 남성간의 성행위(호모)에 대해 알려진 바는 적으나, 베이징서 호모라 인정된 남자의 3%가 HIV 양성이었다.

 중국의 에이즈를 논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야 할 일은, 1999년대 HIV유행 확대 전반기간을 통해서 중국정부에서는 국내유행을 계속해서 과소평가해 왔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한 자의적 행위로 보이는 은폐공작을 시도해왔고, 그 결과 2010년엔 HIV감염자 1000만~1500만 명을 예측하는 일대위기를 내다보게 되었다.

 때늦기는 하지만 중국정부는 2002~03년에 들어 현실을 중요시한 체제변화를 일으킴으로서, 에이즈위기의 심각함을 인정하고 정부자체서 HIV감염자 추계 100만 명을 국제적으로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2003년 봄 갑작스런 급성전염병 폐렴 사스(SARS)유행에서 사실의 은폐가 국제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위기를 확대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쓰라린 실패경험의 연장선상에서, 만성질환 에이즈에서도 공개적인 대책을 세워 국제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2002~03년은 중국보건의 획기적인 분기점이라고도 할 수가 있겠다.

 이러한 사태를 유도한 계기는 UNAIDS(유엔합동에이즈계획기구)서 2002년 6월 27일에 발행한 유명한 보고서 '중국의 타이타닉(거대)한 에이즈 위기'(HIV/AIDS: China's Titanic Peril)가 있음을 알리며, 그 내용은 다음 장에 소개하기로 한다.

■ 중국정부서 위기 인정

 '타이타닉 위기' 보고서는 중궁의 반발을 사게 되어 그 결과 중국정부와 유엔기관의 합동평가보고서가 새로 나왔다.

 이 합동보고서는 어디까지나 중국정부의 협력을 전제조건으로 중국의 의견을 존중한 타협안이라 할 수 있으며, 사실을 축소해서 과소평가한 내용이고 보면 앞의 UNAIDS 보고서보다 진실성이 결여됐다는 평이지만, 중국이 과거처럼 의도적인 은폐 없이 공개정책으로 전환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합동보고서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3년 말까지 HIV감염자 총수는 84만 명이고, 중국 전체의 양성률은 0.07%이다.

 그러나 특수지역과 특정한 인구층에 따라 이보다 높은 양성을 나타내는 집단이 존재한다.

 2004년 9개월간 새로운 양성자는 약 9만 명이고, 2002년 이후 감염보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하남성에서 매혈혈액제공자와, 운남성의 약물사용자에 대한 HIV 스크린검사가 엄격히 실시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근래 수년간 HIV 성행위감염이 증가하고 여성감염자가 계속 늘어난다는 보고다 많다.

 지금까지 확인된 유행패턴과 경향으로 보아 앞으로 유행이 급속확대 될 가능성도 있다.

 확대를 막는 길은 전국적으로 효과적인 예방치료와 캐어 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가는 일이다.

 에이즈 예방치료대책을 위해 2004년 7월엔 '국가협의회 에이즈대책위원회'가 발족되었고, 높은 리스크 인구층에 대해 콘돔 100%사용을 장려하는 '전국 콘돔추진전략'을 공표했다.

 그리고 약물주사사용자에 대한 메타돈(Methadone) 치료와 주사바늘교환프로그램을 작성했다.

 혈액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매혈이 아닌, 자발적이고 위생적인 헌혈을 추진한 결과 1988년 22%에 불과했던 자발헌혈이 2004년 6월엔 의료용 혈액의 88%를 점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에이즈자금의 도움 받아 많은 환자에게 ARVs 치료제공이 가능한 시설증가가 진행 중이라 한다.

 중국보건부가 공개한 HIV감염자 총수는 100만 명 미만(86만)이나, 미국국가정보기관인 NIC(National Intelligence Council)서 발표한 보고서(2002년 10월)는 이와 판이하다.

 NIC는 평가하기를 "UNAIDS는 세계유행에 대해 가장 포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통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감염자를 낮게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우리(NIC)추계는 연구가와 현장경험을 가진 NGO(비정부조직)의 자료를 참작했음으로, 공식통계보다 높게 나타나 있다"고 했으니, 그들의 발표가 더 신뢰성이 있음을 알린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쓰기를 "중국정부는 지난 2년간 국내 감염자 추정을 근 100만 명으로 올렸고, 유엔은 150만 명이라 했으나, 전문가들은 200만 명이상으로 추정할 뿐만 아이라 2010년이 되면 중국의 감염자 총수는 1000만~1500만 명이란 놀라운 숫자가 될 것이다"고 했다.

 "그런데도 중국 인구는 거대함으로 성인인구에 대한 감염자비율은 0.15~0.25%에 불과하다"고 논평하고, "평균적인 감염자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중국에는 거대한 인구이동, 마약주사, 비위생적인 매혈행위 등 HIV/AIDS 유행 확대를 조장시킬 여러 요인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중국과 같은 인구대국에서 전국평균이라는 낮은 비율만을 내세운다면 일부 심각한 감염지역과 높은 감염리스크그룹을 등한시하게 되어, 사회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할 우려가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HIV는 전국적으로 퍼져 중국의 31개 모든 성(省)에서 에이즈증례가 보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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