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서 세계전략 채택]

생활습관병 극복 '건강식과 운동' 선언
하루 30분 이상 운동-과채·콩음식 권장
식품광고 비건강식 섭취 장려 표현 금지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2004년 5월 22일 WHO는 가맹국 192개국대표와 관련자 2천명이 모인 총회에서 3대 만성질환(비만증, 심장혈관질환, 당뇨병)예방을 위해 "건강식과 운동에 관한 세계전략(WHO Global Strategy on Diet, Physical Activity and Health)"을 채택했다. 이는 생활습성질환에 대한 세계최초의 국제지침이며, 각국 실정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WHO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이러한 만성질환은 근래 대폭증가 하고 있으며, 2001년도 분석결과 전체세계의 연간사망자는 5천6백만 명이고 사망자의 60%가 만성질환환자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도상국가의 젊은 층에서 이러한 사망자가 66%의 높은 율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세계질환의 47%를 차지하는 만성질환은 식생활과 활동패턴 등 생활습성의 급격한 변화가 원인이란 점에서 서로 연관된 하나의 증후군(Syndrome)으로서, 우리는 생활습성질환(Lifestyle Disease)이라 부르며 생활향상으로 인한 문명병적인 측면도 있어 문명병이라 칭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생활습성질환(maladie de comportement)이라 부르며, 영국은 라이프스타일관련 질환(Lifestyle related disease), 독일은 문명병(Zivilisationskrankheit), 그리고 스웨덴에서는 유복병(裕福病. Valfardssjukdomar)이라 불러 영양과다시대인 현대생활을 반영하는 병임을 알리고 있다.

 지금까지 앞장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미국에서 3대 학회가 미국인건강증진을 위해 공동의 제로 생활습성질환퇴치를 위해 합동전략을 세운 것처럼, WHO서도 세계인을 향해 1일 30분 이상 운동 할 것과, 야채과일과 콩 음식 등 건강음식을 많이 먹고 설탕과 동물지방과 염분 등 해로운 음식을 제한하도록 적극권장하고 나선 것이다.

 또 한편 식품광고에 있어서도 비건강식 섭취를 장려하는 표현을 금지하고, 미숙한 아동을 유혹하거나 이용하지 못하게끔 하는 엄중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본래 이 전략은 2002년 WHO총회에서 초안이 책정됐으나 패스트푸드 등 거대한 식품산업을 옹호하고 있는 미국정부에서 과학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했고, 중남미의 사탕생산수출국들이 무역상 악영향을 우려한 사유 등으로 규제수정이 되풀이 되었다.

 그 결과 대책지침에서 "이 지침을 무역제한의 구실로 삼지 못 한다"와 "설탕과 지방의 적정섭취량은 각 나라의 식생활습관을 고려해서 제가끔 정한다" 등의 조문을 추가함으로서, 원래의 지침내용을 완화해서 완성되어 드디어 2004년 5월 22일 제57회 WHO총회에서 채택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날의 역사적인 WHO뉴스는 세계 언론에 보도되었고, CNN은 "세계적인 식사전략채택 그리고 WHO서 비만퇴치청사진 승인(Global diet strategy adopted. WHO approves blueprint for battling obesity)"라는 제목으로, 세계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짜낸 식사와 운동습성에 대한 세계전략을 공식으로 채택하여 심장질환과 암과 당뇨병에 선전포고했음을 톱기사로 연일 보도했다.

 미국언론은 물론, 5월 23일자 일본의 모든 주류신문에 대서특필되었으나 한국의 신문기사 엔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WHO 전략내용

 채택된 WHO Agenda item 12.6(Global strategy on diet, physical activity and health)은 총 20 페이지의 내용이며(참조: www.who.int/gb/ebwha/pdf_files/WHA57/A57_R17-en.pdf ), 그 일부요점을 다음같이 소개한다.

 전체 67항목에 걸친 본 전략은 지구상에서 만성질환으로 인한 부담, 그리고 건강식과 운동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억제하는데 어떻게 도움 주는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이 전략은 만성질환을 감소시키는 사업을 도우기 위해 WHO가맹국과 UN기구와 민간분야기관에서 해야 할 역할을 명시해 놓았다.

 여러 항목에서 관련된 건강서비스, 푸드와 농업정책, 예산작성정책, 감독시스템, 조절책, 소비자교육 및 마케팅과 영양소레테르광고, 그리고 푸드와 운동에 관한 학교정책 등을 통해 만성질환예방의 역할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22번의 다이어트항목은 지방음식 그중에서도 포화지방과 설탕 및 염분을 제한하고, 야채과일과 콩 종류음식과 곡물(정제하지 않은)과 견과를 많이 섭취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항목 46에서는 영양소레테르부착에 있어 각 국가는 그들이 시행중인 규제가 과연 과학근거에 입각한 것인지 재검토하기를 충고했다. 가맹국인 한국에 대한 경고로 들린다.

 또한 개인과 지역사회에 적합한 건강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이고도 지속적이며 멀리 내다보는 지침을 각 국가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이번 건강식에 관한 WHO 전략은 이보다 1년 전(2003년 5월 10일)에 결의된 담배규제국제조약(FCTC. 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주)과 같은 강제규제가 아니며, 각국가의 실정에 적합한 정책추진을 장려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국가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만세금(fat taxes) 등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 *주 : 의협신문의 최근 필자칼럼 담배-4를 참조바람.> 앞에 언급한바와 같이 2002년의 초안승인을 유보했던 미국은 그 후의 수정안에 찬성하고, 미국정부는 2004년 2월27일자 내무부차관보명의로 이종욱 사무총장에게 WHO 전략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지지서한에서 국민건강과 생활습성질환예방을 위한 평소 미국의 노력을 피력하고, 특히 부시대통령의 2002년도 '건강각서'에 비롯해서 모든 미국인에게 건강운동참여를 호소하고, 건강식과 운동과 주기적 예방검진을 독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미국연방보건부(HHS)도 부시에 호응하여 건강증진 첫 단계로 '첫째 예방'(Prevention First)을 모토로 한 프로그램을 실시중이고, 과거 잘못된 정부추천 'USDA 건강식가이드라인'을 대폭수정해서 하버드대학 팀과 공동작성한 새로운 '정부추천건강식'을 2005년도 초에 발표계획이라고 알렸다.

 이렇듯 미국정부는 이종욱 총장에게 미국의 건강대책배경을 언급하면서 WHO의 세계전략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생활습성질환정복이라는 공동목표를 내세운 미국 3대학회의 이니시어티브(7장 참조)는 급기야 WHO에 의해 지구상의 건강지침으로 격상되고 세계화되었다.

 미국의사협회지 JAMA는 2004년 9월 22일자 생활습성질환특집에서, 평소 건강을 소홀하게 했던 70세 이상 남녀노인에게도 새로 시작한 건강식과 운동생활이 건강수명연장과 QOL(삶의 질)향상에 기여함을 입증하고 있으니, 다음 장에 소개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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