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입김 의한 경질"로 해석

11일, 항변 섞인 퇴임사 밝혀

 취임 5개월여만에 물러난 이태복 前장관이 퇴임사에서 건강보험약가 인하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제약사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前장관은 '보건복지부장관직을 떠나며'라는 퇴임자료를 통해 "장관이 바뀌는 이유에 대해 어디에서도 분명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도와달라는 말 밖에 없었다"며 "이는 최근 우리가 추진해 온 건강보험재정 안정대책의 핵심적 내용인 보험약가제도의 개혁이었는데, 이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공정한 고통분담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의료계 수가를 인하했으며, 마지막 차례는 국내외 제약사의 고통분담이었다"며 "이에 대해 국내외 제약산업은 심각하게 저항했고, 다양한 통로를 통한 압력을 행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前장관은 또 특허기간이 만료된 오리지널 약품을 재평가해 약가를 낮추는 약효재평가사업과 고가약 사용억제책인 참조가격제를 추진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로부터 통상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前장관은 노동운동가에서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을 거쳐 지난 1월29일 취임한 뒤 약 두 달간을 집무실에서 침대생활을 하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고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과감한 인사 등을 단행하면서 기존 관료들의 반발을 사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재야 출신인 전임 장관이 관료사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업무를 추진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게 사실"이라며 "신임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 경험을 토대로 복지부 직원들과 잘 화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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