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의 완성에 힘입은 의학계는 암정복, 만성퇴행성 질환의 퇴치등 불치병을 정복하여 인간의 건강한 수명을 극대화 시키는 것을 21세기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의학계는 지난 한 세기동안 기초학문연구를 바탕으로 진단기술의 혁신과 새로운 치료기술의 확립, 신약개발등 생명공학분야의 큰 진전을 이룩해 왔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의학계는 암, 뇌혈관질환, 만성퇴행성 질환, 신종 감염병 앞에서는 적지않은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이의 극복을 위한 축적된 의학적 연구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더욱이 기초의학 연구부분에 있어 투자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우리나라 의학계로서는 21세기 연구 경쟁력 제고라는 명제 앞에 이 분야에 대한 국가와 연구기관, 그리고 연구자들의 관심과 분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순수기초의학 연구에서 핵의 역할을 하며,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분자 암연구 분야의 개척은 대표적인 관심 분야이다. 이런 기대감 속에 마침내 이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뜻을 같이해 지난 7월 대한분자암학회를 정식발족시키고, 첫 학술행사를 개최하여 큰 위안을 주고 있다. 이에 본지는 홍석일 분자암학회장의 도움으로 기초의학회로 발돋움한 대한분자암학회의 발족 과정과 앞으로 이 학회가 주도해 나갈 연구의 방향, 그리고 분자암 연구분야 전반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홍석일 초대 분자암학회장은 서울의대 출신(77년졸업)으로 지난 88년부터 원자력병원 임상병리과에 재직중이며, 현재 원자력병원 의무부원장과 과학기술부 원자력 안전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편집자 註>

[대한분자암학회]

분자암학회는 암에 대한 기초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의 학술단체다. 올해 초 기존의 분자암연구회와 발암기전·암예방연구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출범했다.

분자암학회는 학회로 도약하기 전에 이미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의 분과학회로 4년간 활동한 바 있다. 분자암학회의 초대 회장은 필자가 맡고 있다.

현재 본 학회는 지난 여름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이번 겨울에 학술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 강원도에서 많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1년도 첫 학술회의를 성료했다.

여름학술모임은 완성된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최신의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되고, 겨울학술모임은 회원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분자암학회 구성되기까지]

1996년도 가을에 서정선 교수(서울의대 생화학교실)가 주축이 되어 장자준 교수 (서울의대 병리학교실), 이영익 박사(생명공학연구소), 김규원 교수(서울대 약대), 윤영대 교수(이대 생명과학부), 신득용 교수(단국의대 미생물학교실), 정희용 교수(한양의대 미생물학교실), 박광균 교수(연세대 치대 생화학교실), 남명진 박사(국립보건원) 등을 발기인으로 첫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기초 암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이 상호 정보를 교환하고 연구결과를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아 1997년 2월 12일 무주에서 첫 학술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그 당시 회원이 50여명 정도로 모임의 규모가 크지 않았고 발기인들 대부분이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회원들이었기 때문에 첫 출발은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의 분과학회형식으로 시작했다. 첫 분과학회 회장으로 서정선 교수가 추대되었다.

그 이후 1997년 및 1998년도에 변산, 제주도, 속리산 등지에서 열띤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다.

1999년 1월, 부산에서 열린 겨울모임에서 2대 분과학회 회장으로 장자준 교수 (서울의대 병리학교실)가 추대되었고 이 시기부터 회원수가 대폭적으로 증가되었다.

2001년 1월 경주에서 열린 겨울모임에서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의 분과학회를 탈퇴하여 분자암학회로 재창립을 하였고 현재 회원수는 150여명에 달하고 있다.

[분자암학회 연구분야]

분자암학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의 연구분야는 크게 네 분야로 나눠진다.

그 첫 분야가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유전자 technology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자들로 서정선 교수 등이 주축이 되고 있다.

두 번째 분야는 암 예방 작용기전 및 약물 개발 등을 연구하는 연구자들로서 박광균 교수(연세대 치대 생화학교실), 서영준 교수(서울대 약대), 남명진 박사(국립보건원)등이 구성원으로 되어 있다.

세 번째 분야는 유전자 치료와 관련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로서 정희용 교수(한양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김연수 박사(생명공학연구소) 등이 참여하고 있다.

마지막 분야로서는 현재 암 기초 연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암세포의 여러 가지 특성 및 이에 대한 신호전달체계를 연구하는 연구자들로서 김규원 교수(서울대 약대), 이영익 박사(생명공학연구소), 이정용 교수(가톨릭의대 병리학교실), 신득용 교수(단국대의대 미생물학교실) 등이 있다.

[분자암학회의 미래]

미국에는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하는 ASCO (American Society of Cancer Organization)와 기초연구결과를 발표하는 AACR (American Association of Cancer Research)가 존재하고 있다.

이제, 분자암학회는 2001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의 시기로 접어들었으나, 분자암학회가 미국의 AACR 같은 역할을 담당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

우선 현재 회원들간의 정보교환의 수준을 넘어 외국의 연구자들과의 정보 교환으로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국 석학들을 초빙하여 국제 심포지움 등을 개최, 국제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한 연구 성과의 교환의 장도 마련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암의 정복을 위해서 많은 기초연구가 실제적으로 임상에 응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한 걸음에 분자암학회가 일익을 담당하게 되길 절실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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