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브랜드 놓치지 않으려는 제약사-1]

美업계, 제품 브랜드가치 유지위해 사활
신약개발전략 이상으로 특허연장 노력
제형·상품명 변경­-적응증 확대 등 다양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종전약과 다름없는 신약

 미국약품업계 로비 그룹에서 말하는 "신약발견과 연구개발(R&D)에 엄청난 금액을 지출하기위해 신약브랜드의 (高價)유지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이미 그들의 상투어가 되어있다고 칼럼니스트 A씨는 꼬집는다.

 그리고 1개의 혁신적인 신약출현에 평균 R&D(연구개발)비용이 8억 달러($800M)가 든다는 제약사의 주장(앞장 참조)에 대해서도 A씨는 '혁신적 신약'이란 어휘와 R&D금액에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에 걸쳐 415개의 신약이 FDA승인을 받았는데 그중에서 종전브랜드와 무관한 새로운 분자요소로 구성된 신약은 133개에 불과하며, 약효에 있어서도 종전브랜드보다 '개량된 신약'이라고 입증된 신약은 14%(58개)뿐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참조 : 표 1은 FDA서 매년 판매승인이 된 신약숫자를 나타내며 2003도엔 21개 승인됨).

<표 1> 연도별 승인된 신약수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서도 가장 인기약품인 Clairtin과 Clarinex등 졸음 없는(non-sedating)항히스타민제와, Prozec 등 SSRI(*주 1)항우울제, 그리고 Prilosec와 Prevacid 등 PPI(*주 2) 위궤양치료제에 관해서 각각 논의해보고자 한다.

 <*주 1 :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물질)의 약칭임.>

 <*주 2 : Proton Pump Inhibitor(프로톤펌프억제제)의 약칭임.>

항히스타민제

 일반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항히스타민제 Benadryl은 졸음이 오는 결점이 있고, 이를 보완한 약품이 Claritin이며 약값은 브랜드Claritin 1개월분이 100달러정도인데 비해 OTC Benadryl 1개월분은 10달러로 10배나 차이가 있었다.

 Claritin은 Schering-Plough(S-P라 약칭)제약사서 1981년 특허 받았으나, 1993년에야 뒤늦게 FDA판매승인이 나왔다.

 참고로 신약신청에서 승인까지의 평균기간은 20개월 미만이다.

 Claritin 승인이 지연된 까닭은 그 효과성에 대한 과학논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17년간의 특허는 판매5년이 지난 1998년에 만료되었는데, 특허법개정에 따른 여러 혜택을 받아 4년6개월 특허연장이 되었다.

 2001년도 Claritin 판매고는 무려 27억 달러($2.7B)가 되어 S-P사 총수입의 1/3을 차지할 정도였다.

 본래 약효요소는 Claritin의 대사물질 속에 있음을 발견한 S-P사는 2001년 12월 이 대사물질을 Clarinex라 명명하여 특허와 판매승인을 받았으며, Claritin의 특허만료와 함께 즉각적으로 Clarinex로 대치시키는 민첩한 수완을 보였다.

 그리고 이 개량약품(Clarinex)을 OTC가 된 종전의 Claritin과 비교해서 "Claritin보다 실내에서는 연중계속 효과가 있고, 알레르기계절에는 보다 나은 실외효과가 있다"라고 대대적인 광고에 열중했다.

 왕년의 알레르기치료제왕이요 지금은 은퇴한(OTC) Claritin 역사가 말해주는 것은 Claritin, Prilosec, Prozec, Lipitor 같은 보물을 일단 차지한 제약사는 그들이 성공시킨 약품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 자기네 개량품으로 계속 특권(특허)을 유지 하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2년에 Claritin이 OTC약품으로 전환됨에 따라 동일계층의 항히스타민제브랜드 Clarinex, Zyrte, Allegra 등이 건강보험회사의 고가약품리스트에 올라, 보험사가 기피하는 약품이 되었다.

 2003년 1월 W건강보험사는 가입자들에게 이러한 고가브랜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코자하는 사람은 사전에 보험사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함으로서, Claritin(OTC)사용을 간접적으로 장려했다.

 그 결과 Clarinex 브랜드의 판매고가 8%하락하기에 이르렀다.

 보험사측에서는 브랜드약품이 특허만료가 되어 제네릭 또는 OTC로 전환하면 이를 모든 보험가입자에게 우편물로 통지하고 동시에 우선약품리스트(*주)를 알려주고 있으며, 이것으로 값비싼 브랜드사용억제에 크게 효과를 본다고 한다.

 (*주 : 우선약품에 대해 피보험자는 분담금액 삭감혜택을 받으며, 제네릭이나 OTC에 동일약품이 있는 브랜드는 여기서 제외된다).

 값싼 동일약품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제약사에서 고가브랜드만을 판매하려는 전략에 대항해서, 보험사는 계속투쟁할 결의를 굳히고, 그럼으로써 약값을 비롯한 의료비상승과 보험요금인상을 막아, 고용주와 고용인과 그 가족을 도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우울제(SSRI)

 릴리(Elis Lilly)제약사의 항우울제 Prozac 는 가장 먼저 선보인 SSRI제이다.

 Prozac는 1987년 FDA서 우울증치료약으로 판매승인 받고난 다음 잇따라 1994년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와 1996년엔 대식증(大食증. Bulimia), 그리고 1999년엔 노인성우울증(Geriatric depression)치료제로 각각 승인되었다.

 Prozac는 부작용이 적음으로서 급속도로 다른 항우울제브랜드를 물리치고 독주하는 영광을 차지했으며, 매년수입 26억 달러($2.6B)를 기록했고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약품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골프장에서 앞선 골퍼들이 서로 큰소리로 말다툼하는 걸 보고서 필자의 미국골프동료가 하는 말이 "저 친구들 오늘 아침 Prozac 먹는 것 잊었나보다"고 야유할 정도로 약 이름이 보통명사가 돼버렸다.

<표 2> 2000년도 20대 처방약 순위

Rank

Product

1 *

Prilosec(Astra-Merck)

2

Lipitor(Pfizer/Warner Lambert)

3

Prevacid(TAP/Abbott)

4

Zocor(Merck)

5 *

Prozac(Dista/Lilly)

6

Celebrex(Pharmacia/Searle)

7

Epogen(Amgen)

8

Zoloft(Roerig/Pfizer)

9

Zyprexa(Lilly)

10

Procrit(OrthoBiotechDivision)

11

Paxil(GlaxoSmithKline)

12

Glucophage(Bristol-Myers Squibb)

13

Norvasc(Pfizer)

14 *

Claritin(Schering)

15

Vioxx(Merck)

16

Augmentin(GlaxoSmithKline)

17

Pravachol(Bristol-Myers Squibb)

18

Risperdal(Jannsen)

19

Neurontin(Parke-Davis)

20

Premarin(Wyeth-Ayerst)

- 제1위 Prilosec는 지금 싸구려 OTC가 됨 -
 릴리에서 Prozac 특허를 2중으로 신청한바 있는데, 이에 대한 소송에서 릴리가 패소하여 그 벌칙으로 본래 특허만료일(2003년 12월)을 2년6개월 앞당겨서 제네릭으로 옮겨졌고 Prozac판매광고도 사라졌다.

 그 결과 Paxil과 Zoloft 등 다른 SSRI 브랜드들의 광고가 활발해짐에 따라 제네릭 Prozac의 판매고는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릴리는 기지를 발휘하야 Prozac특허만료직전에 동일성분으로 'Prozac Weekly'라는 이름부친 1주1회용의 지속약품을 개발하여 특허와 승인을 얻어, 판매광고에 열중하고 있다.

 그런데 Prozac을 연명시킨 가장 창의적인 발상은 동일약품 동일용량을 갖고서 약의 '이름과 색깔과 용도' 만을 변경한, 말하자면 동인이명(同人異名)격인 약품 Sarafem의 개발이다.

 1990년도 MIT대학의 Y교수부부는 Prozac이 월경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치료에 크게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로 특허를 받았으며, 이러한 것을 '사용방법(method of use)에 의한 특허'라 부른다.

 1997년 릴리에서 그 특허를 매입하여 Sarafem이라 명명해서 월경전 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치료용도약품으로 FDA승인을 받아 판매개시 하였다.

 물론 MIT와 Y교수부부는 이 브랜드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왕년의 이름 높던 Prozac 은 지금은 무력한 제네릭이 되어 한알에 2.5달러인데, 용도변경한 동일약품 Sarafem가격은 3배가 넘는 8.7달러라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Prozac는 2000년도 판매고 20대 처방약에서 5위를 차지하는 인기브랜드였으나, 2002년 제네릭이 된 이후엔 50대 랭킹 밖으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왕년(2000년)의 톱 브랜드 Prilosec와 14위 Claritin(참조 : 표 2의 * 표식)은 처방약 족보에서 벗어나 OTC가 돼버렸으니, 금석지감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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