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일본 세계 1위-한국은 51위

필자의 작년 11월 10일자 글 '의료대란과 건강수명 후진국 한국'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은 외형이 가장 닮은 민족인데, “왜 건강수명이 세계 제1위인 일본에 비해 한국은 후진국수준에 멈추고있나?”를 필자 나름대로 한번 따져보았다.

이번에 필자는 “일본인들은 어이하여 '인간수명' 즉 평균수명은 물론 건강수명(Dale: Disability adjusted life expectancy)이 세계 제1이 되었으며 그 중요한 원인이 무엇인가?”하는 점을 문헌을 참고해가면서 고찰해보기로 하며, 물론 여기서 식생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미리 말해둔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전염병퇴치와 유아사망률의 급격한 감소결과 인간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이제 고령화사회에 사는 노인들 가운데 Centenarian(100세 이상 장수인)이 증가하고있으며, 바야흐로 21세기는 Centenarian의 시대를 예고하고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첫째 이슈는 건강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노화방지 즉 만성퇴행성질환예방을 어떠한 방법으로 할 것이며, 다음이슈는 고령화사회에의 대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는 “논의(論議)보다 증거(證據)”라는 논리를 내세워, 장수의 논의에 앞서 장수에 이르게 한 증거부터 먼저 찾아보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 주로 세계최장수국 일본인의 장수촌을 찾아 장수자의 생활양식, 특히 그 중에서도 식생활을 찾아보는 것이 첩경이 됨으로 여기에 소개해본다.

- 세계최장수자의 생활 -

우선 긴네스 기록(Guinness Book of Record)에 실린 세계 최장수인을 찾아보면, 기록의 소유자는 122년 164일간 살다가 1997년 8월에 사망한 프랑스 여자 Jeanne Calment이다.

그리고 남자는 일본의 이즈미(泉)씨며, 그는 105세까지 일했다고 하며 120년 237일간 살다가 1986년에 사망했다.

둘은 동과 서, 남자와 여자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식성(食性)이 비슷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첫째 둘 다 충분한 야채와 단백질을 섭취했다는 사실이다.

이즈미는 야채와 두부가 많이 담긴 미소국(일본된장 국)을, 그리고 칼멘은 야채를 많이 넣은 스튜(stew)를 가장 좋아했다.

여기에다 둘 다 매일 소량의 술 반주를 즐겼다.

이즈미는 자기 고장(구주남쪽 오키나와에 가까운 섬)의 명물 소주를, 그리고 칼멘은 프랑스 명산인 붉은 포도주를 한두 잔씩 매일 마셨다.

또 둘의 성격상 공통된 점이 많으며 둘 다 낙천적이고, 잘 웃고 유머를 좋아했다는 것이었다.

칼멘은 항상 웃는 표정이었으며, 입버릇처럼 만나는 사람에게 “웃음이 장수의 비결이지요”라 말했다고 한다.

일본남자 이즈미는 114세 때 이미 긴네스책 기록에 장수인으로 올라 유명인이 됐으며, 그가 사는 섬은 관광명소가 됐다고 한다.

찾아오는 손님도 많았다고 하며 특히 젊은 여자손님에겐 “자고 가시지요”라는 농담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 70년前 장수촌 조사결과 -

일본인은 옛적부터 장수민족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고대중국사서(史書) '위지 왜인전(魏志倭人傳)'에도 “왜인(倭人)은 장명(長命)하며 100세 또는 80~90세까지 장수하는 자가 많다”고 나와있다.

생활양식과 관련된 건강증진개념은 1970년대부터 선진국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미국심장학회에서 식생활의 건강지침을 발표한 것도 그 후의 일이다.

따라서 20세기 초기에는 식품으로 유인되는 암을 비롯한 동맥경화 등의 만성퇴행성질환에 대해서 지금과 같은 관심이 없을 때라고 하겠다.

그런데도 1933년에 일본장수촌의 100세이상 많은 장수인들의 식성과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을 조사한 일본문헌이 있으며, 그기에 의하면 다음 같은 결론을 얻고 있다.

1. 낙천가가 많다.
2. 항상 몸을 움직인다.
3. 소식하며, 과식하지 않는다.
4. 모두 생선을 좋아한다.
5. 과일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6. 물이나 차를 잘 마신다.
7. 남녀 모두 소량의 술을 즐긴다.

여기서 3,4,5,7 등 식성과 관련되어있는 사항들은 모두 현재 추천되고 있는 건강식의 주를 이루고 있으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건강식에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흥미가 가는 사실이라 하겠다.

최근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에서 발행한 영양지침(Nutrition Guideline)은 미국심장학회의 것과 대동소이하며, 다음과 같다.

a. 대부분의 음식에서 식물성을 택하라. b. 육류와 지방질음식을 피하라. c. 육체적으로 활동적이 되며, 건강체중을 유지하라. d. 만일 술을 마신다면, 소량을 마셔라.

여기서 a 는 위의 5, b 는 4, c 는2 와 3, 그리고 d 는 7 과 마찬가지 지침이라 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의 Dr. Willett 교수는 `Goals for nutrition in 2000' 논문에서 장수식과 관련해서 지방질과 육류제한, 야채와 과일섭취, 자연 비타민섭취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분석 고찰한바 있으며, 그 결론으로 건강장수를 위한 목표달성을 위해 다음을 역설했다.

A. 이상적 체중을 유지하며 체중증가를 피하라. B. 육체적으로 활동적이 되며, 하루 30분간 운동을 하라. C. 매일 다량(5 servings)의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라. D. 붉은 고기를 삼가고 그 대신, 적당한 양의 생선 닭고기 식물성단백질(호도 밤 땅콩 등)을 취하라. E. 알코올 섭취를 하루 한잔으로 제한하라. F. folic acid 가 함유된 종합 비타민이 중요하다(단 다량의 과일과 야채로 충당됨). G. 곡물(cereal)섬유를 많이 취하라.

위와 같은 내용 역시 옛적 일본건강식과 비슷하다 고 하겠다.

- 현대의 장수촌 연구 -

다음은 최근에 좀더 과학적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관찰한 장수인의 식사를 찾아보기로 한다.

세계 최 장수 지역으로 잘 알려진 일본 오키나와 섬을 찾아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장수촌인 '오-기미촌(大宜味村)'의 입구에는 “80은 풋 어린이, 90에 데리러 오면 100세까지 기다리라며 좇아내라! 우리는 늙어서 점점 의기왕성 하도다 !” 라는 비석이 서있다.

일본의 2,000년도 Centenarian 의 숫자는 약 1만5천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10인이란 수준(한국은 4.7인, 미국은 7인)인데, 오키나와는 그 3배인 31인이며 그 중에서도 세계최장수촌 '오-기미촌'에는 인구 3,500명에 100세 이상이 5명이나 살고 있어 10만명당 143인 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나타내고있다.

그리고 물론 오키나와현에는 생활습관으로 오는 암(폐, 대장, 유방암 등)과 심근경색, 그리고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은 일본서 가장 낮다.

온화한 기후와 생활양식이 장수이유이기도 하지만, 첫째요인은 생선과 육류, 두부와 야채 등 균형 잡힌 오키나와의 전통식사라고 한다.

20세기 후반의 급격한 경제발전에 영향받아 동양인의 식탁은 지난 30년 급격히 변해갔으며, 많은 서양식이 도입되고 재래의 전통식이 숨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예를 들자면 종래에 귀했던 음식 붉은 고기(불고기 갈비 등)의 과용과 우유제품의 상용화다.

이러한 일은 세계적인 경향이라 할 수도 있으며, 그 결과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가에서도 비만증이 늘고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 등 생활습관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일본인의 식성은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으며 육류소모도 적절(適切)선에 멈추고, 전통식도 크게 변화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기관에서 일본의 장수촌 음식을 보다 과학적으로 비교분석하고, 그 중에서 특히 염분과 단백질 섭취에 관한 조사결과는 크게 주목되고있으며, 다음 란(장수의 요건)에서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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