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분 과다식품의 새로운 해악]


식염, 독립적 인자로 뇌졸중 유발 입증
뇌졸중 빈도높은 동양인에 경고 메시지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뇌졸중과 식염

 1960년대의 역학조사에서 일본인의 뇌출혈이 많은 이유를 그들 식성(저지방과 저단백질)으로 오는 低콜레스테롤일 것이라는 가설이 유력했으나, 그 후 '低콜레스테롤과 더불어 고혈압과 식염과용 중에서 어느 것이 뇌출혈의 주된 원인인가' 하는데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왔다.

 그런데 1990년대 일본에서의 뇌출혈 감소는 고혈압 치료와 영양 개선 즉, 콜레스테롤수치의 상승결과라는 의견이 일본학계에 지배적이다.

 한국인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인의 영양개선과 高콜레스테롤환자의 증가에 따른 최근 통계에 의하면, 뇌졸중에서 뇌경색이 주류가 되고 뇌출혈이 차지하는 비율은 16%로 하락했음은 쉽게 이해가 간다.

 뇌경색의 주원인이 고혈압과 高콜레스테롤임은 하나의 상식이고, 여기에 식염과다섭취도 원인인자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동맥경화증의 종착점이라 할 심장병과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은 백인(서양인)의 경우 심장병이 압도적으로 높아 뇌졸중의 4배 이상인데 비해, 한국인(동양인)은 반대로 뇌졸중이 심장병보다 2배 이상이나 높다.

 다시 말하자면 동맥경화증의 표적이 서양인은 심장인데 비해, 왜 동양인은 장기간 침상노인으로 고생케 하는 뇌졸중인가 하는 문제도 앞으로의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디지틀보사 '김일훈 칼럼' '침상노인이 많은 동양노인' 참조>.

증가하는 식염섭취

 미국정부에서 새로 나온 '2005년도 건강식'에서 식염제한(1일 1티스푼 이하)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터다.

◇연도별 미국인 1인당 1일 식염소모량(mg)

출처: HHS (식당음식 1일3식 기준)
 현재 미국의 고혈압환자는 약 6500만 명이고, 식염은 고혈압원인의 하나인데, 과거 30년간 미국인 식염섭취량은 해마다 증가해서 현재 추천분량(1일 2.3Gm = 1티스푼)보다 70%나 초과한 양(1일 3375mg)을 사용하고 있다<표 참조>.

 지방과 당분은 입맛 돋우는 음식이나 근래 非건강식이라는 이유로 사용이 제한되고 있으며, 그 결과 구미제로 식염이 등장함으로서 표에서 보듯 음식에 식염함량이 늘어나고 있다.

 음식업자에 의하면 고객이 맛을 첫째로 찾기 때문에 식염사용이 부득이하고 또한 음식안전유지를 위해서도 식염첨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2년 전(2003년) 미국보건연합회(The American Public Health Association)는 "향후 10년 이내에 모든 식당과 판매음식에서 식염함량을 50% 감할 것"을 호소했으나, 전혀 효과가 없었다.

 이렇듯 새로이 신악(新惡)음식으로 등장한 식염과다음식에 대해 정부서 강력한 조치를 하게끔, 시민단체<*주: 1983년에도 같은 시민단체에서 비슷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된바 있다. 단체의 명칭은 '공중이익을 위한 과학센터' The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이다. 비과학적 의료가 큰소리치고 난무하는 한국에서 홍위병 아닌, 이러한 과학을 추구하는 시민단체가 바람직하다>에서 드디어 FDA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으니 귀취가 주목된다.

식염은 뇌졸중 별도원인

 지난 2월 2~4일 미국 뉴-올린에서 개최된 '제30회 국제 뇌졸중학회회의'의 하이라이트에서 가장 큰 수확은 '음식식사의 높은 지방만이 아니라 높은 식염이 독립적으로 뇌졸중위험도와 연관된다는 증거를 제시한 연구'라고 학회뉴스는 평했다.

 뇌졸중에서, 고혈압이 아닌 독립적인 원인으로서 식염음식이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이다.

 여태껏 '음식과 뇌졸중의 연관성'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제시가 없었으나, 이번 학회에서 예일대학과 콜롬비아대학의 연구팀이 밝힌 밀접한 연관성(a link between fat and sodium and stroke)은 미국국민보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대환영을 받았다.

 연구팀을 주도한 콜롬비아대학의 신경역학 교수 Sacco는 "우리 의사들은 '지방과 짠 음식과 뇌졸중'의 연관성을 하나의 상식으로 아무런 구체적증거도 없이 인정해왔다.

 그러나 뇌졸중예방의 가이드라인은 입증된 과학적인 데이터에 의거해야만 한다"고 말한 바와 같이, 증거에 입각한 새로운 '뇌졸중예방가이드라인'이 곧 나오리라 기대된다.

 연구내역은 평균연령 70세의 남녀대상자 3183명(백인, 흑인, 스페인계)에 대해 1993년에 식성조사와 혈액검사 등 완전한 기초조사를 마친 다음, 평균 5.5년간 추적해서 관찰한 결과 142명의 뇌경색증이 발생했다.

 '뇌경색발생과 지방 및 식염섭취와의 관계' 연구에서 식염에 대한 부분만 소개하자면, 대상자를 식염섭취량(기초조사의)에 따라 1일 식염섭취 4.0Gm이상(A)과 2.4~4.0Gm(B)과 2.4Gm이하(C) 등 3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그 결과 A그룹은 C그룹에 비해 뇌경색 발생 리스크가 84%나 크게 높았으며, B그룹은 C보다 약간 높았지만 통계가치는 없었다.

 분석조사에서는 뇌졸중의 원인인 고혈압을 3그룹에서 동일조건으로 조정했음을 알린다.

 동양인에게 유난히 많은 뇌졸중 원인은 식염과다섭취도 한몫 차지하리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암에서도 식염과용이 한국에 으뜸가는 위암의 원인인자가 되듯이, 특히 짠 음식 좋아하는 한국인습성이 독립적인 뇌졸중의 원인이 되리라본다.

 곰탕에다 소금 한술 듬뿍 퍼서 넣어 고기 맛을 즐기는 민족에게 뇌졸중이 많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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