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호교수(좌장):불안장애의 약물치료에 관해서 좀더 부가해서 말씀드리면 1970년과 80년대에는 benzodiazepine계 약물을 많이 사용했다는 임상연구의 결과가 있습니다. 반면에 최근 여러 임상연구의 결과에서는 serotonin과 연관하여 5-HT1A 수용체 부분작용제인 부스피론(buspiron) 이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있는데 초기에는 benzodiazepine이 좋긴하지만, 4~6주후에는 부작용면에서 SSRI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SSRI에서도 약물에 따라 부작용면에서 약간씩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있다는 것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다음으로 불안장애의 일종인 강박장애의 치료에 대해 울산의대 김창윤선생님께서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창윤교수:먼저 강박신경증은 반복적으로 원하지 않는 생각이나 충동, 또는 행동이 반복되는 정신장애를 말합니다. 환자들은 이러한 지나친 반복적 행동이 비합리적이고 모순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환자들은 이러한 행동들을 중화시키려하고 저항하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노력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회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죠. 대표적인 증상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오염에 대한 강박증상으로 계속 반복해서 씻는다든가, 병적인 의심으로써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해서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또 원치 않은 생각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인데 가장 많은 예가 `성'적인 것입니다. 환자자신은 원치 않고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계속적으로 머리 속에서 떠올라서 굉장히 괴로움을 겪게되는 것이죠. 또한 강박증에 동반하는 질환으로는 우울증이나 사회 공포증이 있습니다.

평생유병률은 보통 2~3%로 나타나고 있는데 보통 일반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숨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실제로는 이 수치보다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발병 연령은 대략 20세이며 대개는 청소년기에 발생합니다. 청소년기에 발병을 해서 생산성이 더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강박장애의 원인으로 과거에는 정신분석학이나 학습이론으로 많이 설명되어 졌습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인 원인론에 대해 연구되어지고 또 이런 측면들이 강조되어 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효과가 있는 clomipramine계 약물이 있는데 이 약은 강박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죠. 그래서 세로토닌이 강박증을 일으키는 한 원인적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강박증이란 어떠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인데 이러한 장애는 뇌의 신경회로에서 어떠한 기능적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하게 됐죠. 이런 것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로 PET 연구를 보면 전두엽, 기저핵, cingulum에서 뇌활동의 변화가 관찰되었고 약물치료 또는 행동치료를 하게 되면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 등으로 알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경향도 상당히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는 현재까지 행동치료, 정신치료, 약물치료, 기타치료가 있는데 이중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 병용하는 것입니다. 심할 경우는 ECT라든지, psychosurgery도 고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물치료 중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clomipramine이 강박증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세로토닌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세로자트와 같은 SSRI 약제들이 효과도 좋고 부작용이 적어서 1차 선택 약제로 이용되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세로자트는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하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되어 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세로자트와 clomipramine을 비교 연구한 논문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Multinational, placebo-controlled, parallel-group 연구로 12주간 시행되어졌으며 연구대상은 DSM-IIIR OCD환자입니다. 유병기간은 적어도 6개월이상이며 NIMHOCS 점수가 7이상, Y-BOCS가 16 점 이상인 환자가 포함됐습니다. 2주간 다른 정신약물은 모두 끊고 placebo 투여 기간을 거쳐서 첫 주는 paoxetine 10mg, clomipramine 25mg, 3일 후 세로자트 20mg, clomipramine 50mg, 2주후에는 연구자의 재량에 따라 임의 조제해 투여했습니다.

대개 사용된 용량은 세로자트는 20~60mg, clomipramine은 50~250mg가 사용됐습니다. 또 병용약제는 chloral hydrate, triazolam, temazepam외에는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유효성은 Y-BOCS, NIMHOCS scale을 사용했고 MADRS, SCL90을 사용해서 4, 8, 12주동안 평가를 하면서 동시에 약의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일차적인 유효성 판정은 Y-BOCS상에 점수가 25%이상 감소된 비율을 조사했으며 아울러 NIMHOCS와 Y-BOCS의 베이스라인으로 부터 변화된 정도를알아봤습니다.

결과를 보면 세로자트의 경우 포함된 그룹은 399명이고 clomipramine그룹은 그 두 배가 됩니다. 이유는 12주 조사이후 추후검사를 위한 것입니다.
OCD환자는 약 15년 가량의 병력을 가진 환자들이 포함됐고 연령은 30대 후반환자들이며 MADRS은 17이상과 17이하로 구분했는데 이것은 depression의 저하정도와 OCD와의 연관성을 보기 위한 것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MADRS 점수변화와 강박장애(OCD)의 변화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쪽군의 Demographic data를 보면 세 군간의 차이는 없음으로 비교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를 보면(표1) 일차적인 유효성은 Y-BOCS상에서 25%감소한 경우인데 세로자트는 55%, clomipramine도 비슷하게 55%, placebo에 반응한 경우도 35%가량 됩니다.
세 군을 비교해보면 clomipramine과 세로자트는 placebo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econdary measure를 보면 CGI score를 봐도 세로자트와 clomipramine이 각각 64.1%와 69.5%로 향상되어 있고 placebo에서도 적지 않은 향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작용을 보면(표2) paroxetine과 clomipramine간에는 별다른 의미 있는 차이점은 없습니다. paroxetine보다 clomipramine이 항콜린성 부작용이 더 많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역시 Dry mouth, constipation 등이 clomipramine쪽에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SSRI중에 paroxetine이, OCD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clomipramine과 대등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부작용면에서는 SSRI 가 더 유용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임상에서 사용해 본 한 예를 소개하자면 AIDS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환자가 있었는데 그 환자에게 paroxetine을 최고 40mg까지투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결과 환자 자신도 이 약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종범교수: SSRI약제 가운데 다른 약제도 사용해 보셨습니까?

◆김창윤교수:졸로프트나 프로작도 많이 사용해 보았습니다. 다른 약들도 괜찮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인호교수(좌장):이들 SSRI 약제가 부작용면에서 차이가 없었습니까?

◆김창윤교수: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약제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조맹제교수: OCD의 유병률에 대한 지역사회 역학조사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아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몰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유병률이 상당히 낮게 생각되어 졌었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병원 내원을 꺼려하고 남의 도움을 받지않고 자신 스스로 치료를 해볼려는 경향이 높은 것이 이 질환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대할 때는 예후도 상당히 나쁜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지역조사를 통해본 결과는 상당수의 환자들이 OCD증상을 가지고 있고 실제 병원에 오지 않고도 어느 정도 치료되었던 환자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김창윤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실제 유병률은 생각 보다 높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백인호교수(좌장):사회공포증에 대해 오강섭교수께서 말씀해 주시죠.

◆오강섭교수:사회공포증 환자들은 한가지 또는 그 이상의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상황에 대한 현저하고 지속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개인이 친숙하지 못한 사람이나 타인에 의해 주시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이 수치스럽거나 당혹스러운 방식으로 행동할까봐 두려워합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사회상황 및 활동상황에서 자신의 수치나 당혹감에 대한 불안이 공포의 핵심주제인 것입니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이 어려워하는 흔한 상황으로는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식사하는 경우, 또 타인 앞에서 글씨를 쓰거나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이성 또는 윗사람을 만나는 경우,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 등이라고 합니다. 이 때 환자들은 지나친 불안감으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거나 손과 몸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리며 지나치게 땀을 흘리고 심한 경우 말을 못하고 그 자리를 피하게 됩니다.

이들은 평소 혼자 있는 상황에서는 별다른 불안감을 호소하지 않지만 자신이 두려워하는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을 눈앞에 두게되면 다시금 불안을 경험하고, 직접 그런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매우 불안해하며 피하려합니다. 사회공포증환자들은 이렇듯 사회적 상황들을 피하게 되기 때문에 우울해지기 쉽고 많은 경우에서 약물이나 알코올을 남용하게 됩니다. 또한 적지 않은 환자들이 학업이나 직업생활과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감을 호소하고 자살의도를 갖거나 자살기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사회공포증의 유병률은 미국의 경우 평생유병률이 2~5%로 보고되어 왔으나 1994년 National Comorbidity Survey(NCS)연구에 따르면 13.3%로 전체 정신질환 중 주요우울증, 알코올리즘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스위스 바젤의 연구도 16%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0.53~0.65%로 비교적 낮게 보고되었으나 1998년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1%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평균연령은 14~16세로 10대에 호발하며 25세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기준(DSM)에 대해 살펴보면 사회공포증의 진단은 낯선 사람과 함께 하거나 타인이 지켜보는 한가지 이상의 사회적 상황에서 심하고 지속적인 공포감이 있고, 이러한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 심각한 불안을 보이며, 환자는 이런 공포가 지나치거나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또 이러한 증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으며, 약물이나 다른 정신질환에 의한 2차적인 증상이 아니어야 하고 말더듬, 진전과 같은 신체질환과 관련된 공포가 아니어야 하며, 18세 이하인 경우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형(subtype)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사회상황 전반에 퍼져있는 일반형(generalized type)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DSM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국가에서는 자신의 대인공포증상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소위 가해형(offensive type)이 특징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사회공포증은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한데 다른 불안장애 특히 공정공포증,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강박장애가 흔히 동반되고 기분장애 중에서는 주요우울증, 기분부전장애의 동반율이 높으며 알코올 및 약물사용장애도 흔히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사회공포증과 감별해야할 질환으로는 주요우울증, 광장공포, 공황장애, 신체이형장애, 강박장애, 회피성인격장애 등입니다. 회피성 인격장애의 경우에는 사회공포증과 중복되는 증상이 많으며 경우에 따라 동시 진단도 가능합니다.

사회공포증의 약물치료로는 단가아민 산화효소억제(MAOI;Monoamine Oxidase Inhibitor),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Serotonin Reuptake Inhibitor), 벤조디아제핀계약물, 베타수용체차단제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단가아민 산화효소억제제의 효과가 일찍부터 보고되어 미국등 서양에서는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혈압위기, 체중증가, 진정작용, 기립성저혈압과 같은 부작용과 이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식이제한 때문에 임상사용에는 한계가 있어 최근에는 이러한 부작용이 적고 식이제한이 필요없는 RIMA(Reversible Inhibitor of MAO-A)가 개발되어 임상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 억제제는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사회공포증환자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습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중에서는 fuoxetine, citalopram, setraline, paroxetine 등이 사회공포증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paroxetine의 임상연구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고 국내에서는 paroxetine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중 유일하게 사회공포증의 치료적응제로 인정되어 있습니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중에서는 clonazepam, alprazolam의 치료효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의존성과 금단증상의 문제 때문에 일차적인 치료제로는 선택되지 못하고, 즉각적인 증상완화가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된 기간동안 사용하도록 권장되고 있습니다.

베타수용체차단제는 불안과 관련된 심계항진, 진전, 발한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을 일시적으로 조절하기 위하여 사용됩니다. 즉 어떤 일을 수행하기 전에 미리 복용함으로써 수행과 관련된 불안을 조절하는데 사용되는데 당뇨병, 저혈압, 천식 등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에 주의해야합니다. 그 외에 삼환계항우울제, 항불안제인 buspirone등이 치료효과가 단편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백인호교수(좌장):수고하셨습니다.

<정리=김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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