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70세도 늦지않다]

70세 넘어도 식생활 개선땐 수명연장
지중해 건강식-운동-금연 가장 효과적
규칙적 운동 인지기능 높여 치매 예방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미국의사협회지 특집

 2004년 9월 22일자 미국의사협회기관지 'JAMA'는 새롭고도 놀라운 특집기사로 가득차있다.

 70-90세 남녀노인으로 평소 건강관리를 소홀히 했어도 70세 이후 노년기부터 4종류 생활습성개선(△건강식 : 본문에서는 지중해건강식을 이름. △정기적 운동 △금연 △하루 한 두잔 음주)에 착수한 노인이 10년 더 생존할 확률은, 그러지 못한 노인에 비해서 65%나 더 높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4가지 라이프스타일개선'('4종류'라 약칭)의 착수시기가 70대 이후 노인에게도 적용된다는 연구결과는, 건강생활을 하기엔 때가 늦었다고 단념상태에 있는 많은 노인들에게 크게 고무적이라고 하버드보건대학원 R교수는 말한다.

 특집 중 2개 연구논문은 라이프스타일이 노년기치매발생에도 크게 영향기침을 입증했다.

 남자노인에 대한 연구는 1일 2-3마일 걷는 노인이 치매될 위험도는, 1일 1/4마일이하 걷는 노인에 비해 1/5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70세 이상의 여자노인에 대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노녀에서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도는 그러지 못한 노녀의 20%(1/5)라는 낮은 율로 밝혀졌다.

 협회지는 그 논설에서 하버드보건대학원 교수진의 말을 인용하여 미국사회에서 만성질환치료와 그 위험요소제거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금액의 일부를 남녀노소 전체연령층에 걸쳐 '1차 예방'이라할 건전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투자도 큰 이득이 있다고 역설했다.

 특집의 연구논문은 건강식으로서 지중해음식의 유익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즉 지중해음식으로 체중감소만이 아니라, 인슐린이상과 동맥 및 조직의 만성염증을 저하시키게끔 체내화학요소의 변동을 가져다주는 이득이 있다고 했다.

 아시다시피 높은 혈액인슐린수치는 성인당뇨병의 요인이고 만성염증은 심장혈관질환(C-V)과 암과 알츠하이머와 밀접히 연관되며, 이 2가지(인슐린이상과 화학요소증가)에 기인한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대폭증가 시킨다.

 위의 연구결과는 지중해건강식의 내용이라 할 풍부한 곡물(whole grain. 현미와 잡곡을 통칭)과 야채과일, 콩 종류, 견과, 올리브기름 등이 대사증후군과 C-V 발생률을 낮추는데 크게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미 대사증후군환자가 된 노인그룹에서도 지중해건강식을 철저히 지킬 경우는 2년 후 그 55%에서 증후군질환이 완전 치유되는 반면, 지중해건강식에서 지방과 칼로리를 좀 더 적당히 허용한 케이스는 정상으로 치유되는 율이 13%에 불과했다.

 지중해건강식은 체중, 혈압, 혈당, 인슐린,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시드 수치를 뚜렷하게 낮추고 또한 좋은 콜레스테롤 HDL을 높인다는 사실도 연구에서 입증했다.

 1988년부터 10년간 11개 유럽국가에서 실시한 코호트연구조사는 70-90세노인(남자 1,507명과 여자 837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지중해건강식을 비롯한 생활습성개선 4종류 모두가 제가끔 10년간에 걸쳐 3대 생활습성질환위험도감소에 기여하는 사실을 밝혔다.

 즉 이들 노인들이 지중해건강식에 충실할 경우는 그러지 않는 자에 비해서 10년 생존율은 23%나 증가시키고, 한두 잔의 알코올섭취는 22%, 지속적인 운동은 37%, 그리고 금연하면 35% 씩 각각 10년 생존율을 증가케 한다는 결과였다.

◇ 생활습성개선 스코어에 따른 10년간 잔여생존율
(70-90세 노인을 대상으로 한 유럽의 연구조사)

- 출처 : JAMA

 '4종류' 중에서 하나만 지키거나 또는 전혀 지키지 않는 노인(도표의 가장아래 선 = 스코어 0~1)과 비교해서, 4종류 모두에 충실한 노인(도표 가장 위의 선 = 스코어 4)이 10년간 더 '생존할 확률'(Survival Probability)은 65% 높고, 3종류에만 충실한 노인(도표 위에서 2번째 선 = 스코어 3)은 55%, 그리고 2종류만 충실히 지키는 노인(도표 위에서 3번째 선 = 스코어 2)은 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처럼 청장년시절 게으르고 평소 건강관리를 등한시했어도 늦지 않으며, 70세부터 철저한 생활습성개선책으로 새 출발해도 된다는 용기를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외람스럽지만 필자의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필자는 대학졸업이후 30대 전후 스트레스 많았던 군의관과 수련의생활동안 10여 년간 흡연경력이 있고, 평소 육체적으로 개으름뱅이였음으로 운동할 기회도 적었다.

 다 망한 미국의사생활과정에서도 여가만 있으면 누워서 또는 안락의자에 기대어 독서로 소일하는 일이 유일한 여가선용이었고, 육체운동이래야 기껏 주말에 친구와 어울려서 하는 골프가 전부였으며 그것도 걸어서가 아니라 카트타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50대에 이미 요즘 말하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에 걸려, 5∼10Kg 많은 체중과다에다 혈당치 120mg 전후와 LDL콜레스테롤 수치 150 전후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때가 1차 예방 즉 생활습성개선이 가장 요긴한 시기였으나, 요즘과 달라서 당시엔 그런 문제를 의학에서 크게 강조하지 않았고 잠재적인 큰 위험요소라 할 '대사증후군'이란 용어조차 없었던 시기였다.

 본인의 무관심과 게으름으로 이러한 가장 중요한 건강의 과도기를 무사태평하게 보냈던 결과 60대에 들어와서 가벼운 정도나마 당뇨병(공복혈당치 150 정도)환자가 되어 8년 전부터 약을 사용하는 신세가 되었다.

 보통 같으면 운동과 건강식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는 경계선상의 혈압(140/90)과 LDL(150)에 대해서도, 당뇨병이 심장혈관질환의 중등도위험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약물치료 즉 혈압강하제(Ace-inhibitor)와 콜레스테롤 약(lipitor)을 5년간 복용하고 있다.

 그러니 동양인인 필자는 평균적인 미국백인노인의 질환을 갖고서 그들과 같은 분량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셈이다.

 5년 전 은퇴한 다음부터 늦게나마 자신의 건강을 염려해서 당뇨병악화와 그 합병증을 막고자 매일 30분 이상 운동에 열중하고 골프는 반드시 걸어서 치는 등 생활습성개선을 위해 맹활약(?)한 결과 이젠 정상체중을 유지하게 되고 복용하는 약용량도 최소량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렇듯 70세 이후에서야 정신 바짝 차려서 1차와 2차 예방노력으로 건강지수가 날로 개선되어가고 있음을 필자자신 실감하고 있는 터에, 9월 22일자 'JAMA' 특집은 필자의 경험과 느낌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해서 감개무량한바 있다.

 그래서 이 특집은 70세 고희고개를 넘은 노인인생에게도 늦지 않으니 건강한 자나 이미 만성노인병 있는 자나 모두가 매일운동하고 非건강식을 피하며 절제 있는 건강생활을 함으로서 QOL(삶의 질) 넘치는 여생을 즐기라는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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