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문교수:여러번 이야기가 나왔지만 1988년 세계두통학회서 두통에 대한 진단기준을 만들기 전까지 편두통 진단은 사실 `이병도 아니고 저병도 아니니까 편두통이다' 라는 식으로 진단해 왔습니다.

그러나 1988년 이후에는 진단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의사들도 편두통을 진단하는데 자신감이 붙은 것 같고 “기준에 이러한 증상이 합당하므로 따라서 편두통이다”라고 말하기가 훨씬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편두통의 진단기준 역시 원인질환의 병력이나 이학적인 소견을 배제해야 하기 때문에 자세한 문진과 정확한 이학적, 신경학적 검사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두통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위험한 두통인가 즉, 내재된 위험질환을 갖고 있는 두통인가 하는 것이죠. 그 이후 편두통인가 하는 점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위험한 즉, 심각한 원인질환이 있을 수 있는 두통의 증상과 진찰상 이상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병력 청취는 두통의 진단에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력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우선 환자가 처음 경험하는 종류의 두통으로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 둘째로는 점차 악화되는 두통, 셋째로는 이제까지 경험한 최악의 두통, 넷째는 방금 노재규교수님이 두통의 인구분포에 관해 말씀하셨지만 50세 이후에 처음 나타나는 두통, 다섯째로는 졸립거나 혼미한 증상이 동반되는 두통, 여섯째로는 균형을 잡기 힘들거나 한쪽 힘이 약해지는 두통, 일곱째로는 시력의 변화나 시야장애를 동반하는 두통입니다.

그러나 병력을 진단하는데 있어 환자들이 자세히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럴때 의사의 판단이 매우 중요해 처음 환자를 접할때 더욱 자세히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문진을 해야 합니다.

환자는 두통의 양상을 쉽게 잊기 때문에 처음부터 명확한 진단을 붙이려는 욕심보다는 환자로 하여금 잘 기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진단을 다시 생각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편두통의 진단을 위한 병력 청취에서는 두통이 처음 시작된 나이, 두통을 앓은 기간, 빈도, 두통의 지속시간, 두통부위, 통증의 정도, 주로 나타나는 시간, 관련된 증상, 두통의 악화 및 완화요인 등을 물어야 합니다.

진찰은 뇌나 다른 부위에 환자가 특정한 질환을 갖고 있는가를 알아내는 작업인데 진찰소견에서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점은 혈압이나 체온의 변화, 의식이나 인지기능의 변화 및 stiff neck입니다.

또 안저검사상의 유부두종, 기저출혈 및 양쪽 동공의 차이, 안면·사지의 위약 혹은 감각이상, 비대칭적인 건반사 및 균형상실 등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위의 위험한 요인이 있다면 ESR, 요추천자, EEG, CT/MRI 등을 시행하고 배제됐다면 편두통의 진단은 비교적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뇌파검사상의 비특이적인 서파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특징적이지는 않고 최근에는 진단에 보조적이지만 뇌혈류검사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CT/MRI검사는 편두통의 진단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문진과 진찰에서 편두통이라는 확신이 들면 굳이 CT/MRI검사는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거 일부에서 뇌혈관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는 권고되지는 않습니다.

편두통의 진단기준은 아까 소개돼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편두통은 산발적이라는 특징을 갖습니다. 즉 두통의 사이사이에 전혀 두통이 없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특징을 갖는 두통환자가 4~72시간 지속되는 두통이 5회 이상 있는 환자에서 중등도나 심한 통증을 한쪽 머리에만 가지며 일상적인 신체활동으로 악화되고 박동성인 네가지중 두가지 이상 오심/구통, photophobia/phonophobia중 한가지 이상을 보이면 전조증상이 없는 편두통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조증상이 있는 편두통은 20%의 환자에서 나타납니다. 이경우 전조증상을 동반하는 두통이 2회 이상 있었고 이때 전조증상은 4분이상 서서히 진행되고 60분 이하며 전조증상이 소실된 후 60분내에 두통이 나타나야 합니다.

전조증상으로는 시각, 운동, 감각, 어지럼증 등의 이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이 환자들에서 시각증상은 매우 재미있는데 밝은 빛 어두운 점, 밝은 지그재그선 등 환자에게 그려보게 하면 거의 같은 그림을 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위의 증상을 완벽하게 갖고 있는 환자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원래의 환자 초기두통을 알아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만성매일두통,군발성두통, 만성발작성편두통, 변형된 편두통 등을 감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명종교수(좌장):자세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편두통을 진단하는 경우 때로는 까다로운 경우가 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감별진단이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김재문교수님이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감별진단을 함에 있어서는 신경과 전문의의 조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편두통이 결정됐을때 그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를 토론하기로 하겠습니다. 정경천교수님께서 예방치료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정경천교수:기본적인 작용은 베타 수용체 차단이지만 5-HT나 다른 수용체와도 상호 사용합니다. 종류로는 프로프라놀, 메토프롤, 티모롤, 나도롤 및 아테노롤이 있으며 이중에서 프로프라놀이 제일 흔하게 사용됩니다.

부작용으로는 기면, 우울, 피곤, 위장관 장애, 운동물내성 그리고 수면장애(불면, 악몽) 등이 있습니다. 이 약제들을 오랫동안 사용한 후 중단하고자 할때 수주에 걸쳐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추진되는데 그 이유는 갑작스런 중단으로 심근 허혈같은 합병증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타차단제중 프로프라놀과 티모롤만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칼슘채널차단제가 있습니다. 그 종류로는 베라파밀, 플로나리진, 딜티아짐, 니카르디핀 등이 있으며 베라파밀이 미국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됩니다. 칼슘채널차단제는 베타 차단제나 NSAIDs보다 부작용이 적지만 변비,피곤, 어지러움, 위장관 장애, 발목부종 및 사지 무감각, 마비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 예방 약제로는 삼환계 항우울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와 아스피린, 소디움 말프로에이트와 다른 항경련제, 세로토닌 길항제, 클로니딘, 리보플라빈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