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근교수:항생제 투여의 compliance(순응도)를 높이는 방법이 주제지만 일반적인 약물의 순응도를 포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아 감염성 질환에서 치료 실패의 주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주 원인중의 하나는 처방지시대로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순응도의 저하입니다. 따라서 약물에 대하여 환아와 부모의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소아 감염성 질환의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약물 투여의 순응도에 관여하는 인자로는 약물의 향이나 맛, 약제의 투여횟수, 투여기간, 약물의 부작용 및 약물의 내약성 등이 있습니다. 소아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아용 시럽제의 경우, 대부분 각 약물의 독특한 향과 함께 어린이들이 복용하기 쉽
도록 달콤한 맛을 첨가하게 됩니다. macrolides 계열의 약물을 보면 roxithromycin은 딸기향, clarithromycin은 펀치맛을 내고 있는 반면, 지로스맥스는 체리와 바나나향을 가지고 있는 등 소아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약물들은 소아들이 좋아하는 향을 첨가하여 약물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약물의 투여횟수와 투여기간은 약물의 조직 내 치료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결정되기 때문에 약제의 종류에 따라 다양합니다. 기존 대부분의 항생제는 일일 2~4회 복용법으로 7~14일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macrolide계이면서도 지스로맥스의 경우는 1일 1회 3일간 사용합니다. 따라서 간편한 용법, 즉 복용횟수가 적고 치료기간이 짧은 약물을 선택함으로써 약물의 순응도를 높이게 되어 치료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약물의 부작용과 약물의 내약성도 순응도에 관여할 수 있는 요인이라 사료됩니다.

소아 환자의 순응도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로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은 환아 부모들입니다. 일부 어머니들은 약을 많이 처방 받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또 어떤 경우는 경구용보다 주사제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최근 대부분의 약물들이 환자들의 편리성을 위해 1일 1회 복용하는 서방형, 다시 말해 투약을 적게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방형에 대해 소아환자에 투약을 해야 하는 어머니들이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macrolides 계통인 지스로맥스 같은 약물은 하루 한번 투약을 해야하고 3~5일만 처방해도 10~14일 동안 치료효과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환아의 어머니들이 간혹 있어 처방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어머니들의 교육 수준이나 성격, 그 밖에 어머니의 연령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생활수준이나 교육수준이 낮거나 나이가 많은 어머니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어머니들보다 환아에게 약을 투약하는 순응도가 낮으므로 이것이 직접적으로 환자의 낮은 순응도로 이어져 치료에 장애요인이 되기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소아감염 질환의 치료에서 약물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에 아동들이 좋아하는 맛과 향을 첨가하여 먹기 좋게 해주고 약물의 1일 투여횟수와 복용기간이 짧은 약물을 선택하여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부모에게 아이가 잘먹어내지 못할 경우, 어린이에게 약을 쉽게 먹이는 방법, 즉 약물에 대한 복약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약물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의 순응도를 높여주는 것이야말로 소아 감염성 질환의 치료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생각됩니다.

◆차성호교수(좌장):황규근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환자의 입장이 아닌 처방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순응도가 하루 1회면 좋은데 같이 병합해서 주는 항히스타민제나 기관지 확장제등을 보면 이들 보조 약제는 하루 3~4번 처방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이러한 항생제는 한번 처방하고 다른 것들은 하루 4번 먹게 처방하면 환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불편하여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오히려 순응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그런 면에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규근교수:차교수님 말씀처럼 그런 면도 없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약물 복용에 대한 편리성과 약물의 지속시간에 대한 정보를 보호자에게 제공한다면 하루 3~4회 복용하는 약물과 함께 하루 1~2회 복용하는 항생제를 함께 투여해도 좋을 것으로 생각되고 순응도면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박종영교수:사실, 궁금한 것 중에 하나가 약의 맛에 대한 국내 아동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연구자료가 있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약물 대부분이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기 때문에 외국 아동들의 기호에 맞춰진 것이지 국내 아동들의 선호와는 좀 다를 것으로 여겨짐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아동들이 요구하는 맛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들은 지난번에 줬던 그 약을 달라고 하면서 이 약은 써서 못 먹겠다하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딸기향, 바나나향 등 특정한 맛이 나는 약을 달라는 경우가 비교적 흔합니다. 이처럼 아동들의 맛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면 약물 제조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황규근교수:약의 맛에 대한 소아의 선호도에 대한 조사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이 선호하는 맛은 아이스크림 맛과 같은 것이지 않겠습니까?
아이스크림 맛이 대개 딸기나 바나나, 체리, 펀치등의 맛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이러한 향과 함께 단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동들의 맛 선호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종덕교수: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아이들이 딸기향을 선호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 향 자체가 약의 맛을 대표하면 상관이 없으나 약을 먹고 나서 뒤 끝이 쓰다던지 박하향같은 이상한 향이 삽입되면 아동들이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종영교수:우리나라 사람들이 심하게 아파서 죽어갈때 흔히 하는 얘기가 '약 한 첩 먹고 죽으면 좋겠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일반 사람들은 의료의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진료와 상담보다는 약의 처방에 의미를 둡니다.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약을 하루 한번 며칠만 먹으면 치료된다고 할 경우, 의사도 불안하고 환자보호자도 불안한데 그러한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황규근교수:우리 소아과 전공의 선생님들중에서도 단기간 사용하는 macrolides를 사용한 후 기존의 macrolides를 재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선생님들도 일반적인 항생제 약물 치료기간인 10~14일에 익숙하여 3일간의 단기간 치료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고 약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의 1일 1회 3~5일간 복용하는 지스로맥스같은 약물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제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성호교수(좌장):네, 황교수님의 성의있는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으로 '항생제의 치료용법 및 순응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하의대 홍영진교수님이 말씀해 주시죠.

◆홍영진교수:좋은 말씀들을 앞에서 많이 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럼 macrolides 계열의 약물 특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macrolides 계열 중 Erythromycin의 경우, 반감기가 1.6시간 정도되므로 30~50mg/kg/일 4회로 분복하여 투여하며 erythromycin base와 erythromycin stearate는 위산에 약하므로 식사 1시간 전에는 복용하여야 하며 erythromycin estolate, erythromycin ethyl succinate와 erythromycin ascitrate는 공복시나 식사후에 복용할 수 있습니다. 임상에 사용하는 데 있어서 안전한 약 중에 하나이며 자극성 반응외에는 위험한 부작용으로 pseudomembranous colitis와 심실성 부정맥이 드물게 발생합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설사와 구토, 복통, 발진, 오심 및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중 담집울체성 간염(cholestatic hepatitis)이 가장 두드러진 부작용으로 주로 erythromycin estolate에 의해 발생하며 드물게 ethylsuccinate나 stearate에 의해서만 생깁니다. 또 erythromycin이 간의 cytochrome P450 enzyme system을 억제하므로 이 과정을 통하여 제거되는 약들의 혈중 농도를 올리게 되므로 이러한 약을 사용할 때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특히 erythromycin의 사용과 연관되어 astemizole이나 terfenadine의 혈중 농도가 증가할 경우 심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같이 사용하는 것은 금해야 할 것입니다.<표 1> 다음으로 Azithromycin의 반감기는 68시간으로 매우 길고 광범위하게 조직으로 분포하며 포식세포(phagocyte)를 포함하여 세포내에 높은 농도를 보이는 독특한 약물동태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혈중 농도에 비하여 조직과 분비물에서 10~100배의 농도를 보이게 됩니다. 10mg/kg/일, 1회 사용하며 3일간만 사용하면 erythromycin 7~21일간의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공복시에 복용하도록 하였으나, 최근에 나온 건조시럽이나 tablet은 음식의 섭취와 상관없이 위장관에서의 흡수가 잘 됩니다. 부작용은 erythromycin에 비해 적은 안전한 약 중 하나입니다. 또한 cytochrome P450 enzyme system을 억제하지 않으므로 약물 상호작용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아 앞에서 언급한 약물들과 함께 사용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Clarithromycin은 반감기가 대략 3~7시간 정도이며 세포 내 농도가 erythromycin보다는 높고 azithromycin 보다는 낮습니다. 15mg/kg/일 2회 분복하여 투여하며 위산에 강하고 음식의 섭취와 상관없이 위장관에서의 흡수가 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erythromycin과 비슷하며 간 기능 검사 이상과 두통, 어지러움 증상을 간혹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erythromycin과 같이 간의 cytochrome P450 enzyme system을 억제하므로 이 과정을 통하여 제거되는 약들의 혈중 농도를 올리게 되므로 이러한 약들을 사용할 때 주의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Roxithromycin은 반감기가 10시간이고 2.5~5mg/kg를 1일 2회 투여하며 우유나 음식이 약의 흡수를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소아에서는 심한 심부전이 있는 경우, 약의 투여 간격을 2배로 늘려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일부 소아에서 구토를 보이며 위장관 증세는 erythromycin보다 적고 1.9%에서 간기능 이상 소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약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약물의 순응도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동에게는 순응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소아의 경우, 본인이 아닌 부모 등의 보호자가 약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몇 번을 먹어야 한다는 설득이 잘 안되죠. 의사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세균성 감염이 있을 때 치료양이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인데 사실은 그러한 것들이 안 지켜지는 경우가 바로 이 순응도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4번 먹으라고 환자에게 약을 줬는데 2번 먹고 만다든가, 아니면 1주일 먹으라고 줬는데 하루에 2~3회씩 이틀 먹고 안먹는다든가 하는 것이죠. 사실 이런 것이 우리가 약을 주고 나서 경과를 자세히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서 결과에 대한 중요성이 적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세균성 감염이 적응증이 되는 환자에서 약을 사용할 경우에는 필요한 날짜대로 복용되야만 정확히 치료가 되는데 약의 종류에 따라서 복용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은 약의 맛과 복용횟수 및 복용기간 그리고 부작용 등 4가지 요인이 부합되어야만 환자에게 원하는 양을 제대로 섭취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약의 가격은 아주 저렴하나 환자에 들어간 총액을 환산해보니 약을 제대로 사용못해 재발해서 입원하는 경우를 고려해 볼때 복용횟수가 짧고 순응도가 높은 약들이 결론적으로 cost가 낮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응도가 높은 약들은 단가는 높지만 결과적으로 더 경제적이었다는 것이지요. 항생제의 치료가 필요한 세균성 감염 환아에서는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고 난 후 부모들이 소아에게 약을 제대로 복용시켰는지에 관심을 갖어야 하기 때문에 순응도가 중요한 부분일 수 밖에 없고 만일 약효가 비슷할 경우에는 순응도가 좋은 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여겨집니다. 특히 논리적으로 약을 먹어야한다는 것이 설득이 안되는 소아의 경우에는 더욱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환자 치료시에 적응증을 확립하고 우리가 원하는 양과 농도가 충분한 기간동안 투입될 수 있게 세심히 살펴봐야 하는데, 그런면에서 순응도의 중요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새로 개발된 macrolides는 erythromycin보다 높은 세포내 농도, 혈액과 조직 내의 긴 반감기, 하루 1회(azithromycin)나 2회(clarithromycin) 투약 및 위장장애 감소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약의 순응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소아의 순응도에 대한 여러가지 면을 종합해보면 clarithromycin, roxithromycin이 erythromycin보다는 순응도가 좋고 이보다는 azithromycin이 더 좋다고 판단됩니다.

◆황규근교수:아이들이 약물을 복용한 후 토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1일 1회 복용하는 약물들은 약물의 순응도 만큼이나 약물의 흡수력도 좋습니다.
이럴 경우에 아이가 토해버리면 다시 먹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그럴 경우 홍교수님은 어떤 방법으로 대처하십니까?

◆홍영진교수:그건 언제 토했냐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즉, 먹고나서 바로 토하면 다시 줘야하고 30분이상 지나서 토하면 안쓰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교수님들이 말씀하신, 하루 한번 줬을 때 부모나 의사가 불안하지 않느냐하는 것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요. 만일 적절한 경우에 적절한 약을 사용하여 치료효과를 보는 경우에는 부모들도 사실 상당히 만족해 합니다. 우리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많은 상하기도 감염, 바이러스 감염에서는 약의 유무와 관계없이 경과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부모의 선입관이 만족과 불만에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주 복용하는 것에 만족한다지만 이것 자체도 환아가 아닌 부모들의 만족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아들은 사실 자주 약을 복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의사 자신의 불안감도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익숙하던 방법과 다르면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필요한 약을 썼을 때 빨리 치료가 되고 약을 적게 먹는게 바람직한 것이지, 약을 오래 복용한다는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보면 약을 적절히 처방하여 환자에게 사용했을때 굉장히 만족하고 좋아하는 경우를 볼 수 있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관습이나 경험, 치료의 여러가지 패턴이 다회 복용으로 굳어진 문제가 있지만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앞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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