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주최하고 한국 오가논이 후원한 `성호르몬의 최신지견' 학술좌담회가 최근 신라 호텔 오키드룸에서 개최됐다.

허갑범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는 폐경후 estrogen결핍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과 이에 대한 HRT(Hormone Replacement Therapy)의 전반적 치료법과 임상 효과 등에 대해 매우 심도 있게 논의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HRT의 시작 시기에 관해서 폐경 직후 곧바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수술 등의 이유로 조기 폐경된 경우도 수술후 바로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아울러 HRT는 평생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허갑범교수(연세의대^좌장)를 비롯, 김원회교수(부산의대), 김진홍교수(가톨릭의대), 박용균교수(고려의대), 박형무교수(중앙의대), 이진용교수(서울의대), 임승길교수(연세의대), 최웅환교수(한양의대)가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을 벌인 이번 학술좌담회 주요 내용을 게재한다. <편집자 註>

◆허갑범교수(좌장):바쁘신 가운데도 참석해 주신 모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성호르몬의 최신지견'이란 주제로 여러 교수님들 모시고 학술좌담회를 갖게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또 이 좌담회를 마련한 의학신문사와 한국오가논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도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고령화와 만성퇴행성질병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의학이 치료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예방뿐 아니라 건강증진이라고 하는 문제가 의료계와 관련 분야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호르몬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오늘은 폐경을 중심으로 토론을 하겠습니다. 우선 이진용교수께서 우리나라 폐경기 여성의 실태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
니다.

◆이진용교수:여성에서 폐경기가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이유는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생리학적 특징으로 여성은 출생시 100~200만개의 원시난포를 가지고 태어나고 가임기부터 폐경에 이르기까지는 난포가 성숙하면서 estrogen을 합성합니다. 난포가 거의 소실되는 폐경기에 이르면 estrogen을 더이상 생성할 수 없게 됨으로 estrogen 결핍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 야기되어 여성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또 하나는 현대의학의 발전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여성의 평균수명이 증가한 점을 들수 있습니다. 97년도 통계청 발표를 보면 여성 평균 수명은 77.4세이며, 폐경연령은 동서고금 구분없이 50세 입니다. 이 결과로 여성은 일생중 1/3을 estrogen 결핍상태 즉, 열성 홍조, 비뇨생식기위축,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속에서 지내게 됩니다. 따라서 폐경여성 관리문제는 의학적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허갑범교수(좌장):그러면 폐경후 estrogen 결핍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혈관운동장애 증상에 대해 김진홍교수께서 말씀해주시지요.

◆김진홍교수:안면 홍조증상은 폐경여성에서 나타나는 초기증상으로 국내외 통계자료에 의하면 HRT를 시작하는 가장 큰 동기가 안면홍조인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저희 대학 통계를 봐도 HRT를 시작하는 동기의 96%가 안면홍조 때문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증상은 전신에 갑작스럽게 평균 3분정도 지속되는 열감을 느끼는 현상으로 주로 안면, 목, 가슴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실제 폐경 수년전부터 나타나며, 주로 밤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난소 적출 환자는 조기에 심하게 자주 나타납니다.

기전을 살펴보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estrogen의 feed back이 소실되어 신경전달물질인 노에피네프린이 고농도로 유지되어 시상하부의 온도조절 중추를 자극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발생빈도와 정도는 폐경직전 여성의 10~15%, 폐경기 여성의 75%에서 안면홍조가 나타나고 HRT를 받지 않을 경우 폐경여성의 85%가 1년이상 증상이 지속되고 20~50%에서 5년이상 지속되는 환자가 있습니다. 치료효과는 치료 3~4주 후에 최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3개월내에 안면홍조현상은 대부분 소실됩니다. 발현빈도는 50%에서 하루 1회, 20%에서 하루 2회이상 홍조가 나타나며, 특히 흡연자에서 높고 비만 여성에서 더 낮은 빈도를 보입니다. 흡연은 estrogen대사를 촉진시키고 난소에서 스테로이드 생성을 억제시킴으로써 anti-estrogen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허갑범교수(좌장):다음은 폐경이후에 오는 정신적^심리적 변화중 특히 mood를 중심으로 박용균교수께서 말씀해 주시지요.

◆박용균교수:일반적으로 알려진 폐경 여성의 mood 변화로는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자신감의 감소, 감정의 기복심화, 불안, 초조, 불면증, 어지러움,피로감, 두통, 무력감,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 허탈감 등이 있습니다. estrogen 호르몬 치료를 할 경우 안면홍조 등의 증상이 소실되고 수면장애가 완화되기 때문에 피로감이나 우울증 등의 심리적 증상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estrogen 결핍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심리적, 정신적인 변화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앞으로 이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Cambell(1994)등은 이중맹검대조군 연구에서 estrogen 치료는 확실히 상기한 정신 증상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난소 적출술로 폐경이 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HRT는 확실히 대조군에 비해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허갑범교수(좌장):이번에는 김원회교수께서 estrogen결핍이 미치는 인식기능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다.

◆김원회교수:폐경전후에 인식기능이 문제가 되는 것은 폐경후 기억력 장애가 오기 때문에 estrogen과 관계가 있다고 추정됩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으나, 뇌자체의 노화와 vasomet or symptom으로 인한 뇌의 손상을 들 수 있습니다. vasomotor symptom은 증상만 있지 몸자체에는 해롭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최초 연구에는 vasomotor symptom이 있을때 뇌의 hypocampus neurone들이 damage를 받는 것으로 보고 됐고 폐경초기에 HRT를 한 사람들이 나중에 치매율이 낮은 것으로 보아 결국 estrogen결핍 자체가 뇌의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혈관에 대한 변화를 보면 estrogen투여시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관벽의 신축성이 유지되어 허혈성 변화들이 예방된다는 측면에서 estrogen이 인식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허갑범교수(좌장):그러면 estrogen이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원회교수:여성호르몬인 estrogen은 그 자체가 성욕을 증가시키지는 않지만 질부나 음핵, 자궁 등은 물론 골반부위의 근육에까지 혈류량을 증가시켜 그 크기를 증가시킵니다. 또 젊었을 때의 질벽의 상피세포층은 30층 정도로 튼튼하고 두꺼운데 반하여 폐경 후 여러해가 지나면 5~6층의 얇고 약한 상피층만 남게 되어 남성이 삽입할 때나 성교중에 통증을 느끼게 됨은 물론 때로는 출혈까지 있게 되니 자연히 섹스를 멀리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estrogen을 쓰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므로 estrogen이 성에 미
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적 욕구와 성적 흥분은 다른 것이며 흥분기에 들어가는 기전중에는 생각이나 환상 같은 것에 의하는 central arousal과 말초적인 peripheral arousal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는 다시 genital와 nongenital기에 의한 것으로 나누며 nongenital의 경우는 주된 수용체가 피부입니다. 피부도 얇아지는 문제도 있지만 estrogen receptor의 수도 많이 떨어지는데 실제로 중년이후에는 피부에서 느끼는 감각이 젊을 때에 비해 둔해져서 이성의 손이 닿아도 전처럼 짜릿한 감각을 덜 느끼게 됩니다. 이것은 간단한 것 같지만 이는 사람들이
성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데 이것도 estrogen 호르몬을 쓰면 현저하게 개선됩니다.

Central arousal도 중추신경이 estrogen에 의하여 수용체가 활성화되어야 더 잘 일어나므로 estrogen은 성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progestogen은 골반부위의 혈류량을 감소시키는 등 estrogen과 반대되는 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합성 progestogen제는 androgen과 같이 탄소 19개의 스테로이드이기 때문에 약간의 성욕증가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성기능 개선에는 estrogen이 주로 쓰이고 성욕을 개선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androgen이 제일이기 때문에 progestogen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허갑범교수(좌장):폐경후 estrogen결핍으로 인한 비뇨생식기계의 변화에 대해 박형무 교수께서 말씀해 주시지요.

◆박형무교수:폐경 중기의 대표적인 현상은 비뇨생식기 위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식기관 뿐아니라 비뇨기계도 estrogen의 표적기관이기 때문에 폐경후 많은 구조적, 기능적 변화가 초래됩니다. 이는 생식기관과 하부 요로가 발생학적으로 같은 태생기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식계의 변화는 무엇보다도 질의 위축을 가장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는데 질은 체내에서 가장 많은 estrogen 수용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폐경후 estrogen 부족으로 인해 가장 큰 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estrogen은 질상피를 증식·성숙시키며 상피내 글리코겐 형성을 촉진시킵니다. 이 글리코겐은 질내 정상세균총인 락트산간균에 의해 락탁산으로 바뀌어서 질의 산도를 3.5~4.5로 유지하며, 이로 인해 다른 병균의 침범 및 증식을 억제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성호르몬은 질내 산성을 유지하며 또한 질내 감염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 생식기로 가는 혈류량의 증가에 estrogen이 큰 역할을 함으로써 폐경후 estrogen이 결핍되면 생식기의 혈류량이 1/2~1/3로 감소하며 호르몬 보충요법시는 약 50%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혈류량의 감소는 질내 수분과 윤활작용을 떨어뜨리며 건조감, 소양증, 작열감, 성교통 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estrogen결핍에 의한 이러한 질의 위축성 증상을 통틀어 노인성 위축성 질염(atrophic senile vaginitis)이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폐경후 3년 이내에 10~20%의 여성이 경험하게 되고 5~8년에 50%의 여성이 경험하며 대개 65세이상의 여성에서는 적어도 한가지 이상의 위축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중기 증상은 초기 증상과 달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심해집니다. 비뇨기관 역시 하부요도의 위축으로 인해 소위 요로증후군이 발생하는데 특별한 병원균의 감염없이도 빈뇨 급뇨 배뇨장애를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요도의 내피나 교원질의 형성 등은 estrogen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며 이들이 요도 내압의 형성에 관계함으로써 estrogen의 결핍시는 요도내압이 떨어져 요실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성기능은 성적 동기 즉, 리비도와 성적 수행 능력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는데 성적동기는 androgen 의존성을 보이는 한편 성적 수행능력은 여성호르몬의 지배하에 있다고 생각됩니다.생식계의 위축으로 성기능의 장애와 성교통이 발생되고 이로 인해 부부관계를 피하게 되면 위축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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