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사가 주최하고 파마시아 & 업죤(주)의 후원으로 덴마크 Steen E. Husted 교수(아르후스대 심장내과)와 프랑스 Andre Kher 박사를 초빙,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에서의 저분자량헤파린의 효과'란 주제의 초청강연회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배종화교수(경희의대 내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Husted 교수는 자신이 연구자로 참여한 FRISC II 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에 대한 저분자량헤파린 '프라그민'(성분명:dalteparin)의 장기치료는 플라시보 투여군에 비해 치료 1개월 후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을 47%까지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이러한 유의한 효과는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급성단계의 항혈전치료 후 조기 invasive 치료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하고 또한 “저분자량헤파린 '프라그민'의 장기치료는 관상동맥혈관성형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 등 invasive 치료를 대기중인 환자의 심근경색을 예방하는데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Andre Kher 박사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3가지 저분자량헤파린(dalteparin, enoxaparin 및 nadroparin)과 플라시보를 각각 비교한 5개 임상연구 FRISC(dalteparin), FRIC(dalteparin), ESSENCE(enoxaparin), TIMI 11B(enoxaparin), FRAXIS(nadroparin)에 대해 언급하면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이들 저분자량헤파린을 서로 직접적으로 비교한 임상연구가 지금까지 실시된 바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떤 저분자량헤파린이 더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는 이번호에 Husted 교수의 초청강연 내용을 게재하고, 다음 호에는 Kher 박사의 강연내용을 요약, 2회에 걸쳐 소개해 본다.<편집자 註>

최근 몇 년 동안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의 치료와 관련하여 새로 규명된 것, 특히 본인이 참여한 FRISC II(FRagmin Fast Revascularisation during InStability in Coronary artery disease) 임상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UCAD)에서 저분자량헤파린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FRISC II 연구를 실시하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전의 임상연구 결과들이 이 연구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FRISC II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중요한 의문을 밝히고자 하였다.

첫번째 의문은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non-Q-wave 심근경색 환자와 불안정성 협심증 환자)에 대한 조기 invasive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였다. 이전에 실시된 TIMI 11B와 VANQUISH 연구에서는 조기 invasive 치료가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 감소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FRISC II 연구의 두번째 의문은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에 대해 급성단계의 단기 집중치료 후 치료를 계속하는 장기치료가 필요한지, 다시 말해서 저분자량헤파린의 장기치료가 사망 및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생위험을 감소시키는가 하는 것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 발표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아스피린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스피린(35㎎~100㎎, daily) 투여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의 사망 및 심근경색 위험이 5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실시된 몇몇 연구에서는 아스피린과 기존 헤파린(UFH)의 병용 투여시 추가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기존의 헤파린은 정맥투여 해야 하고, 투여 후에는 용량조정을 위한 APTT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저분자량헤파린(LMWHs)은 7~8년 전부터 대규모 임상연구가 이루어졌다. 저분자량헤파린과 기존 헤파린간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의 하나는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이다. 저분자량헤파린의 경우 생체이용률이 매우 높아 피하주사시 거의 100% 흡수율을 나타내나 기존 헤파린은 흡수율에서 매우 편차가 크다. 또한 저분자량헤파린은 환자의 체중을 기준으로 일정 용량을 투여할 수 있고 용량반응이 일정하기 때문에 APTT 모니터링이 필요 없다.

저분자량헤파린은 비교적 반감기가 길고 일정하지만, 기존 헤파린의 경우 반감기가 용량 의존적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차이점이다. Factor Xa와 Thrombin에 대한 효과도 기존 헤파린과 저분자량헤파린간에 차이가 있다. 저분자량헤파린은 Thrombin보다 Factor Xa에 보다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저분자량헤파린은 기존 헤파린에 비해 약물학적, 약물동력학적으로 크게 개선돼 효과가 좋고 안전성이 높다.

Non-Q-wave 심근경색과 불안정성 협심증에 대한 저분자량헤파린의 효과에 관한 최초의 임상연구 중의 하나가 FRISC I 연구로 지난 1996년 'Lancet'(347:561~568. 1996)에 그 결과가 보고됐다. 이 연구는 FRISC II의 기초가 된 매우 중요한 연구다.

이 연구에서 심근경색 및 불안정성 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아스피린 또는 베타차단제를 기본 치료제로 투여한 뒤 무작위로 저분자량헤파린 '프라그민'(성분명:dalteparin) 120IU/㎏ 또는 플라시보를 1일 2회 6일 동안 피하주사 하였다. 6일 이후는 '프라그민' 용량을 반 이하로 줄여 7,500IU을 1일 1회, 40일 동안 투여하였다.

FRISC I 연구 결과, 저분자량헤파린의 단기치료시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급성기 6일 동안 단기치료를 실시한 뒤 용량을 반 이하로 줄인 이후에는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이 더 증가함으로써 혈전형성 기전이 재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적정 용량의 '프라그민'을 3개월 동안 장기 투여했을 때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FRISC II 연구가 설계되었다.

한편, FRISC I 연구에서 저분자량헤파린 '프라그민' 투여시 플라시보 투여군과 유사하게 주요 출혈 발생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중요한 점은 기존 헤파린 투여시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이 발생치 않아 저분자량헤파린이 안전한 약제로 확인되었다.

또한 FRISC I 연구에서 troponin-T치(심근 손상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marker)를 기준으로 환자의 심근경색과 불안정성 협심증의 위험도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결과, troponin-T치가 0.2mcg/ℓ 이상일 때 5개월 내 사망 또는 심근경색 발생위험의 증가를 나타내는 매우 강력한 평가지수로 밝혀졌다. 고 troponin-T치 환자는 troponin-T 음성(정상 troponin-T) 환자에 비해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위험이 훨씬 높았고 따라서 troponin-T치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troponin-T치를 기준으로 항혈전치료를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FRISC I 연구에서 밝혀진 바로는 troponin-T 음성 환자의 경우 항혈전요법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FRISC I 전체 연구대상 환자의 60%를 차지한 troponin-T 양성 환자에서는 사망 및 심근경색의 발생위험이 약 50% 감소(15% vs 7%)하였다. 이처럼 troponin-T치는 고위험군-저위험군으로 구분하고, 항혈전요법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고troponin-T치는 관상동맥내 혈전증, 색전증, 심근경색을 시사하며, troponin-T 음성인 경우는 일부 작은 혈전이 있는 경우는 있어도 색전증이나 심근경색은 없음을 나타낸다.

임상연구를 통해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조기 invasive 치료가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invasive 치료는 현재 임상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1995년에 연구결과가 보고된 TIMI 11B 연구(enoxaparin)에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기 invasive 치료와 non-invasive 치료를 비교 한 결과, 치료 1년 후 두 치료군간에 사망과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률에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온 이유로는 이 연구가 시행된 그 당시에는 스텐트삽입술 등이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과 입원 직후에 적극적인 invasive 치료가 시행되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또 1998년에 결과가 발표된 VANQUISH 연구는 남성 non-Q-wave 허혈성 심장질환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 연구에서 non-Q-wave 심근경색 발생 후 조기 invasive 치료군의 경우 non-invasive 치료군에 비해 치료 1년 후 사망 및 허혈성 심근경색 발생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이전의 임상연구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연구결과로 인해 1995년 FRISC II 연구를 설계할 당시, 급성기 항혈전요법 시행 후 조기 invasive 치료가 non-invasive 치료에 비해 어떤 유익한 효과가 있는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1996년 시작된 FRISC II 임상연구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의 58개 의료기관에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다기관, 병행연구로 실시되었고, 이 연구 결과는 금년 'Lancet'(1999;354:701~707, 1999:354:708~715)에 보고됐다.

먼저 FRISC II 연구의 invasive vs non-invasive 치료에 대한 1차적인 연구목적은 조기 invasive 치료(혈관조영술, 혈관성형술 또는 관상동맥우회술)가 치료 6개월 후의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률을 감소시키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데 있었다.

기본적 치료는 아스피린이었으며 입원시 초기용량으로 300~600㎎을 투여하고 유지용량으로 75~320㎎을 1일 1회 투여하였다. 베타차단제는 금기가 아닌 경우 투여했으며 질산염과 칼슘길항제는 필요시 투여하였다. 이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급성기 5일 동안 연구대상 환자 전부에게 '프라그민'을 투여한 뒤, 이 환자들을 무작위로 invasive 또는 non-invasive 치료군으로 나누었다는 것이다. Invasive 치료군은 '프라그민' 투여 7일내 혈관재생수술을 실시하였다. Non-invasive 군에 대해서는 non-invasive 치료를 하되 협심증 증상 재발로 인해 invasive 치료가 필요한 경우 혈관조영술을 실시한 뒤 혈관재생수술을 실시하였다. Invasive 치료군의 경우 78%가 혈관재생수술을 받았고, non-invasive 군은 치료 6개월 후 38%가 허혈 증상 때문에 혈관성형술(PTCA) 또는 관상동맥우회술(CABG)을 받았다.

이 연구 결과, 치료 6개월 후 사망 또는 심근경색의 혼합 평가기준으로 볼 때 non-invasive 치료군 12.1%, invasive 치료군 9.4%로 22%의 유의한 상대적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Invasive 치료군의 경우 심근경색 발생률에서 유의한 감소효과(7.8% vs 10.1%)를 나타냈을 뿐, 사망률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invasive 치료군에서 2차 평가기준으로 협심증/재입원/투약 필요성이 절반으로 감소해 유의한 개선효과가 관찰되었고, 특히 고위험군에서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또 non-invasive 치료군에 비해 invasive 군의 출혈 발생률이 약간 더 높았지만 뇌졸중, 뇌출혈이나 혈소판감소증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저분자량헤파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관재생수술로 인한 출혈 발생률은 낮았다.

치료 12개월 후 invasive 치료군의 경우 사망(2.2% vs 4.0%)과 심근경색의 발생률 및 사망/심근경색의 혼합 endpoint에서 non-invasive 치료군에 비해 유의한 감소효과(10.5% vs 14.2%)를 나타냈다. 따라서 허혈 증상이 있는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에 대해서는 급성단계의 '프라그민', 아스피린 및 베타차단제의 병용투여법에 의한 전치료(pretreatment) 후 조기 invasive 치료는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FRISC II 연구 결과는 ECG 검사에서 허혈 증후를 보이거나 troponin-T치가 높은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의 대부분에 대해서는 조기 invasive 치료(PTCA는 평균 4일, CABG는 평균 7일)가 권장된다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러한 효과는 급성기 동안 '프라그민'과 아스피린의 적극적인 치료가 병행될 때 가능하다. 한편 invasive 치료는 여성에 비해 남성에서, 젊은 환자에 비해 고령 환자에서, 흡연자에 비해 비흡연자에서와 장기간 협심증 기왕력을 가진 환자에서 더욱 현저한 효과가 있다. CCU에서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안정시 협심증 환자, ECG 진단시 협심증, 협심증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 협심증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등)에 대한 invasive 치료시 가장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FRISC II 연구의 또 다른 주된 연구목적은 non-invasive 치료군(플라시보-비교 '프라그민' 치료를 개시하기 전 모든 환자에게 먼저 '프라그민'을 최소 5일간 투여한 뒤, 필요시에만 혈관재생술을 실시)을 대상으로 치료 3개월 후 프라그민 투여군과 플라시보 투여군의 장기간 치료효과를 비교하는 데 있었다.

1차적인 평가기준은 치료 3개월 후까지의 사망/심근경색의 혼합 endpoint의 변화였다. '프라그민' 투여군의 경우 치료 3개월 후 사망 또는 심근경색 발생률이 1.3% 감소, 플라시보 투여군에 비해 19%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치료 1개월 후 사망 또는 심근경색 발생률은 플라시보 투여군이 5.9%인데 비해 '프라그민' 투여군의 경우 3.1%로 47%의 유의한 감소효과가 관찰되었고, 이러한 감소효과는 치료 2개월까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유지되었다. 사망/심근경색 발생률/혈관재생술의 3중 endpoint는 플라시보 투여군에 비해 '프라그민' 투여군이 치료 1개월 후 24%에서 치료 3개월 후 13%의 유의한 감소효과를 유지했다.

FRISC II의 하위군에 대한 분석 결과, '프라그민' 치료는 과거병력, 합병증, 성별, 연령, 흡연습관 또는 ECG 결과에 따라 분류한 모든 환자군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특히 troponin-T 분석에서 troponin-T치가 0.1mcg/ℓ 이상인 환자의 경우 프라그민 장기치료시 가장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그민 치료 3개월 동안 출혈 발생위험은 '프라그민' 투여군에서 더 높았긴 하지만(3.3% vs 1.5%), 두 치료군 모두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프라그민' 장기치료는 단기치료에 비해 출혈 발생위험이 증가(2.2% vs 1.2%)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는 아니었다. 뇌졸중발생률은 두 치료군에서 유사하였고, 특히 중요한 점은 '프라그민' 투여군에서 혈소판감소증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FRISC II의 두가지 연구에서 나온 결과에 따르면 불안정성 관상동맥질환자에게 아스피린 및 여타 항혈전제와 함께 '프라그민'을 3개월 동안 장기간 투여할 때 치료 1개월 후 사망 및 심근경색 발생위험을 47%까지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의한 효과는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급성기 동안 '프라그민' 등 항혈전제에 의한 전치료 후 조기 invasive 치료로 가능하다.

또한 '프라그민'은 관상동맥 혈관성형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프라그민' 장기치료는 invasive 치료를 대기중인 환자의 심근경색 재발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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