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에이즈문제들]

지구촌 에이즈 퇴치 연간 100억불 예상
감염자 1/3 결핵합병증으로 사망 촉진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아프리카 남쪽에 근원지가 있다고 알려진 에이즈가 세계학계에서 최초로 보고되기는 1981년 미국에서다.

 1981년 중순 미국 LA와 뉴욕의 성인남자에서 '면역반응이 발휘되지 못하는 감염증'(compromised infection. C-I 라 약칭함)에 속하는 기이한 질병 '카리니 원충에 의한 폐렴'(pneumocystis carinii pneumonia)환자 5명과 Kaposi육종환자 26명의 발생보고는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CDC(질병관리예방센터)서 조사한 결과, 1976~81년 사이에 미국 전역에서 108건의 C-I가 발생했는데 그 중 96케이스는 호모남자로 판명되었다.

 CDC는 이러한 질병의 바탕이 면역성저하임으로해서, 이 질환을 AIDS(후천성면역부전증후군)이라 명명했으며, 언론(P신문)에서는 남자호모에 특유하다해서 '게이 페스트'(Gay Pest)라 이름 지었다.

 이어서 1983년 에이즈의 병원체바이러스 HIV가 발견되었고, 1985년에 HIV검사법이 생겨났다.

 HIV 발견은 미국암연구원(NCI)의 닥터 Gallo와 프랑스 Pasteur연구소의 닥터 Montagnier의 공동업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HIV에 감염된 자의 증상은 광범위하여 무증상으로부터 위독한 증상에 이르고, 흔한 병세는 임파선비대, 발열과 오한, 설사, 피로감과 체중 감소, 기침과 호흡장애, 피부병변, C-I 로 인한 폐렴 등이다.

 감염자의 25% 내지 50%는 감염 된지 4년에서 10년 사이에 에이즈로 진전한다.

 세계적으로 HIV전파와 유행은 주로 이성(남녀)간의 성교행위에서 서로의 체액이 교류됨으로서 성립된다.

 WHO 분석에 의하면 광범위한 HIV유행은 1980년 전후에 시작했으며, 그 근본원인으로서 아프리카 유행은 남녀의 여러 성교대상자간의 무분별하고 문란한 성교가 원인이고,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국 도시에서의 유행은 주로 동성남자간의 성교 때문이다.

 앞에 언급한 세계의 첫 에이즈보고도 미국의 호모남자족속에서 비롯했다.

 성행위 외에도 주사기를 나눠 쓰는 약물남용자 그리고 매혈행위자에 의해서 전파하고 유행되며, 특히 중국에서 주된 유행형태이다.

 완전치유법이 없는 현황에서 유행을 억제하는 길은 감염위험도 있는 자에게 콘돔사용보급과 '주사바늘 나눠 쓰기금지' 등 용의주도한 교육을 보급시키는 일이다.

 1996년 'anti-retroviral치료제'(ARVs라 약칭)의 출현을 계기로 '치료효과'는 얻고 있으나, '치유'의 기대는 아직 불가능하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여러 ARVs를 합동사용해서 에이즈진전과 사망률을 격감시키고, 환자의 수명연장과 삶의 질 개선에 도움 주고 있다.

 하지만 감염자의 95%는 개발도상국에 있음으로, 그들에겐 이러한 값비싼 치료접근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현실이다.

 최근 인도는 제약회사에서 AVRs를 염가(1일용 1달러 미만)로 생산하게 되어, 1만2000명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약물치료에도 문제가 있으니 부작용이 많다는 점과, HIV 바이러스에 대한 약물저항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00여종의 약품이 치료에 사용되거나 또는 치료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근래 중국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러시아와 동유럽에서의 대유행은 심각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에이즈백신이 개발된다면 그 이상 효과적인 예방이 없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보고 있다.

 2001년 하버드에서 원숭이를 사용한 실험에서 에이즈백신이 성공했다는 보고에 기대를 걸었어도, 인체실험에서 연구진전이 없는 듯 무소식이다.

 금년(2005) 2월 'Nature'지에 의하면 하버드의대연구원 닥터 Chen은 HIV표면의 단백질구조를 밝혀냄으로서 백신개발가능성에 접근했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민간기구인 IAVI(International AIDS Vaccine Initiative; 국제에이즈백신추진본부)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에이즈예방백신개발을 실현키 위해 맹활동중임을 알린다.

 1985년 HIV검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UNAIDS(유엔합동에이즈계획기구)는 여태까지 HIV검사를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상담과 검사 즉, VCT(Voluntary Counselling and Test)를 기본으로 한 '3C'원칙으로 예방대책을 세워왔다.

 3C는 △Confidential(비밀엄수) △Counselling(상담) △Informed Consent(충분한 설명후의 동의)를 말한다.

 그러나 여러 치료제(ARVs) 출현으로 HIV감염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의 중요성이 지적됨으로서, 이러한 자발적인 원칙만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해졌다.

 그 결과 2004년 6월 UNAIDS와 WHO는 4가지 상황에서의 검사를 구분하고, 여기엔 경우에 따라 강제성을 띈 HIV검사 규제도 포함시켰다(참조: UNAIDS/WHO Policy Statement on HIV Testing).

 WHO는 2005년도 말까지 세계 에이즈감염자 300만 명을 치료할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그리고 부시대통령은 에이즈의 최대피해지역인 아프리카와 카리브해안의 14개국에 대해 향후 5년간 14개국에 에이즈 지원금 150억 달러($15B)를 제공키로 약정했다.

 유엔에 의하면 지구상 에이즈치료를 위해서는 매년 최소한 100억 달러($10B)가 필요하며,  현재 약 28억 달러($2.8B)를 미국 등 세계 부유국가에서 매년 부담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1일 1달러미만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이남(남아프리카라 약칭) 여러 국가의 감염된 에이즈생존자 총수는 2540만(25.4M) 명이며, 특히 15~24세 젊은 층에서는 여자의 6.9%와 남자의 2.2%라는 놀라운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2004년 12월 현재).

 그리고 지난 1년간(2004년도)에 새로 감염된 HIV환자는 310만(3.1M)명이고 사망자는 230만(2.3M)명이나 된다.

 현재 개발도상국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수는 30만 명 정도이고, 최대피해지역 남아프리카에선 5만 명에 불과하며, 이것이 바로 WHO 이종욱 총장의 말처럼 "세계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 하나 특기할 일은 에이즈로 진행된 환자 가운데 결핵합병환자가 1/3이나 되고, 그들의 90%는 결핵감염 후 몇 개월 후에 사망한다.

 특히 의료사각지대라 할 남아프리카서는 매년 죽어가는 230만 명 에이즈환자 중에서 결핵합병증이 140만 명으로 추정된다.

 WHO는 남아프리카를 위주로 한 개발도상국에 대해 결핵치료제를 염가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2003년 1년간 치료혜택 받은 에이즈의 결핵환자 8만 명이 결핵완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의 3대 질병 때문에 남아프리카 일부국가는 국민평균수명이 62세에서 47세로 줄었다고 하며, 그 결과 부모 잃은 고아가 수백만 명이라는 연쇄적인 사회문제가 겹치고 있다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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