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장기이식 주도할 한국]

장기이식 새역사 '이제 한국이 쓴다'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 장기부족난 해소 가능
故 민병석 - ­在美 김윤범 교수 업적 후학들 계승 기대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사이언스지에서 세계10대 과학연구업적의 하나로 선정된 한국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추출은 인간복제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장기이식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거부반응'을 해결하여 21세기 장기이식의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시카고의대 김윤범 교수팀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무균돼지'장기도 인간에게 '거부반응'없는 장기를 제공할 것이 크게 기대되고, 황 교수의 말처럼 "10년 안에 '무균돼지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듯 장기이식의 기초를 닦은 두 교수업적이 쌍벽을 이루어 한국의학이 장차 세계장기이식의 주도권을 장악하여, 인류복지를 향한 우리 의학계의 꿈이라할 '암과 여러 불치병정복'의 날이 올 것을 기약하고 있다.

 한국과 한국인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세계경제수준 12위의 한국은 하루빨리 국제적 창피라 할 2원제의료제도를 지양하고 일원화하는 일이 지상과업인데도, 무지한 지도자는 전통의학육성을 외치며 일원화를 외면하는 시대역행정책을 쓰고 있다.

 그리하여 의료후진국레테르가 붙어있는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의학계만은 현대의학의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으니 너무나 장한 일이다.

 1954년 12월 23일 하버드대학 부속 Peter Bent Brigham 병원에서 닥터 Merrill(내과)과 닥터 Murry(외과)가 주도한 팀에 의해 역사상최초의 장기이식(신장이식)이 성공한지 50주년이 되었으며, 집도자인 Murrey박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도 노벨의학상의 영광을 얻었다.

 당시 23세 남자 신부전환자 R은 그의 쌍둥이로부터 얻은 신장을 이식받았으며, 그 후 8년간 생존했었다.

 그리고 35년 이전(1969년) 낙후한 중진국한국에서도 민병석교수(고인)와 같은 훌륭한 의학자가 있어, 한국의학세계화를 위한 그의 집념이 결실을 맺어 그가 주도한 가톨릭의대 신장이식 팀에서 한국최초로 신장이식의 개가를 올렸던 것이다.

 당시 민 선생이보낸 편지와 보고논문을 필자는 불의에 가신 고인을 추모하는 뜻으로 아직 간직하고 있다(*주).

 <*주 : 주치의로서 대통령수행도중 1983년 10월 9일 버마서 순국하셨다. 보내주신 논문은 Renal Transplantation in Korea(대한의사협회지 12 : 983, 1969.)이며, 오래전 필자와 함께 쓴 갑상선논문(대한의사협회지 9 : 165, 1966)도 동봉하셨다.>

 민 선생이 길을 터놓은 한국의 장기이식은 그 후 우수한 후학들에 계승되어 무성히 자라나 일본을 앞선다는 소식이고, 해외에서 첨단의학을 익힌 수많은 후배의학도와 민 선생처럼 연구에 헌신한 의학자들이 있음으로서 한국의학은 지금 세계현대의학의 동반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1963년 1월 콜로라도대학에서 닥터 Starzl의 집도로 신장이식 받은 38세 청년은 지금 80세 노인이 되었으되 아직도 신장의 정상기능을 갖고 무사하며, 이 케이스가 현재 신장이식최장생존기록(42년)이다.

 닥터 Starzl는 42년 전 상황을 회고하면서 "의학모습이 오늘날같이 비약적으로 발전변화하리라고는, 그때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으니 꿈같은 이야기다"고 금석지감을 피력한바 있다.

 장기이식 50주년을 맞은 현대의학은 외과수술과 마취기술과 신약개발 그리고 화학요법치료와 중환자 캐어 등 모든 전문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한 결과, 이식성공률이 완벽에 가까워지고 환자수명연장과 QOL(삶의 질)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현실을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주변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한 민 선생이 살아있었다면, 같은 말을 했을 줄 안다.

 그리고 장기이식에 동반하는 뇌사문제수용, 장기기증법통과, 생물의학윤리문제 등 여러 사회적 이슈도 하나하나 마무리 짓게 된 사실도 특기할만하다(참조 : 의협신문 필자칼럼 3편- '장기이식의 문제점과 윤리논쟁' 2001년 12월 20일부터 3회).

한국의학자 업적에 희망

 이제 장기이식에 남은 숙제는 장기부족해결과 아울러 거부반응 없는 이상적인 장기를 얻는 일이다.

 미국의 UNOS(United Network for Organ Sharing. 장기분배연합네트워크)보고에 의하면, 1982년 이래 현재까지 총 416,457명에게 각 기관 장기이식(신장 간장 심장 폐장 췌장 소장)을 성공시켜 새 생명을 부여했다는 통계다.

 이처럼 좋은 소식이 있는 반면 나쁜 소식도 있다.

 표에서 보듯 현재 미국서 장기이식을 원하는 등록대기자는 총 87,321명인데 비해, 2004년도(9개월간)에 실제 장기이식시행건수는 20,303건에 불과하다.

 그리고 2004년도 9개월간에 제공받은 장기 숫자는 10,603이다.

 2004년 이식수술 받은 자에 비해 장기부족 때문에 대기상태에 있는 환자가 4배 이상이고, 대기 중 사망환자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일부나마 장기부족문제해결을 해보려고 몇 년 전 미국에서 장기금전거래허용문제가 거론됐지만, AMA윤리위규제에서 장기매매를 엄중반대하고 있다.

 현재 장기이식에서 가장 시급한 이슈는 장기부족해결이다.

 앞서 언급한 장기이식의 개척자며 노벨수상자인 닥터 Murry는 장기이식 50주년을 맞은 현시점에서 '장기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 평하고 있다.

 80여세 백발노인이 된 그는 "만일 내가 다시 앞으로 50년간 더 일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장기제조연구분야에 종사할 것이다. 줄기세포연구가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되고도 남는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현황에서 황우석 교수의 인간장기복제연구와 김윤범 교수의 무균돼지연구는 장차 거부반응 없는 장기를 무진장제공해줄 것이 기대된다.

 민병석 선생이 씨 뿌려 개척한 한국장기이식이 결실되어 한국은 세계선진국의학과 어깨를 겨누게 되고, 특히 장기부족해결이라는 점에서 인류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음은 우리의 가장 큰 자랑이라 하겠다.

 장기이식 50주년을 맞이하여 이상과 같이 한국의학계의 일면을 회고하고 전망해 보았다.

<표 1> 2004년 11월 현재 장기이식등록대기자 수


All

87,321

Kidney

60,356

Pancreas

1,659

Kidney/Pancres

2,440

Liver

17,368

Intestine

195

Heart

3,309

Lung

3,919

Heart/Lung

171


<표 2> 2004년 1∼9월 장기이식시행 수


Total

20,303

Deceased Donor

15,023

Living Donor

5,280


<표 3> 2004년 1∼9월 장기제공 수


Total

10,603

Deceased Donor

5,327

Living Donor

5,276


- 출처 : OPTN 12/17/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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