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남식교수:최근 1997년 발표된 미국의 고혈압 국가 합동위원회(Joint National Committee, JNC)의 6차 보고서를 보면 전체 고혈압환자의 30%미만 만이 혈압을 140/90㎜Hg이하로 적절히 조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바꾸어 말하면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더라도 적절히 혈압을 조절받지 못함을 의미하며 이는 결국 고혈압 환자에서 아직도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고율과 사망률이 높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87년 Cruicksnak 등이 후향적 연구(rerospective study)에서 얻은 결과에서 제시한 J-curve의 개념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확장기 혈압을 85~90㎜Hg이하로 내릴때 심근경색의 발생 빈도가 더 증가한다는 것으로서 확장기 혈압을 과도하게 하강시키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져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J-curve개념의 존재를 보이지 않은 연구들이 많이 발표 됐습니다. 참고로 MacMahon등의 공동연구자들이 1990년 Lancet에 9개의 전향적인 연구를 분석하여 발표한 논문이 있는데 약 10년간 42,000명을 추적한 자료입니다. 내용은 이들 중 관상동맥사고율이 4,856명에 이르렀는데, 확장기 혈압과 관상동맥 사고율의 비교위험도를 비교한 바에 의하면 확장기 혈압을 76㎜Hg에서 105㎜Hg까지 5가지 단계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습니다.
결과는 확장기혈압이 낮을수록 관상동맥 사고율은 감소했고 높을수록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Collins 등은 14개의 연구를 분석하여 1990 Lancet에 발표한 연구자료가 있는데 모두 37,000명을 5년간 추적분석한 이 연구에서는 확장기 혈압을 5~6㎜Hg정도 하강시켰을때 뇌졸중의 이환율이 42%가 감소하고 관상동맥질환의 이완율이 14.4%감소했다고 하였습니다. 이들 두 연구의 분석 결과에서 흥미로운 것은 모두 J-curve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988년에 EHJ(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Beta-blocker protection Project(BBPP)를 보면 심근경색 후 확장기 혈압이 69㎜Hg이하인 환자에게 베타 차단제를 투여했을때 45%의 사망률 감소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종합해 말씀드리면 고혈압의 치료에 있어서 어느정도까지 하강시켜 주는 것이 진정 심혈관 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켜 주는 것인가에 대한 과학적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확장기 혈압을 정상수준인 70~85㎜Hg사이에 유지하는 것이 부가적인 이익이 더 있는 지 또는 오히려 더 위험한 것인지 하는 점과 우리가 흔히 고혈압이라고 일컫는 확장기 혈압 90㎜Hg를 기준으로 할때 90㎜Hg보다 약간 더 하강시키는 것이 별다른 도움이 안되는지 등은 의사에게나 환자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1998년 Lancet에 발표된 HOT study(Hypertention Optimal Treatment)는 이러한 관심사에 몇가지 중요한 해답을 제시했다고 생각됩니다.

이 연구는 1992년 10월부터 시작되었는데 전세계 26개국에서 진행됐으며 연구의 목적은 첫째 어느 정도의 확장기 혈압이 심혈관 질환의 이완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가 하는데 있었고 둘째는 혈압을 조절하면서 부가적으로 저용량의 아스피린(75mg)의 투여가 심혈관질환의 이완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가 하는데 대한 아스피린의 1차 예방효과를 검증하는데 있었습니다.

연구대상자는 모두 187,900명으로서 20세기에 고혈압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중 가장 큰 연구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연령은 50~80세, 확장기 혈압은 100~115㎜Hg인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평균 3.8년간 추적관찰됐습니다.

확장기 혈압은 ≤80㎜Hg이하, ≤85㎜Hg이하, 그리고 ≤90㎜Hg이하의 세군으로 나누어 심혈관계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관찰했습니다.

환자들을 모두 세군에 무작위 배정한 후 felodipine을 주어 약물로 투여하고 그외 ACE억제제, 베타 차단제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뇨제 등을 병합투여하여 전체 환자의 90%가 확장기 혈압 90㎜Hg 이하로 유지되도록 했습니다.
당뇨병, 과거력상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흡연 등의 위험요소는 세군 모두 비슷하게 배정되어 치료전 세군간의 이들 질환과 위험요소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결과를 보면 주요 심혈관의 사고율이 수축기 혈압 138.5㎜Hg, 확장기 혈압 82.6㎜Hg에서 가장 낮게 발생했습니다.

이번 연구에 관상동맥 질환을 앓고 있는 3,000명의 환자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확장기 혈압을 80㎜Hg까지 하강시켰을 때 심혈관질환의 사고가 증가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염려하는 J-curve도 관찰할 수 없었습니다.

주요 심장관계 사고율은 통계적 의의는 없었지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뇌졸중은 ≤80㎜Hg이하인 군에서 ≤90㎜Hg이하인 군에 비해 약 43%나 감소하였습니다.

평균적으로 확장기 혈압을 105㎜Hg에서 85㎜Hg 이하로 하강시켰을때 주요 심혈관계 사고율이 30% 감소했고 80㎜Hg 이하로 하강시켰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30%감소했습니다.

특히 당뇨병을 앓고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확장기 혈압을 ≤80㎜Hg이하로 하강시켰을때 심혈관계 사고율의 감소가 가장 컸다고 했습니다.

즉 당뇨병 고혈압환자는 확장기 혈압을 낮출수록 더 유익하였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이번 전향적인 무작위 HOT연구에서 중요한 결과는 혈압을 집중적으로 ≤85㎜Hg까지 하강시켰을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심혈관계 사고율이 증가하지 않았고 더 감소하였으며 J-curve양상도 발견되지 않았을 뿐아니라 확장기 혈압이 80㎜Hg이하로 내려 갔을때에는 안전하였다는 것입니다.

아스피린은 오늘의 주제에서는 벗어나는 내용이지만 이번 HOT연구에서 나온 결과는 저용량의 아스피린(75㎜Hg)을 병용투여할 때 주요 심혈관계 사고율이 15%가 감소했으며 특히 심근경색증도 36% 감소했다고 하였습니다.

뇌혈관의 사고율은 감소시키지는 않았지만 뇌출혈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아서 고혈압환자에서는 아스피린을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97년 11월 발표된 미국의 고혈압 국가합동위원회 6차 보고서에서 정상혈압은 130/85㎜Hg이하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상적인 혈압은 120/80㎜Hg이하라고 했습니다.

JNC-6차보고서와 이번 HOT연구의 결과는 향후 이상적인 혈압치료 설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즉 고혈압치료는 어느 정도가 적정치료선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무작위 전향적인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 우리가 집착해 온 90㎜Hg라는 확장기 혈압의 수치는 점점 더 도전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 이하로 하강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인 치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노영무교수(좌장):이 문제는 잠시 후에 다시 여러분의 의견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김재형교수께서 고혈압 치료에 있어서의 필수적응이 무엇인지 또한 이에 대한 의미가 어떤 것이지 말씀해 주십시오.

◆ 김재형교수:근래들어 고혈압 치료지침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의 스텝드 케어(stepped care) 치료에서는 1차 선택약제로 베타차단제나 이뇨제만을 사용했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베타차단제나 이뇨제 뿐만아니라 ACE억제제나 알파차단제, 알파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안지오텐신II 차단제 등도 1차 선택약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개인에 따른 치료의 개념이 도입됐습니다.

<정리=김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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